May 25,2019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경매 논란

경매가 295만 달러…"박물관 전시로 가격 높여" 비난

FacebookTwitter

 

이베이 경매에 오른 티라노사우루스 새끼 화석  ⓒ 이베이경매 화면 캡처/ 연합뉴스

이베이 경매에 오른 티라노사우루스 새끼 화석 ⓒ 이베이경매 화면 캡처/ 연합뉴스

약 6800만년 전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 rex)의 새끼로 추정되는 공룡 화석이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eBay)’에 매물로 나와 미국 척추 고생물학계가 이를 비난하는 공개서한을 내놓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사이언스 매거진’을 비롯한 과학전문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 화석은 ‘아기 T. rex로는 세계에서 유일할 가능성이 높다’는 문구를 달고 이베이 경매 물건에 올라있다. 경매 가격은 295만달러(약 33억5000만원).

이 화석은 지난 2013년 몬태나주 사유지에서 전문적인 화석 사냥꾼인 앨런 디트리히가 동생과 함께 발굴해 소유권을 갖고 있다.

그는 ‘샘슨의 아들(Son of Sampson)’이라고 별명을 붙인 이 화석을 2017년 말부터 캔자스대학 자연사박물관에 임대해 전시를 해오다 최근 이를 경매 매물로 내놓았다.

공룡 화석이 온라인 경매에 나오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 화석은 학술적 가치가 높은 데다 경매에 나오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공룡 화석은 몸체가 4.5m로 보통 10~13m에 달하는 티라노사우루스 성체와 비교해 확연히 작다. 이 때문에 북미지역에서 발견되는 작은 몸체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새끼여서 작은 것인지 아니면 종(種)이 달라 ‘나노티라누스(Nanotyrannus)’로 분류해야 하는지에 관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캔자스대학 측이 이 화석을 전시하면서 이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경매를 통해 개인 소장가의 손에 들어가면 다른 과학자들이 접근해 연구결과를 재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된다.시카고대학에서 티라노사우루스 성장에 관한 연구를 해온 고생물학자 토머스 카 박사는 이와 관련, ‘사이언스 매거진’과의 회견에서 “과학적으로 재현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개인 소장가나 영리단체가 소유해 학술적 연구가 가로막혔던 화석만 약 34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디트리히가 캔자스대학 자연사박물관에 화석을 임대해 전시함으로써 화석의 상품적 가치를 한껏 높인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물관 전시를 화석 상품의 존재를 알리고 과학적 가치를 공인받는 쇼윈도처럼 이용했다는 것이다.

디트리히는 박물관 측에 한마디 상의 없이 화석을 경매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박물관 측은 경매 논란이 불거지자 전시를 중단하고 화석을 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척추고생물학회(SVP)는 공개서한을 통해 디트리히가 ‘샘슨의 아들’ 화석에 대한 과학적 관심과 전시를 통해 박물관 측의 선의를 돈벌이에 이용하려 했다고 비난했다. 또 박물관에 대해서는 공룡 화석을 확실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시함으로써 가격만 높여 공공부문에서 이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더 좁혀놓았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디트리히가 문제의 화석을 경매로 판매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캔자스대학 박물관 측과 사전 협의 없이 공룡 화석을 경매에 내놓은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개인 소유주가 화석을 이베이든 어디든 팔거나,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샘슨의 아들’이 실제 경매를 통해 판매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지적됐다.

카 박사는 어린 티라노사우루스 화석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주장되지만 ‘최고의 화석’이 아닐 수 있다면서 295만 달러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누구도 이런 거액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사이언스 매거진은 전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