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유발’ 소시지 먹어야 하나

살코기와 가공육 발암물질 분류 논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가 최근 붉은 살코기와 가공육을 ‘발암 물질’로 분류해 발표하자 세계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다.

가공육 소비가 높은 미국은 ABC, NBC, CNN 등에서 이 사실을 크게 보도하자 소비자들이 혼란에 휩싸였고, 이와 관련해 소시지나 햄 가공 공장의 위생문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유럽 역시 정부 당국이 나서 자국의 소시지 등 가공육은 문제가 없다며 국민들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려는 모습을 보였다. 고기도 많이 먹고 수출량도 많은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들은 수출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불량식품 문제로 간간이 곤욕을 치러온 우리 나라에서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 여러 매체에서 뉴스가 나간 후 대형마트의 가공육 코너를 찾는 고객이 크게 줄어 매출이 20%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식약처는 지난 27일 가공육의 섭취량과 조리법 등 실태조사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발암물질과 ‘발암 가능성’은 다른 의미”

이번에 IARC가 발표한 내용은 △ 햄이나 소시지, 핫도그, 절임고기, 육포, 통조림 고기 등 가공육(processed meat)은 대장암을 일으킬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어 발암물질 1군(Group 1)으로 분류해 넣고, △ 소와 송아지, 돼지, 양, 말, 염소 등의 붉은 살코기(red meat)는 대장암 발병과 연관성이 있고 일부 췌장암과 전립선 암에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 ‘발암 가능성이 있는’ 2군(Group 2A)으로 분류한다는 것이다.

IARC는 1971년 이래 지금까지 900개 이상의 요소를 평가해 5개군(발암물질, 발암가능물질, 발암잠재물질, 비분류, 발암 비위험)으로 분류해 왔다. 예를 들어 1군에는 햇빛, 나무에서 생성된 먼지, 오염된 외부공기, 알콜 등이 포함되며 2군에는 디젤엔진 배기가스, 이용사의 직업, 야간 근무 등도 포함돼 있다.

돼지갈비를 훈연하고 있는 모습. ⓒ Wikipedia(Plasticboob)

돼지갈비를 훈연하고 있는 모습. ⓒ Wikipedia(Plasticboob)

이번 평가에서 IARC 실무팀은 “10개의 연구자료를 종합한 결과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대장암 위험도는 18% 증가하고, 매일 100g의 붉은 살코기를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도가 17%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무팀은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고기 섭취는 건강상 이득이 많으며, 다만 보건당국에서는 심장병과 다른 질병의 위험 때문에 섭취를 제한하라는 권고를 해왔다”고 답했다.

가공육이 포함된 발암물질 1군에는 햇빛과 흡연, 석면도 포함돼 있다. 고기가 흡연이나 석면처럼 암을 일으키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1군 범주로 분류됐다는 것뿐이지 흡연이나 석면과 똑같이 위험하다는 것이 아니고,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서의 과학적 증거력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위험요소(hazard)의 확인과 실제 암이 생기는 위해(危害)가능성(risk)을 분리해 살펴보면 그리 혼란스럽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한다.

오상석 한국식품안전연구원 원장(이화여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가공육이 들어간 발암물질 1군에는 햇빛도 들어있는데, 햇빛은 많이 쬐면 피부암 등의 발암 위험성이 있지만 비타민D를 형성하고 세로토닌을 생산하거나 여러 질병을 예방하는 이익도 함께 준다”며, “마찬가지로 가공육도 발암 위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