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는 내 인생의 하프타임이었다”

[창조경제박람회] 좌절 딛고 일어선 3인의 스토리

“실패자=낙오자”라는 주홍글씨는 이제 그만. 사회 전반에 드리워져 있는 실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버리고 오히려 실패를 통해 새롭게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시스템과 더불어 실패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한 때다.

26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재도전의 날’ 행사에서는 실패한 기업인들이 나와 자신들의 실패담과 재기담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놓았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행사는 사업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위로하며, 재기를 기약하는 미(美) 실리콘밸리의 페일콘(Failcon: 실패컨퍼런스)과 같이 ‘실패의 부정적인 인식을 타파’하고 ‘실패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패를 성공으로, 26일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2015 재도전의 날'

실패를 성공으로, 26일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마련된 2015 재도전의 날 ⓒ ScienceTimes

창업과 실패, 그리고 다시 재도전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환기연구소 이성환 대표, 전(前) 한국악기 정금종 대표, 아이온커뮤니케이션 오재철 대표가 이 날의 강연자로 나섰다.

인생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재도전하는 실패 기업인들의 축제마당이 26일 코엑스 C홀에서 펼쳐졌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진행된 '재도전의 날'행사에서는 실패하고 재기에 나선 기업들의 재도전 성공극장을 마련하고 실패담으로 새로운 성공을 다짐하는 '실패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인생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재도전하는 실패 기업인들의 축제마당이 26일 코엑스 C홀에서 펼쳐졌다. 2015 창조경제박람회의 일환으로 진행된 ‘재도전의 날’ 행사에서는 실패하고 재기에 나선 기업들의 재도전 성공극장을 마련하고 실패담으로 새로운 성공을 다짐하는 ‘실패컨퍼런스’를 개최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바나나 1관으로 일주일 버티다

“사업하다 망가지면 아무도 쳐다 안 봐요. 사람 취급 못 받는다는 거죠. 마누라는 밥도 안 줘요.”

환기연구소 이성환 대표. 이 대표의 사업 분야는 ‘미세먼지’. 천신만고 끝에 중국 주차장의 지하 환기시스템 계약을 따냈다. 중국 일이 풀리자 이어 미국, 필립핀, 인도 등 전세계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다. 현재 전세계 28개국에 특허출원을 했다. 해외 시장에서 ‘미세먼지 전문 기업’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카우보이 모자 하나 달랑 쓰고 세계를 누비는 환경전문가 환기연구소 이성환 대표 ⓒ김의제 / ScienceTimes

카우보이 모자 하나 달랑 쓰고 세계를 누비는 환경전문가 환기연구소 이성환 대표 ⓒ김의제 / ScienceTimes

이 대표는 일찌감치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대기오염이 심각할 것으로 내다보고 20년 전부터 대기오염방지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09년 40억원 들여 개발한 신기술은 시장에서 외면 당했다.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환기’나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도 적었다. 너무 앞선 기술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셋방을 전전했죠.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먹고, 돈이 없어서 대부업체를 찾아갔어요. 500만원을 빌려주더군요. 그 돈으로 새로 시작했습니다.”

돈이 부족해서 바나나 1관을 사서 일주일 동안 먹었다. 이 악물고 버텼다. “끝까지 해내겠다”는 생각만 했다. 실패하고 나서 세계로 눈을 돌렸다. 제품을 팔러 전세계를 돌아다니다가 말라리아에 걸리기도 했다. 후유증때문에 쓰게 된 ‘카우보이 모자’가 이제는 이 대표의 트레이트 마크가 되었다. 이 대표는 “올 해 적립한 항공마일리지만 10만마일리지”라며 예비창업자들에게 “실패에 굴복하지 말아라, 그리고 세계로 나가라”고 조언했다.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실패는 ‘하프타임’ 

두번째 연사로 나온 정금종씨는 자신은 회사도 없는 예비창업자라고 소개했다. 정씨는 고객과 장인이 만나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공간 ‘뮤직플랫폼’으로 ‘2015 혁신적 실패사례’ 대상을 수상했다.

정씨는 기타 OEM 제작사로 유명한 중소기업 ㈜한국악기의 오너였다. 창업주인 아버지가 1980년 처음 회사를 시작한 이래 지난해까지 자신이 사장으로 취임해 경영해왔다. 57개국에 수출하고 누적 수출액이 1천억원에 달했다.

국산 기술력으로 해외 명품 기타 못지 않는 전자기타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전(前)한국악기 대표 정금종씨.  ⓒ 김은영/ ScienceTimes

국산 기술력으로 해외 명품 기타 못지 않는 전자기타를 만들겠다고 의지를 다지는 전(前)한국악기 대표 정금종씨. ⓒ 김은영/ ScienceTimes

정씨는 언제까지 OEM 방식에만 의지해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전자기타라는 특화된 한 분야에서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서 해외 시장에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명품 못지 않은 기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간 OEM 생산을 하며 쌓아온 기술력이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전자기타 ‘크라켄’은 그렇게 탄생되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았다. 거래를 하던 대기업 바이어들은 “이 바닥에서 더 일하고 싶지 않냐, 이러면 OEM 주문을 끊겠다”며 협박을 했다. 소비자나 관계자들은 “한국 기타가 무슨 명품 전자기타를 만들겠냐”며 기술력과 품질을 못 미더워했다.  2009년에 미국 모기지론 사태로 인해 미국 시장 진출이 좌절되고 이 후 경영 관리에 구멍이 생기면서 결국 2014년 폐업의 길을 걸었다.

그는 다시 이를 악물었다. 하루를 이틀처럼 살려고 계획표를 다듬었다. 정씨는 “이제 후반전이다.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실패는 인생에 있어 경기 도중의 하프타임일 뿐”이라고 단언했다.

30살 11억원 빚지고 아이 먹일 분유도 없던 시절 

20살에 이미 IT강자, IT 전문가라고 불리었다. 컴퓨터 및  IT 전문서적만 13권 출간했다. 이후 차린 회사들도 흥했다. 하지만 회사가 부도 나면서 결국 10억대 빚더미에 올라섰다.

현재 아이온커뮤니케이션 대표 오재철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번째 실패담 연사로 나선 오 대표는 커다란 실패 속에서도 다시 일어난 오뚜기같은 사람이었다.

색약이라 문과를 갔지만 결국 컴퓨터 책을 출간하고 두번의 회사 부도를 맞고도 또 네번째 회사를 꿈꾸는 사람. 아이온커뮤니케이션 오재철 대표. ⓒ 김의제/ ScienceTimes

색약이라 문과를 갔지만 결국 컴퓨터 책을 출간하고 두번의 회사 부도를 맞고도 또 네번째 회사를 꿈꾸는 사람. 아이온커뮤니케이션 오재철 대표. ⓒ 김의제/ ScienceTimes

오 대표는 2007년 그 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라스베가스에서 들었던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 ‘IMF’. 나라가 부도가 났다니 이게 무슨 말이냐, 서둘러 귀국을 했더니 은행 대출과 보증 받았던 것들이 공수표가 되어 버렸다. 오 대표를 포함 관계를 맺고 있던 회사들이 연쇄 부도가 났다. 돌아보니 30살 빚이 11억원이나 있는 채무자가 되었다.

“그 때가 첫 아이를 출산한 즈음이었어요. 아내가 분유를 사다 달라고 해서 마트에 갔는데 아이가 분유값이 부족해서 출산병원에서 먹던 분유를 살 수가 없었어요. 분유를 들고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죠.”

그 때 분유 먹던 아이가 지금은 고등학생이 되었다. 오 대표는 앞으로 네 번째 회사를 생각 중이다. 오 대표는 “실패는 접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훈장”이라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거두고 성공할 때까지 계속 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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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김광 2016년 5월 25일11:03 오전

    나 자신을 돌이켜보는 내용입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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