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회 회장, XXX 준비위원회 준비위원장, △△△ 대표…….
세상의 균형을 맞추려는 듯, 많은 사람들이 여유 시간만 되면 이불 안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남들보다 2~3배 움직이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인물의 앞에는 항상 그럴듯한 수식어가 3~4개씩 붙어 다닌다.
보통 선거 시즌 유인물에서 보이는 노회한 정치인의 약력이나, 특정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서적 저자 소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런데 각종 수식어를 주렁주렁 단 주인공이 순박한 얼굴의 젊은이라면? 많은 수식어들이 단지 지나간 권위를 나타내는 ‘장식’이 아닌, 현재 인물이 이뤄가고 있는 ‘꿈’과 ‘열정’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면?
과감히 ‘청년’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지역의 IT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세상 바쁘게 살아가는 대구 사나이, 최강민 해달 프로그래밍 대표를 만나보았다.
‘해달 프로그래밍’이 ‘해달 프로그래밍’인 이유
경북대학교 IT 대학 전자공학부 3학년인 최 대표의 명함에는 ‘해달 프로그래밍 CEO’라 적혀 있다. 지난 2017년 소모임으로 시작, 2년 만에 과 동아리를 거쳐 단과대학 동아리로 고속 승진한 그의 메인 ‘아지트’다.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친구들을 모아 소모임에서부터 시작한 프로그래밍 동아리입니다. 학부생들이 선호하지만, 학문적 성격이 강한 학부 커리큘럼 때문에 지방에서 배우기 힘든 대중적인 기술들을 가르치는 활동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해달 프로그래밍에서 강조하는 ‘대중적 기술’들은 웹페이지 및 앱 만들기, 게임 프로그래밍 등이다. 실제 스타트업들이 많이 사용하면서도, 배우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최 대표의 견해. 바로 이 지점이 연관성 없는 ‘해달’과 ‘프로그래밍’이 만나는 교차점이기도 하다.
“해달 캐릭터로 유명한 ‘보노보노’는 항상 분홍색 조개를 들고 다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해달이 좋아하는 조개는 사실 그냥 먹기에는 많이 불편하죠. 때문에 돌과 같은 ‘도구’를 사용해 이를 깨뜨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해달 프로그래밍이란 귀여운 이름은 바로 여기서 착안한 것”이라는 것이 최 대표의 이어지는 설명이다. 그는 “해달이 돌이라는 도구를 사용해 조개를 먹듯이, ‘소프트웨어’라는 ‘도구’를 잘 쓰는 방법을 널리 퍼뜨려 대구의 IT 산업 인프라를 이끌 청년들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교내를 중심으로 한 ‘해달 프로그래밍’의 소프트웨어 나눔 활동을 점차 넓혀나갈 계획이다. 그 첫 번째 단계가 같은 이름의 비영리단체 ‘해달 프로그래밍’ 설립. 궁극적으로는 사단법인 전환을 통해 소프트웨어 나눔 사업을 대구 전 지역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관련 링크)
“대구를 다시 위대하게” 토박이의 고민과 설루션
대구에서 태어나 성장했다는 최 대표와의 인터뷰에선 내내 ‘대구’라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하게 느껴졌다. 왜일까. 실제 겪은 일을 담담히 얘기하는 최 대표의 목소리에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 나왔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서울 쪽에 잘 갖춰진 관련 인프라가 부러웠습니다. 교육을 들으려 대구와 서울을 오가면서 찜질방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등 고생을 많이 했죠.”
상대적으로 대구의 IT 인프라는 황무지로 느껴졌다는 것이 그의 의견. 후배들만큼은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최 대표는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전공하는 것이 아닌, 이를 나누고 관련 인재를 육성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기로 결심했다.
“비록 현재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실력 좋은 사람도, 괜찮은 조직도 이미 대구에 다 있습니다. 시스템을 잘 갖추기만 하면 양질의 IT 인재가 클 수 있는 환경인 것이죠.”
해달 프로그래밍에서는 ‘웹페이지 만들기’ 등 실제 스타트업들이 많이 사용하면서도, 배우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래밍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 해달 프로그래밍 홈페이지 캡처
이런 그의 바람은 평소 생각했던 지역의 산업과 관련이 깊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기반인 대구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IT 산업을 꼽은 것.
“대구 경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의 경우, 내륙 지방이라는 특성 상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IT 산업의 경우, 그러한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구시가 미국 실리콘밸리나 중국 선전 같은 IT 기반 산업의 메카로 거듭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꿈을 이루기 위해, 최 대표는 오늘도 잠을 줄여가며 서류를 만들고, 교육 자료를 다듬으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달 프로그래밍 대표, 경북대학교 IT 단과대학 학생회 ‘다빈’ 부회장, 대구 경북 지역 개발자 커뮤니티 운영, EBS 소프트웨어 교육 진행, 장고걸스 대구 운영진, 대구광역시 IT청년위원회 활동, 수성구청 청년정책제안포럼 ‘바라는 대로’ 최우수상 수상 등 최 대표의 이름 앞에 붙여진 많은 ‘간판’들은 그의 행보가 가히 전방위적임을 짐작게 한다.
“IT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정책 제안, 해커톤·지식 콘서트‧워크숍·코드 페어 등의 행사 기획 및 진행, 온‧오프라인 정기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활동을 통해 대구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 두 마리 토끼 잡고 싶어”
특히 그가 IT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절실히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 청년들의 영원한 숙제, 취업이다.
“대구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IT 인프라 구축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설루션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대구 내 스타트업 및 지자체들과 IT 인력을 매칭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죠. 궁극적으로는 IT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IT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습니다.”
졸업이 머지않은 15학번 복학생. 일반적인 또래들이 취직을 위한 ‘스펙’을 쌓고 영어 공부에 매진하며 사회의 부품이 되고자 하는 시기. 남들과 다른 한 청년은 ‘지역 IT 생태계’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고, 정진하고 있다.
“열정만 있으면 누구든지 잘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치고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청년들은 판단보다는 발상이 더 어울리고, 토론과 타협보다는 실행이 적합하며, 안정된 직장보다는 도전이 더 어울린다”는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의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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