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times - https://www.sciencetimes.co.kr -

생태계의 방사능 파수꾼, 애기장대

한국원자력연구원 김동섭 박사

FacebookTwitter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정연호)은 애기장대를 이용해 방사선 누출 정도와 농작물의 방사능 오염정도를 알아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애기장대를 감마선에 노출시키면 식물 호르몬 합성, 스트레스 반응, 조직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 빈도가 높아지는 점에 착안, 이를 이용해 방사선 누출과 농작물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이와 함께 감마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유전자 칩으로까지 개발하겠다고 밝힌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김동섭 박사를 통해 기술적 특성을 알아봤다.

- 이번 기술의 특성은 무엇인가?

▲ 김동섭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원

“세슘 등 방사성 동위원소로 오염된 지역에 누적된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기술이다.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을 하루 동안 10Gy에서 4kGy까지 조사했더니 식물 호르몬 합성, 스트레스 반응, 조직 발달에 관여하는 호르몬 유전자 4개의 발현 빈도가 높아졌다. 여기서 Gy(그레이)의 의미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Gy는 식품이나 미생물 혹은 생물에 미치는 방사선 효과와 영향을 표시하는 단위로, 단위 질량당 흡수되는 방사능 에너지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1Gy는 1kg질량의 물질에 1J의 방사선 에너지가 흡수된 상태를 뜻한다.”

- 자연계에 수많은 식물종이 있는데 애기장대를 주목한 이유는?

“애기장대는 생육 기간이 6주로 짧은 편이다. 기르기 쉬울 뿐 아니라 지난 2000년 말에는 전체 게놈의 염기 서열이 거의 완벽하게 해독됐다. 최근 들어 방사선에 의한 식물 영향 평가에 관한 연구도 애기장대를 재료로 이뤄지고 있어 무엇보다 다른 연구와 비교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관심을 끌었다.”

- 지금까지 주로 자주달개비가 방사선 지표식물로 사용됐다. 자주달개비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모든 자주달개비가 방사선 지표식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NASA에서 우주인들의 우주 방사선 노출을 감지하기 위해 개발된 자주달개비가 따로 있다. 이것은 낮은 선량에도 감응해 수술 색깔이 자주색에서 붉은색 또는 흰색으로 변하고 미세 핵 분열을 하기 때문에 쉽게 방사선 노출 여부를 알 수 있다.

▲ 기술 흐름도. 김동섭 박사는 이번 기술을 활용, 유전자 칩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하지만 방사선량이 높아지면 모든 수술의 색이 변하여 선량을 측정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중금속, 새집증후군, 공기나 수질오염 등 환경오염에도 반응해 이것이 방사능 때문인지 아니면 환경오염이 원인인지 명확히 알 수 없다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얼마나 오래 방사선에 노출됐는지 알려면 염색체 이상이나 배수성 여부 등을 조사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이에 비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RNA만 추출해 특징적인 몇몇 유전자의 발현 빈도를 체크하면 되기 때문에 방사선 노출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개발된 지표식물은 인위적으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 녹다운 유전자를 삽입했기 때문에 일반 대사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방사선에만 민감하게 반응한다.”

- 이번 기술을 벼에 접목하겠다고 했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없는가?

“애기장대가 쌍자엽식물의 모델이라면, 벼는 단자엽식물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을 벼에 접목하는 이유는 방사선에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유전자를 선별해내기 위해서이다. 녹다운 유전자 삽입은 벼의 유전자 가운데 방사선 민감 유전자를 애기장대에 삽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지역에서 벼를 재배하고 있어서 애기장대보다 벼에 기술을 적용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깊이 우려할 필요도 없다.
 
돌연변이 육종 기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육종 방법 가운데 하나다. 이종의 유전자를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방사선을 통해 식물체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유전자에 대한 변이를 유발시키고 특정 형질이 개선된 유용한 변이체를 선별하는 것이 돌연변이 육종이라 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은 돌연변이 육종으로 육성된 품종이 전체 작물 재배 면적에서 각각 20%와 10%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돌연변이 육종이 작물을 육종하는 주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지표식물은 해당 유전자의 발현을 인위적으로 감소시키고, 여기에 다시 방사선을 조사해 해당 유전자의 발현 증가 정도를 측정하기 때문에 그 기능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다.”

- 오랜 시간 지속되는 방사선 노출에 비해 6주라는 애기장대의 생육기간은 또 다른 한계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 식물은 방사선량이 증가할수록 식물체의 키가 작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원자력연구원


“1984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2010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 방사선에 대한 노출은 단시간에 끝나는 1회성 오염의 문제가 아니다. 아직도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후유증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고 후쿠시마 원전사고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따라서 생육기간 6주라는 점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원전사고의 문제를 생각하면 그리 긴 기간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방사능 오염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의 관점이 아니라 환경 내에 지속적인 노출에 대한 검증과 사고의 진행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 제공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 향후 어떤 형태의 유전자 칩으로 개발할 생각인가?

“방사선에 반응하는 유전자들을 방사선원별로 구별해 놓는 형태가 될 것이다. 방사선원별로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유전자들을 포함하고 있고, 이를 재료로 방사선에 대한 노출 여부를 판별할 수 있게 된다. 아직 개발 중에 있고, 특허출원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점 양해 부탁한다.”

Copyright © 2014 Sciencetime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