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9,2018

생물 진화에 영향 주는 요인은?

“기후변화와 지형이 가장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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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진화해 오면서 수많은 생물들이 탄생과 멸종의 굴곡을 겪으며 번성하고, 거기에 관여해 온 요인들은 무엇일까.

지구생태계 안에서 생물다양성 형성에 주요 역할을 해온 수많은 요소들을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다. 국제협동연구팀이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화적 적응과 소멸을 일으키는 기본 요인들을 고려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구축해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20일자에 발표된 이 연구는 지형과 기후변화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들 요인들이 자연 생태계에서 종의 진화 역사와 생물다양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연구팀이 생물 진화 모델링의 대상으로 삼은 남아메리카. 1700년 경의 판화. Photo by DeAgostini/Getty Images

연구팀이 생물 진화 모델링의 대상으로 삼은 남아메리카. 1700년 경의 판화. Photo by DeAgostini/Getty Images

요람’에서 ‘무덤’까지

미국 코네티컷대와 브라질 고이아스 연방대, 영국 오픈’대 협동연구팀이 구축한 이 모델은 생물지리학적인 ‘요람’과 ‘박물관’ 및 ‘무덤’까지를 상세히 나타내고 있다. 요람은 새로운 종이 형성된 지역들, 박물관은 종들이 현재 서식하고 있는 지역들 그리고 무덤들은 멸종이 일어난 곳들이다.

브라질의 티아고 한제우(Thiago F. Rangel), 영국의 닐 에드워즈(Neil Edwards) 및 필립 홀든(Philip Holden) 교수와 함께 연구를 수행한 로버트 콜웰(Robert Colwell) 코네티컷대 생태학 및 진화생물학 명예교수는 “우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 생명체 지형도를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과정들을 모델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모델을 개발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적지로 지구상에서 기후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대륙인 남아메리카를 주목했다.

2500만년 전 발달하기 시작한 남미의 안데스 산맥은 풍성한 생물다양성을 간직할 수 있는 다양한 경관과 수많은 생물들의 생태와 진화를 연구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한제우 교수는 “안데스 산맥은 지구상에서 가장 긴 산맥이며 열대지역을 통과하는 유일한 산맥으로서 지구상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과 강 유역을 가진 아마존 옆에 가로놓여 있다”며, “이로 인해 남미는 생동감 넘치는 생물다양성을 지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상을 지닌 남미 아마존 지역. Credit: Wikimedia Commons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상을 지닌 남미 아마존 열대우림의 동물들. Credit: Wikimedia Commons

수십만 년 동안의 기후변화 모델링

영국 오픈대 연구진은 남미의 고대 기후모델을 구축했다. 재래식과 통계학적 기후모델링 방법을 결합해 처음으로 수십 만년에 걸친 상세한 기후변화를 모델링했다.

이 모델은 가장 초기의 얼음-코어 기록부터 80만년 간의 시간 척도에 걸쳐 있고, 지질학적으로 제4기(Quaternary) 후기의 기후주기로 불리는, 500년 간격으로 얼고 녹기를 반복한 기간의 온도와 강수량 추정치를 담고 있다.

고대 조상으로부터의 종 분화 혹은 새로운 종의 진화는 기후 변화와 지리학적 및 지형학적 특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러한 요인들은 모두 개체집단의 분열이나 격리 그리고 새로운 종의 정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로운 종들이 생겨나고, 지속적으로 유지되며, 새로운 지역으로 퍼져나가거나 혹은 멸종되기도 한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는 항상 명확하지는 않다.

연구팀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음의 세 가지 경우 즉 △종들이 딸 종으로 쪼개질 때 △멸종했을 때 △종들이 계속 지속될 때, 그 종의 탄생부터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생애 궤적을 추정할 수 있었다.

시뮬레이션의 각 시간단계마다 각 종의 지리학적 범위 즉 위치가 기록됐다. 연구팀은 종의 생애 궤적들이 빙하기 주기에 의해 움직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대륙의 복잡한 지형에서 종 분포에 변화가 생겨 새로운 종이 발원하거나 멸종이 되고, 연구팀은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의 요람과 무덤을 지도화했다.

지질학적인 시간 척도와 그에 따라 나타난 동식물을 표현한 도해.  Credit: Wikimedia Commons /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지질학적인 시간 척도와 그에 따라 나타난 동식물을 표현한 도해. Credit: Wikimedia Commons /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

빙하기 기후변화가 가장 큰 영향 미쳐”

콜웰 교수에 따르면, 이 모델은 놀랍게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특정한 목표 패턴이 없이 가장 기본적인 과정만을 설명하면서도 오늘날의 조류와 포유류 및 식물 종의 지도와 매우 흡사한 생물다양성 지도를 재현할 수 있었다.

콜웰 교수는 “남미에 살아 있는 대부분의 종들은 80만년이 넘었으나, 우리 연구 결과 고대 종들조차도 더 나중에 탄생한 종들과 같은 방식으로 움직였고, 같은 패턴의 종 다양성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기적인 빙하기 동안의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과 진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서, 이는 기후변화가 지형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온과 강수량 변화는 종의 ‘나이’에 상관 없이 종의 분포와 세분화, 섞임, 소멸 등에 심대한 영향을 끼친다.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 모델링팀의 닐 에드워즈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의 진화가 변화하는 물리적 환경으로부터 얼마나 긴밀한 영향을 받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모델은 유례 없는 기후변화가 나타나는 중요한 시기에 나왔다. 모델의 시뮬레이션은 다른 시간대를 토대로 하고 있으나, 기후변화의 역동적인 힘과 지구상에서 생명체를 형성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콜웰 교수는 “인간이 주도하는 기후변화의 속도는 우리 모델에 있는 어떤 것보다 엄청나게 빠르지만 오늘날의 종의 분포범위 이동 측면에서는 동일한 과정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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