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로 독감 물리친다

‘인플루엔자 단백질’ 찾는 법 담은 사이트 공개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감기환자들이 늘기 시작하고 있다. 감기에 걸리면 쉽게 낫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많은 이들은 일주일에서 많게는 한 달 이상 코감기, 목감기 등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통상적인 감기에 비해 독감(인플루엔자)은 증세가 훨씬 심한데다 치사율이 높아 세계인을 공포에 떨게 한다. 이 때문에 해마다 세계적인 대유행을 일으키는 독감은 인류에게 가장 위협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최근 여러 나라의 학술 및 약학 연구자들이 협력해 새로운 독감 치료 표적을 식별해 낼 수 있는 대규모의 ‘오믹스’(Omocs)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공개해 독감을 정복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일자 ‘셀 호스트와 미생물’(Cell Host and Microbe)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표적화된 새로운 요소를 식별할 수 있는 진보된 컴퓨터 설계를 활용했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약물의 주 타겟을 엄선해 차세대 항인플루엔자 약 개발에 도움이 되도록 모든 과학자가 참여할 수 있는 웹사이트도 구축했다.

논문의 공동 시니어 저자이자 샌포드 번햄 프레비스 의료 발견 연구원(Sanford Burnham Prebys Medical Discovery Institute: SBP) 수밋 챈다(Sumit Chanda) 박사는 “의사들은 전통적으로 독감을 치료하기 위해 직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약물을 처방해 왔다”며, “이런 약물들이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특히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IAV) 같은 종류는 변이가 잘 되고 약물 저항성을 보여 치료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호스트 분자들을 발견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바이러스들은 이 분자들을 장악해 감염을 확산, 창궐시킨다”고 설명했다.

조류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A형의 전자현미경 사진(왼쪽). 오른쪽은 변형체인 조류 독감 바이러스(H1N1)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조류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A형의 전자현미경 사진(왼쪽). 오른쪽은 변이된 조류 독감 바이러스(H1N1) ⓒ Wikipedia /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바이러스가 나꿔 채는 호스트 분자 찾아라’

독감 바이러스는 스스로 자기 복제를 할 수 없다. 이들 바이러스는 2만개 이상의 유전자로 구성된 인간 유전체에 비해 겨우 10여개 정도의 유전자만을 가지고 있다. 독감 바이러스는 생존하기 위해 감염시킨 세포의 공존 분자 기구(co-opting molecular machines)에 의존하면서 성장하고 퍼진다. 과학자들은 이를 감안해 최근 방향을 바꿔 바이러스가 호스트 분자들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연구를 계속해 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업에서 생성된 결과를 포함해 복합적인 IAV 호스트 병원체를 ‘오믹스’(Omics) 데이터베이스에 통합한 결과 IAV 복제에 필요한 20개의 미발견 호스트 단백질을 확인해 냈다. 그 중 UBR4라는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호스트 세포의 세포막으로부터 삐져 나와 환자의 몸 안과 다른 개인들 사이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호스트 단백질로 지목됐다.

이번 연구는 사람의 세포(실험실)와 살아있는 쥐에게서 UBR4를 차단시키자 IAV 복제와 병원성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나 이 UBR4를 인플루엔자의 치료 목표로 삼는 전략이 개념상 타당함을 증명해 주고 있다.

연구팀이 '독감 단백질' 발견을 공조하기 위해 개발해 공개한 웹사이트(www.metascape.org/IAV). 인터넷 캡처.

연구팀이 ‘독감 단백질’ 발견을 공조하기 위해 개발해 공개한 웹사이트(www.metascape.org/IAV). 인터넷 캡처. ⓒ ScienceTimes

빅 데이터, 구호만이 아니라 이젠 실질적인 연구 도구”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아이칸의대 ‘지구촌 보건과 새로운 병원체 연구원’ 원장인 아돌포 가르시아-사스트레(Adolfo Garcia-Sastre) 박사는 “우리 연구는 어떻게 다양한 독립적인 연구들로부터 나온 대규모 자료들을 컴퓨터로 분석해 잠재적인 치료 타겟으로서 바이러스 복제에 포함된 새로운 호스트 인자들과 네트워크들을 밝혀낼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며, “’빅 테이타’는 이제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과학자들이 전세계인의 건강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독감에 대처하도록 돕는 실질적인 도구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단순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웹 포털(www.metascape.org/IAV)도 선보였다. 이 포털에는 핵심적인 인플루엔자-호스트 상호작용에 대한 생화학적 개관을 반영한 통합 자료를 모아놓았다. 이 사이트에서는 독감 감염 호스트 단백질을 찾을 수 있도록 개인 맞춤형 질의와 분석 도구를 활용할 수 있다.

챈다 박사는 “최근의 새로운 기술적 흐름에 따라 과학자들은 인간 질병에 대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양산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데이터 생산과 분석 그리고 이 데이터를 치료에 활용하는 것 사이에 똑같이 큰 간격이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기술된 접근법은 활용 가능한 웹 인터페이스로 정리돼 있으므로, 생의학적 발견과 치료법 개발의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이 ‘빅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변형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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