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18,2019

“부동산 관련 재난정보 공유해야”

재난관리역량 강화 토론회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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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수많은 재난들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지진‧태풍 등 자연재난, 공기오염, 물 부족 등의 환경재난, 기름 및 화학물질 유출사고 등의 인적 재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국가마다 재난 대처 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지난 5일 오후 ‘국가재난관리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제 4회 ‘미래지구한국 토론회’에 참석한 충북대 토목공학부 이승수 교수는 대표적인 방재 사례로 미국과 일본의 예를 들었다.

미국의 경우 재난에 대비하고 복구하는 일차적인 책임은 지방정부에게 있다. 그러나 심각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체계적인 계획과 행동(planning & action)’을 통해 지방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

지진, 태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위헌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재난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5일 서울 '달개비' 회의실에서 미래지구 한국위원회 주최로 열린 토론회.

지진, 태풍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위험성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처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래지구 한국위원회가 주최한 토론회 장면. ⓒ 이순재/ScienceTimes

재난 대처에 대한 소극적인 풍조 심각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는 미국과는 달리 일본은 미국처럼 고도로 전문화된 방재 기관을 두고 있지 않다. 전문기관은 없지만 유사시에는 총리를 중심으로 방재담당 특명 대신 등을 중심으로 국가 전체가 나서는 형태다.

이승수 교수는 일본의 방재 시스템을 ‘자기가 자기를 방어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피해 당사자가 스스로 나서 가족과 이웃을 보호한다”는 것.

그러나 재난 대처 과정에서 힘에 부칠 때 국가에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이 요청이 있을 때 정부는 과감한 지원, 세밀한 계획 등을 통해 피해자의 노력을 뒷받침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일본에서 이처럼 피해자 중심의 방재 시스템이 발전한 것은 지진, 태풍 등 빈발하는 재해 탓에 ‘자신의 생명과 재산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에게 있어 방재는 구호가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중앙 정부의 계획을 기반으로 하고, 지방 정부의 현장 대응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미국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이는 ‘(재난으로부터) 자기가 자기를 방어하는’ 일본의 방재 시스템과는 매우 다른 분위기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특정 지역의 거주민이나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땅이나 건물 등에 상존하고 있는 재난 가능성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다”며, 재난에 대한 소극적인 대처 풍조를 크게 우려했다.

정보 공유 통해 종합적 대책 마련해야  

재난 가능성에 대한 정보 노출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시세 때문. 이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 하락을 걱정해 재난관련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으며, 관계 공무원들 역시 방재 정보를 내부적으로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재난보다 부동산 시세를 중시하는 한국적인 상황에서는 방재 정보를 공개하는 일이 불가능하다”며 “방재교육을 비롯한 재난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정보 공개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광운대학교 건축공학과 이원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재난 발생 시 정부에 모든 것을 의존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하다”며 “국민 스스로 1차적인 대응을 하고, 정부에서 국민을 돕는 시스템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의 방재 패턴은 정부에서 지시가 떨어져야 방재가 시작되는 ‘명령만 기다리는’ 패턴이었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 하에 ‘국민 스스로 재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재교육과 문화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2015년 3월 UN이 주도한 제3차 세계재난위험경감회의(The 3th World Conference on Disaster Risk Reduction)에서 채택한 ‘2015년 이후 재난위험경감강령(post-2015 framework for disaster risk reduction)’이 소개됐다.

회의가 일본 센다이에서 열렸기 때문에 ‘센다이 협약’이란 이름이 붙은 이 강령은 무엇보다 ‘재난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있다. 재난 관련 정보를 수집‧분석해 재난 피해자 등과 다양하게 공유해야 한다는 것.

강령은 또한 ‘재난에 대한 위험성과 취약성, 위험 요인 등을 공개해 사회 또는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각국 상황에 맞게 정기적으로 평가해나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험지도를 포함해 위치기반 재난위험정보를 개발해 보급해나가는 것도 중요한 권고사항이다.

이번 토론을 주최한 미래지구한국위원회의 윤순창 서울대 교수(과학기술한림원 대외협력 부원장)는 “UN을 중심으로 한 여러 국제기구에서 미래 재난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가 이런 국제활동에서 소외돼 있는 분위기”라며 “갈수록 가중되는 재난피해 가능성에 대처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방재 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점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지구한국위원회는 국제과학연맹이사회(ICSU)가 유엔환경계획(UNEP), 유네스코(UNESCO) 등 UN 산하기구와 함께 향후 10년간 추진하게 되는 국제연구프로그램 ‘미래지구(Future Earth)’의 한국 위원회다.

과기한림원은 이 같은 국제과학계의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미래지구-한국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미래지구 한국위원회’를 출범했다. 현재 과학계를 비롯해 교육계, 언론계, 시민단체와 정부 등에서 30∼40인의 위원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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