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과학이야기

[2019 우수과학도서] 2019우수과학도서 / 볼수록 놀라운 과학이야기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  ⓒ타임북스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 ⓒ 타임북스

척추 마비 환자가 자전거를 탄다고? 영화와 같이 꿈을 통해 기억을 조작할 수도 있는 걸까?

과학은 어렵기만 하고, 나와는 아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No’라고 외치는 책이 있다.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는 과학이야기도 흥미롭고 유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 일상은 과학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특별히 실용적이지 않더라도 과학에는 재미난 뒷이야기가 가득하다.

2010년 개봉한 ‘인셉션’을 보면 남의 꿈을 해킹해 기억을 조작한다. 영화 ‘아일랜드’는 인간복제와 기억 조작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꿈으로 하는 기억 조작은 정말 가능한 것일까? 사실 뇌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꿈이 기억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왔지만, 그렇다고 꿈을 통해 기억도 조작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적어도 2015년까지는 말이다. 2015년, 프랑스 국립 과학 연구소의 한 연구단은 쥐로 실험함으로써 꿈으로 기억 조작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독심술, 기억조작 등도 뇌 연구를 통해 과학으로 영역으로 가져오고 있다 ⓒ 게티이미지

독심술, 기억 조작 등도 뇌 연구를 통해 과학 영역으로 가져오고 있다 ⓒ 게티이미지

SF 영화 같은 과학 연구는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 국제 전기통신 기초기술 연구소 ATR을 비롯해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뇌과학자들은 과학으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즉 독심술 연구도 하고 있다. 뇌의 활동을 분석함으로써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는지 알아내는 연구 중이랄까. SF가 아니라 공포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듯한 연구도 있다. 스위스 로잔 대학교의 한 연구단은 ‘왜 어떤 사람들이 유난히 귀신을 자주 보는 것인지, 그 까닭은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나름대로 그 까닭도 밝혀냈다.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는 두뇌의 비밀은 물론 자연과학부터 고인류학에 이르기까지 과학에 숨겨진 흥미진진한 데다 신비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놓는다. 똥을 약으로 쓰는 과정이라든지, 기억도 유전될지 모른다는 연구 내용이라든지, 뇌의 90%가 없지만 건강하게 잘 살고 있는 프랑스 공무원 이야기라든지, 죽음 뒤에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유전자에 대한 설명 같은 것들은 보통 사람들이 가진 상식을 깨뜨리는 것이라 더 신기하고 흥미롭다.

이 책의 저자인 프리랜서 과학저술가 콜린 바라스는 BBC Future와 BBC Earth, 웹 사이트를 포함해 BBC Worldwide에 글을 쓰고 있다. 그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나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이식용 장기의 발전 정도도 일반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한다.

이 밖에도 빙하기, 선사시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구전설화라든가 역사상 최초의 살인, 머리 이식 연구를 주도 중인 프랑켄슈타인 박사처럼 눈길을 끄는 과학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렇다고 이 책에 실생활과 유리된 이야기만 담긴 것은 아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있는 미생물이라든가, 슈퍼박테리아를 물리칠 항생제라든가, 힘든 운동과 고통스러운 식이요법 없이 살 뺄 방법처럼 실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과학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 책은 전작인 ‘알수록 궁금한 과학 이야기’처럼 이어보기를 통해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적인 발견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보여준다. 각각의 꼭지가 마치 웹 사이트 위키처럼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과학적인 발견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느냐고?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유전자 편집 기술에는 미생물들이 쓰이는데, 이 미생물들은 부모와 자식처럼 수직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친구 같은 수평적인 관계에서도 서로의 유전자를 나눌 수 있다. 이 덕분에 미생물들은 빠르게 항생제 저항력을 갖출 수 있고, 현재 인류는 슈퍼박테리아의 출현을 걱정하고 있다.

이에 많은 과학자가 새로운 항생제의 원료를 찾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천 년 전 의학책에 적힌 요리 레시피가 슈퍼박테리아를 때려잡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오늘날 과학 분야의 발전은 어마어마하다는 말로 부족할 만큼 빠르다. 속도를 따라잡기가 숨찰 정도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숨을 고르고, 뒤돌아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위에서 언급한 슈퍼박테리아를 때려잡는 요리가 적절한 예시일 것이다. 조금 앞서 나간다면 이런 가정도 가능하다. 공룡이 멸종한 까닭을 알아낸다면 언젠가 인류에게 다가올 대멸종도 피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정 말이다.

대멸종은 너무 큰일이라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암 정복은 어떨까? 현재 진화의 관점에서 암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진화의 비밀을 정말 밝혀낸다면, 암세포 정복도 가능할 수 있다. 진화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또 현재부터 미래까지 쭉 계속되는 것이다. 과거를 되짚어봄으로써 현재를 파악하고, 미래까지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볼수록 놀라운 과학 이야기’와 함께 뒤돌아보며 미래를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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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신현주 2019년 12월 10일9:48 오후

    재미있는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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