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바다의 인삼, 굴을 즐겨 먹는 사람들

<부자와 라자로가 함께 있는 굴 정물>

어패류에 속하는 굴은 석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굴은 주로 식용 굴인 참 굴로, 해안가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해안가부터 바다 밑 20미터 근방까지 서식한다.

굴의 천적은 불가사리, 갯우렁이, 피뿔고동 등이 있다. 굴은 자웅동체지만 생식 시기에는 암수가 뚜렷하며 웅성이 강한 개체로 있다가 다음에 자성이 강한 개체로 변하는 교대성 자웅동체다. 산란한 유생은 바닷물에 떠돌아다니다가 20일쯤 지나면 돌에 부착해서 살아간다.

굴의 왼쪽 껍데기는 바위에 붙어 있어 크고, 이에 비해 오른쪽 껍데기는 좀 작다. 두 껍데기의 연결 부위는 검은 인대로 되어 있어 먹이를 먹는데 수월하다. 굴 껍데기는 다른 조개류와 달리 매끄럽지 못하고 까칠까칠한데 몇 년생인지 알려주는 성장맥이 나 있다.

굴의 아가미는 숨기기와 먹기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숨쉬기 기능은 플랑크톤이나 조류, 유기물을 걸러내는 여과 역할을 한다. 한 마리의 굴이 숨을 쉬면서 1시간에 5리터의 바닷물을 걸러내어 바닷물을 정화한다. 연체동물은 모두 치설로 먹이를 섭취하는데 굴은 치설이 없이 아가미로 먹이를 섭취한다.

굴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오래 되었으며 선사시대 조개더미에도 발견될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예로부터 즐겨 먹었던 음식이다. 예를 들어 굴 무침, 굴 부침개, 굴국, 굴 국밥, 굴 소스, 굴깍두기 등 많으며, 보관상의 문제로 인해 젓갈(어리굴젓)도 담가 먹었다.

서양 사람들은 굴을 바다의 우유라고 부르며 즐겨 먹었는데, 특히 성인 남자들이 더 즐겨 찾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스태미나 식품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굴이 스태미나 식품으로 각광을 받는 것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데 쓰이는 아미노산과 아연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굴은 5월에서 8월까지는 산란기여서 독성을 가지고 있어서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9월부터 12월까지 생산되는 굴은 천연 영양제로,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하루에 생굴을 50여개를 먹었다고 전해질 정도로 영양의 보고다.

-1735년, 캔버스에 유채, 180*126.

<굴 점심식사>-1735년, 캔버스에 유채, 180*126. ⓒ 프랑스 상티에 미술관 소장

남자들이 굴을 먹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 <굴이 있는 점심식사>다.

커다란 식당 원형 식탁에 푸른색 옷을 입은 하인이 굴이 담겨 있는 쟁반을 식탁 중앙에 놓고 있다. 화면 왼쪽 하단에 있는 하인은 무릎을 꿇고 굴 껍질을 까고 있으며 바닥에는 굴 껍질이 놓여 있다. 굴을 까고 있는 하인 옆 의자에 붉은 색 옷을 입은 남자가 앉아 있으며, 하인을 향해 손을 벌리고 있다. 식탁 앞에 있는 얼음 통에는 뚜껑을 따지 않은 와인이 담겨 있다.

화면 오른쪽 하인은 쓰레기통을 밞고 서서 굴 껍질을 까고 있고, 그 옆에 서 있는 남자는 굴을 맛있게 먹고 있다. 식탁에 앉아 있는 남자들이나 주변에 서 있는 남자들 모두 한 손에 와인 잔을 들고 있다. 그들은 와인을 마시면서 식탁 위에 놓여 있는 식기를 사용하지 않고 굴을 먹고 있다.

남자들이 굴과 함께 와인을 먹고 있는 것은 프랑스에서 물의 질이 좋지 않아 식사 때 와인을 물처럼 마셨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남자들의 얼굴이 붉은 것은 술에 취해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화면 앞에 수북이 쌓여 있는 굴 껍질은 남자들이 점심 식사에 먹은 굴의 량을 의미한다. 장 프랑수아 드 트루아<1679~1752>의 이 작품에서 황금빛 조각상으로 장식한 식당은 굴을 먹는 남자들이 귀족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화면 오른쪽 남자들 위에 있는 비너스와 큐피드의 조각상이 서 있는 것은 사랑을 상징하는데, 굴이 스태미나 식품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남자들이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모습은 굴이 스태미나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그려진 천장화는 남자들이 굴을 먹는 이유를 암시한다.

이 작품은 루이 15세가 베르사유 궁전 식당을 장식하기 위해 의뢰했다. 트루아는 루이 15세의 요청대로 식사 장면을 밝고 경쾌하게 표현했다.

요즘은 굴 양식 덕분에 사계절 내내 굴을 즐겨 먹을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가격도 저렴해져 입이 호강하고 있지만, 예전에 굴은 제 철 아니면 맛보기 힘들 정도로 귀한 음식으로 부자 아니면 먹기 힘들었다.

-1605-1610년, 캔버스에 유채, 49*61.

<부자와 라자로가 있는 굴 정물>-1605-1610년, 캔버스에 유채, 49*61. ⓒ 개인 소장

굴을 통해 부자를 비판한 작품이 오시아스 비어르트의 <부자와 라자로가 함께 있는 굴 정물>이다. 이 작품은 성서의 한 장면을 묘사했다.

루가복음서에 따르면 먹는 즐거움을 인생 최대의 행복이라고 여겨 매일 잔치 집처럼 호사스러운 음식을 먹는 부자가 있었다. 가난한 라자로는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린 부자 집 앞에서 배고픔을 해결했지만 결국 병들어 죽게 되었다.

한편 라자로와 달리 매일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던 부자는 너무 먹어 죽게 되었다. 두 사람이 죽은 후 라자로는 아브라함의 잔치에 초대되어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지만, 부자는 지옥으로 떨어져 생전에 느끼지 못했던 배고픔의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식탁에는 굴과 빵이 가득 담겨 있는 접시와 포도주, 밤이 있고, 은식기에는 사탕, 과자가 쌓여 있으며 식탁 앞에는 십자가 형태의 과자가 놓여 있다.

십자가 과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은 달다는 것을 의미하며 밤은 삼위일체를 상징하며 껍질과 알맹이는 구약과 신약 성서를 나타낸다. 또한 포도주는 성찬을 의미한다.

화면 오른쪽 많은 사람들이 식사 중인 식탁 앞에는 벌거벗은 남자가 누워 있다. 벌거벗은 남자는 라자로는 나타내며 화면 앞의 식탁은 아브라함의 잔치를 상징한다.

오시아스 비어르트<1580~1623>의 이 작품에서 벌거벗은 라자로와 대조적인 풍요로운 식탁은 부자를 나타내고 있는데,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비어르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은 없지만 안트프로펜 출신의 정물화가로, 그녀는 사치를 경고하기 위해 굴을 주제로 정물화를 많이 제작했다. 비어르트는 세부 묘사가 특히 뛰어나며 이 작품 역시 반짝이는 유리잔, 먹음직스러운 굴, 바삭거리는 빵 등 사물의 다양한 질감을 표현한 그녀의 작품 특징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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