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바나나는 왜 다이어트에 좋을까

안종주의 사이언스 푸드(12)

바나나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바나나는 고구마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다이어트 식품으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최근에는 날씬하고 예쁜 한 유명 여가수의 바나나 다이어트 비결이 소개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바나나 열풍은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셰이크 등 음료, 과자, 막걸리, 빵 등에도 불어 닥쳐 업체들의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래 전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었던 바나나우유 등의 제품도 덩달아 매출이 오르는 동반성장을 하고 있다.

가정에서 막걸리에 바나나를 넣어 믹서에 넣고 갈아 만든 ‘바나나막걸리’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바나나식초를 만들어 먹는 ‘건강 추구 족’도 있다. 잘 익은 바나나에는 과당, 포도당 등 당분 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여기에 인공감미료를 넣은 달달한 시판 막걸리를 섞었으니 ‘바나나막걸리’의 달콤함이 어떨지는 마시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이 간다.

야생종 바나나를 잘라 단면을 보면 씨앗이 있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개량종으로 씨앗이 없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 위키미디어

야생종 바나나를 잘라 단면을 보면 씨앗이 있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개량종으로 씨앗이 없어 편하게 먹을 수 있다. ⓒ 위키미디어

바나나는 열대 식물이다. 지구온난화 시대를 맞아 한반도 기온도 예전보다 따뜻해졌다고는 하나 노지에서 바나나를 재배할 곳은 거의 없다. 1970년대 말 제주도에서 재배가 이루어졌으나 값싼 수입품에 밀려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다. 바나나 원산지는 열대 아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지이지만 현재는 인도, 브라질, 필리핀, 에콰도르 등에서 주로 생산되고 우리나라는 필리핀에서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960·70년대만 해도 바나나는 매우 귀한 식품이었다. 대단한 부자가 아니면 맛보기조차 힘들었다. 지금은 길거리나 마트 등에서 값싸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서민 식품이 됐다.

바나나가 생산되지 않는 곳에서도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바나나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특별히 고안된 냉동선과 화학물질 덕분이다. 바나나 수출국이나 유통업체들은 소비국까지의 거리와 수송방법에 따라 바나나를 따는 시기를 결정한다. 그리고 유통과정에서 에틸렌 가스를 쬐어 인위적으로 바나나의 숙성 정도를 조절한다.

에틸렌은 바나나의 세포 사이의 펙틴을 분해하는 효소인 펙티나아제를 바나나가 만들어내도록 하는 신호를 보낸다. 바나나가 익을 때 껍질은 노란색을 띠고 이런 바나나에는 더 많은 당이 농축되어 있어 매우 달다.

바나나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식용작물 가운데 하나이다. 산지인 열대지방에서 물론 가장 많이 소비되지만 온대지역 등 다른 곳에서도 달콤한 맛과 독특한 향, 영양성분 때문에 사시사철 즐기는 음식이 되었다. 각종 가공식품 재료로서 뿐만 아니라 간식거리, 요리 재료로도 인기를 끌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음식이 바나나다.

다른 식품은 아예 손대지 않고 한 가지 식품만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이른바 ‘원 푸드 다이어트’의 주인공이 되려면 인체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어야 한다. 바나나가 ‘원 푸드 다이어트 식품’계의 성골에 올랐던 것은 가장 빠르게 인체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과 생명의 원천인 수분, 그리고 비타민과 무기질 등이 고루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또 바나나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주고 시원하게 배변하게 하는데도 도우미 역할을 잘 해낸다.

바나나에는 76~77%의 수분이 들어 있고 탄수화물은 21% 가량 된다. 아직 잘 익지 않은 바나나에는 전분이 주로 들어 있지만 작 익은 바나나에는 이 가운데 일부가 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해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사람의 손길을 유혹한다. 바나나에는 칼륨(K)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혈압을 상승시키는 나트륨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특성을 지녀 고혈압 환자들도 즐겨 찾는다. 이밖에 숙성한 바나나는 비타민 C와 알파카로틴 함량도 높다.

다양한 껍질 색깔과 크기를 보이는 바나나 품종들의 모습. ⓒ 위키미디어

다양한 껍질 색깔과 크기를 보이는 바나나 품종들의 모습. ⓒ 위키미디어

잘 익은 바나나는 특유의 향이 난다. 흔히들 바나나향이라고 부르는 향긋한 냄새는 초산아밀 (또는 이소아밀아세테이트, isoamyl acetate)과 이소아밀알코올 때문이다. 바나나를 내세워 성공한 대표적 가공식품은 바나나우유이다. 바나나우유에는 붕어빵에 붕어가 들어 있지 않았듯이 오랫동안 바나나가 들어 있지 않았다. 비교적 최근에야 바나나 농축과즙을 아주 조금 넣고 있다. 그런데도 바나나 맛이 강하게 나는 이유는 여기에 합성착향료인 바나나 향과 바닐라 향을 첨가했기 때문이다.

맛이나 향이 아닌 건강을 생각하며 각종 바나나 가공식품이나 바나나란 단어가 들어간 과자, 초코빵, 음료, 막걸리, 아이스크림 등을 고른다면 반드시 바나나가 얼마큼 들어간 것인지, 인공합성 향료를 사용한 것인지 등을 꼼꼼히 살피고 따진 뒤 구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바나나를 날로 먹는다. 하지만 요리사들은 기름에 튀기거나 짓이겨서 차갑게 한 다음 파이나 푸딩을 만들어 손님에게 내주기도 하며 머핀·케이크·빵 등의 맛을 내는데도 바나나를 쓴다. 그냥 먹는 바나나는 sweet banana라고 하며 요리용은 이와는 다른 별개의 품종인 요리용 바나나(plantain banana)를 쓴다. 이 바나나는 단맛이 별로 나지 않고 녹말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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