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비밀병기 ‘움직이는 부두’

항구 없는 곳에서도 상륙작전 가능

지난 달 8일 부산항에는 미국 해군 소속의 선박 한 척이 조용히 입항했다. 이 배가 항구에 들어왔을 때만 하더라도 눈여겨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치 컨테이너선처럼 생긴 평범한 모양의 선박이었기 때문이다.

기동상륙지원선의 조감도

기동상륙지원선의 조감도 ⓒ wikipedia

그러나 이 배는 항공모함만큼이나 무서운 선박이라는 것이 그날 부산항을 방문한 국사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이 배의 이름은 ‘기동상륙지원선(이하 MLP)’으로서 일명 ‘움직이는 해상부두(Mobile Landing Platform)’라는 별명을 가진 신개념 선박이다.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최신 정보에 따르면 이 기동상륙지원선은 일종의 부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도록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의 공기부양정인 상륙용 호버크래프트(LCAC)를 활용하여 항구가 없는 곳에서도 병력과 화물을 안전하게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특별하게 설계되었다. (전문 링크)

항구가 없는 경우를 대비해 개발한 특수 선박

미 해군은 현재 전 세계 바다의 3곳에 사전배치전단(MPSRON)을 운용하고 있다. 태평양과 인도양, 그리고 지중해에 각각 거점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이 같은 운용 시스템을 갖춘 이유는 세계 어느 곳이라도 유사시 신속하게 무기와 화물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3곳의 사전배치전단은 각각 6척의 대형 수송선과 1척의 기동상륙지원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한반도를 담당하는 태평양 사전배치전단은 괌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긴장이 고조되거나 군사적 충돌이 나면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출동하여 신속하게 작전지역에 당도한다는 전략이다.

기동상륙지원선과 수송선이 연결되어 화물을 옮기는 모습

기동상륙지원선과 수송선이 연결되어 화물을 옮기는 모습 ⓒ US Navy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작전 지역 인근에 대형 항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사전배치전단을 구성하는 수송선들은 작게는 3만 톤에서 크게는 6만 톤이 넘어가는 대형 선박들이기 때문에 어지간히 큰 항구가 아니라면 접근 자체가 어려워진다.

설사 항구에 가까스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제대로 된 하역 시설이 없으면 하역 작업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기 때문에 물자와 장비를 내리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기동상륙지원선은 바로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항구가 없다면 항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박을 만든다는 발상을 통해 제작된 특수 선박을 통해, 육지 상륙작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버린 사례로 볼 수 있다.

공기부양정과 수송선의 가교 역할 수행

기동상륙지원선은 아군이 사용할 수 있을 만한 항구가 없는 지역에서 일단 수송선으로부터 차량과 물자를 실은 후 호버 크래프트로 화물을 이동하여 해안가에 상륙하거나, 반대로 탑재하는 역할을 하는 특수 선박이다.

일종의 움직이는 해상부두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기동상륙지원선의 임무수행 과정을 살펴보면 이렇다. 우선 상륙을 목표로 하는 해안 인근에 기동상륙지원선을 정박시킨다. 이어서 정박한 기동상륙지원선에 수송선들이 다가가 배를 붙인 뒤 수송선에 실린 전차와 장갑차, 탄약 등을 기동상륙지원선의 갑판 위로 하역한다.

기동상륙지원선의 일부분은 상륙용 호버크래프트가 갑판 위에 걸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갑판 위로 살짝 걸쳤을 때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병력을 실은 다음 해안으로 다시 보낼 수 있다.

이러한 작업을 반복하다 보면 수십 척의 상륙함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적 해안을 아군 상륙부대로 덮어버릴 수 있다는 것이 미 해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기동상륙지원선은 사실 미 해군에서 오래 전부터 개발이 검토되었지만, 번번이 연기되다가 지난 2010년에 처음으로 3척이 건조되었다. 이 배는 군함치고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데, 그 이유는 대형 석유 수송선을 개조했기 때문이다.

기동상륙지원선에 마련된 호버 크래프트 접안 시설

기동상륙지원선에 마련된 호버 크래프트 접안 시설 ⓒ US Navy

그 후 2013년 들어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MSC)에 처음 배치된 제 1호 기동상륙지원선은 ‘어댑터(Adapter)’으로 별명을 얻으면서, 대규모 물자를 싣고 있는 수송선단과 작전 지역을 연결해주는 임무를 본격적으로 수행해 나가기 시작했다.

기동상륙지원선은 미군만이 가진 전천후 상륙 능력을 보여주는 무기다. 특수 부대이든지, 아니면 막대한 전쟁 물자를 탑재하고 바다에서 대기 중인 사전배치전단이든지 모두 이 기동상륙지원선을 통해서 신속하게 원하는 지역으로 전력을 배치할 수 있다는 점이 그 이유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기동상륙지원선이 국내 항구에 입항한 것이 최근 종료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시 한반도에 미군 전력이 배치되면서 어떤 이유로든 항구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를 가정하여, 대형 수송선은 기동상륙지원선과 함께 해안선에 병력과 물자를 신속하게 실어 나르는 훈련을 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들 군사 전문가는 “미군이 오늘날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면에는 이렇게 전투지원 능력이 든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런 점 때문이라도 북한이 함부로 전면전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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