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19,2019

미세먼지 흡착하는 ‘광촉매 페인트’

상계동 아파트 외벽 시공… 도로포장재에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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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봄의 불청객’으로 불렸던 미세먼지가 이제는 4계절 내내 우리를 괴롭히는 ‘사시사철 불청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재난 수준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국민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광촉매 페인트가 칠해지고 있는 노원구의 아파트 외벽 ⓒ 연합뉴스

광촉매 페인트가 칠해지고 있는 노원구의 한 아파트 외벽 ⓒ 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서 미세먼지를 잡는 ‘광촉매 페인트’가 개발되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최근 노원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외벽에 미세먼지 흡착 기능이 뛰어난 광촉매 페인트를 시공했다고 밝혔다.

SH공사는 광촉매 페인트를 바른 아파트의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살펴본 이후, 다른 아파트에까지 시공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세먼지 흡착하여 대기질 정화하는 페인트

산림청 조사에 따르면 나무 한 그루가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양은 1년에 약 36g 정도다. 반면에 아파트 1개 동의 외벽에 광촉매 페인트를 칠하는 경우, 연간 3.4kg의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1개 동 외벽은 가구 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900㎡~1000㎡ 정도의 면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광촉매 페인트를 개발한 SH공사의 관계자는 “광촉매는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라고 밝히며 “빛을 받아들여 오염물질을 분해하기 때문에 대기정화는 물론 항균 및 탈취 등에 효과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성분으로서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시공된 광촉매 페인트는 SH공사의 산하기관인 도시연구원에서 개발했다. 선진국형 미세먼지 저감기술인 ‘광촉매 기술’을 국산화하기 위해 도시연구원은 수년 전부터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

광촉매(Photocatalyst)는 빛을 쪼여주었을 때 화학반응을 촉진시켜 유기화합물을 분해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대표적 물질로는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이 꼽힌다.

대표적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의 성상 ⓒ hellocharlie.com.au

대표적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의 성상 ⓒ hellocharlie.com.au

이산화티타늄은 물리화학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은폐력이 높아서 그동안 백색 페인트의 원료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탁월한 분해능력이 있음이 밝혀짐에 따라 환경정화 제품이나 초친수성 기능을 활용한 셀프크리닝 제품 등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초친수성은 표면이 젖어도 물방울을 만들지 않고 엷은 막을 만들어 내는 성질을 말한다.

광촉매 페인트의 상용화는 지난 2010년에 처음 성공했다. 체코의 나노기술 전문회사인 ‘어드밴스드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재직하고 있던 ‘얀프로차스카(Jan Prochazka)’ 박사가 광촉매인 이산화티타늄(TiO2)을 이용하여 광촉매 페인트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

도시연구원이 공개한 광촉매 페인트의 공기정화 원리를 살펴보면, 크게 두 단계로 나뉘어진다. 우선 광촉매 페인트가 칠해진 아파트 벽면에 미세먼지가 붙게 되면, 미세먼지 속 질소산화물이 광촉매제와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이후 광촉매제와 화학반응을 일으킨 질소산화물은 사라지면서 이산화탄소와 물만 배출된다.

이에 대해 도시연구원의 관계자는 “광촉매 페인트는 무독성 친환경 도료”라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아파트 외벽뿐만 아니라 학교나 병원, 공항, 쇼핑몰 등 공공장소의 벽과 외관에 칠하면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 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에서는 국내 최초로 광촉매 도로포장 시범사업 추진

한편 서울에서 광촉매가 페인트의 원료로 사용되며 공기를 정화하고 있다면, 충남에서는 도로포장 재료에 혼합되어 미세먼지 줄이기에 일조를 하고 있다.

충남 천안시는 지방도시 최초로 ‘광촉매 도로포장 시스템’ 공법을 도입하여 미세먼지를 줄이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광촉매를 통해 자동차가 내뿜는 유해 배기가스를 환경에 무해한 물질로 변환시키는 기술이다.

이산화티타늄이 주성분인 광촉매를 기존의 아스팔트 도로 표층부에 정밀하게 코팅하면, 밤에 공기가 내려 앉으면서 질소산화물이 접착물질에 달라붙어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광촉매가 포함된 도로포장재가 도포되고 있는 천안시 도로 ⓒ 연합뉴스

광촉매가 포함된 도로포장재가 도포되고 있는 천안시 도로 ⓒ 연합뉴스

이후 낮이 되면 광촉매가 태양광과 만나서 활성화 산소인 O2-나 OH-를 만들고, 이 활성화 산소는 다시 도로에 붙어있던 질소산화물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염(HNO₃-)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질산염은 비가 오면 모두 중화되어 빗물에 쓸려가기 때문에 별다른 오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천안시의 발표에 따르면 질소산화물 저감 효과에 대한 실험실 평가 결과, 약 20분 정도 경과한 후 질소산화물이 42.8%의 감축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간 자동차 통행 시에도 적절한 휘도를 유지하므로 사용 편의성과 주행 안정성에 대해서도 사전 검증이 끝났다는 것이 천안시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하여 천안시 관계자는 “아스팔트뿐만 아니라 보도블럭에도 광촉매 기능을 활용하여 미세먼지를 절감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천안시에 도입되는 광촉매 도로포장을 통해 접착력 개선과 건조 시간을 단축시키는 ‘광촉매 코팅 시스템’을 국내 첫 사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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