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22,2019

미래 식량은 ‘식물성 고기’가 주도

기존 육류와 구분할 수 없는 맛 재현

FacebookTwitter

유엔 경제사회국(UN DES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인구는 약 73억 명이며 2030년에는 85억 명, 2050년에는 96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 인구가 크게 증가해 세계 인구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스타 경영자인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새로운 종자와 비료 개발, 식량 증산을 위한 나노기술 연구, 심지어 다른 행성에서 식량을 생산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또 다른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구글 창업자이면서 알파벳 CEO인 에릭 슈미트(Eric Schmidt)는 지난 3월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식물성 육류(Plant-based meat)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단백질 합성기술로 고기·우유 만들어 

식물성 육류란 말 그대로 식물로 만든 육류를 말한다. 실제로 실리콘밸리 등에서 많은 기업들이 이른바 ‘세포농사(cellular agriculture)’라고 불리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식물성 육류를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인구증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식물성 육류'  생산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벤처기업 임포서블 푸드가 생산한 소고기 패드가 들어간 햄버거.

인구증가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식물성 육류’ 생산기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벤처기업 임포서블 푸드의 소고기 패드가 들어간 햄버거. ⓒimpossiblefoods.com

‘가데인(Gardein)’에서는 대두와 같은 식물성 원료로 소고기를 만들고 있다. 햄버거 스파게티 등 소고기 대신 요리할 수 있는 10여 가지 레시피를 선보였다. 모양은 치킨인데 육류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 닭고기도 생산하고 있다.

가데인은 대형 식품회사인 피너클푸드(Pinnacle Foods)가 인수했다. ‘퍼펙트 데이(Perfect Day)’에서는 단백질과 소분자를 이용해 젖소 없이 만든 인공 우유를 개발했다. 이 역시 세포농사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젖소의 DNA 서열을 버터컵(Buttercup)이란 불리는 효모균주 특정 부위에 삽입해 우유에서 발견되고 있는 카제인과 유청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물, 미네랄, 지방, 설탕을 첨가하여 우유를 만들고 있다.

이 우유는 당분으로 유당 대신 갈락토즈를 첨가하기 때문에 우유를 마시면 속이 안 좋아지는 유당불내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명칭이다.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우유(milk)’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놓고 미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와이어드’ 지에 따르면 최근 실리콘밸리에는 크고 작은 기업들이 식물성 육류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특히 도전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들은 최근 수년 간 금융사 등으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식물성 육류 개발이 이처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식량용 가축 사육이 지구온난화의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축용 사료로 식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곡물 등 식물성 사료들을 대량 투입해야 하는 점 우려되고 있는 부분이다.

빌 게이츠 등 거부들 R&D투자 행렬 

세계자원연구소(WRI)에 따르면 가축을 통해 육류 1 칼로리의 열량을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식물성 사료를 투입해야 하고 그 열량이 9칼로리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지구 식량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해  식물성 육류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투자가들 중에는 MS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 세일즈포스닷컴 CEO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 사장인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 중국의 거부 리자청(李嘉誠) 등이 포함돼 있다.

크게 성공한 벤처 기업으로는 임포서블 푸드(Impossible Foods), 비욘드 미트(Beyond Meat),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임포서블 푸드는 스탠포드대의 생화학자 팻 브라운(Pat Brown)이 만든 회사다.

300만 달러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의 연구팀은 분자 차원에서 육류의 모든 구조를 분석했다. 그리고 그 조직을 모사해 땅에서 자라고 있는 육류 맛을 재현해냈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구글이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식량 관계자들은 이 식물성 육류가 미래 식량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빌 게이츠는 최근 그의 블로그를 통해 “지금 이 육류 대용품을 통해 놀라운 맛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 맛이 미래 식량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확신했다.

인공 육류의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콩으로 만든 ‘콩고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대두를 원료로 해서 고기 맛을 내는 향료를 넣어 시중에 시판됐다. 그러나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하고 있는 식물성육류는 ‘콩고기’의 단점을 해결하고 있다.

비욘드 미트의 경우 대두콩과 완두콩, 아이란스란 식물을 사용해 거의 완벽할 정도의 닭고기 맛을 재현해내고 있다. 기존 닭고기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다. 치킨 햄버거, 치킨 샐러드 등에 넣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지구촌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식물성 인공육류 생산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인류의 단백질 섭취량이 급증하면서 기존 육류로는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소비자들의 단백질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덜 미치고, 또한 훨씬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식물성 육류 기술의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으들여지고 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