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명사’가 아니라, ‘동명사’

과학서평 / 인에비터블

미래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알고 싶어하지만, 미래는 쉽게 그 모습을 인간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미래학을 떠받치는 두 가지 기둥이 있다면 첫 번째 ‘절대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미래가 한 가지 절대 미래(THE FUYTURE)만 있다면, 굳이 나아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futures와 같이 복수로 쓴다.

두 번째 기둥은 미래는 사람이 계획하고 상상하면서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는 명언이 태어났다.

이런 면에서 미래학은 운명론이라기 보다 인간의 노력과 의지가 더 중요하다는 결정론에 가깝다.

그것이 다일까? 개인의 미래와 관련해서 사람들은 타고난 유전자에 따라 성격이나 외모 지능 등이 정해진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인간 유전자에는 이 같은 결정적인 정보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유전자 운명론’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후성유전학’이 나오면서 유전자가 다가 아니라는 과학적인 증거가 속속 나타난다.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선천적인 유전자 정보는 후천적으로 얼마든지 바뀐다. 할아버지가 먹은 음식에 따라 생긴 후천적인 유전적 특징이 손자에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그렇다면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어떨까? 미래예측은 지금 진행되는 ‘트렌드’, 문명의 거대한 흐름을 파악하고 그 흐름의 방향을 설명하는 것이다.

인터넷? 아직 시작도 안했다    

그런데 그 흐름은 어떻게 파악하나? 케빈 켈리(Kevin Kelly)는 12가지 법칙으로 미래를 예측했다. ‘인에비터블:미래의 정체’ (The Enevitable: Understanding The 12 Technological Forces That Will Shape Our Future)는 영어 원문제목에 나타나듯이 미래의 변화를 이끌어올 ‘기술적인 힘’을 다루었다.

케빈 켈리 저, 이한음 역 / 청림출판 값 18,000원 ⓒ ScienceTimes

케빈 켈리 저, 이한음 역 / 청림출판 값 18,000원

 

미래를 이끌어가는 핵심적인 기술로 사람들은 빅 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유전공학, 합성생물학 등 매우 다양한 기술분야를 나열한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인공지능을 꼽는다.

그러나 케빈 켈리는 변화하는 흐름의 ‘방향’과 그 흐름의 ‘성격’을 설명한다.

그는 기술적 힘을 ‘동명사’로 규정한다. 예를 들면 이렇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장은 ‘되어가다’(becoming)이다. 기술이 매일 새롭게 변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알기는 어렵다. 소프트웨어는 계속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다 새내기가 되어간다.

그런데 되어가는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주류에서는 코웃음을 쳤다. 1994년 타임은 ‘상거래를 하도록 설계되지 않았고 새로 유입되는 이들을 우아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뉴스위크도 뒤를 이어 1995년 2월 표제기사에서 ‘인터넷? 흥!’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미국에서는 제법 이름이 난 저자가 ABC 최고 경영진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영진들은 유명인사인 케빈 켈리의 말에 귀를 기울였지만, 무시했다. 세계적인 방송국에 비하면 ‘인터넷은 윙윙거리는 모기 한 마리’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공유되고 모든 것이 공짜라는 말이 도저히 불가능하게 들렸을 것’으로 저자는 설명한다.

“abc.com이 아직 등록되지 않았으니 당장 하라”는 조언도 코웃음으로 받았다. (현재 그 방송국 주소는 abc.go.com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은 과연 어디까지 왔을까? 인터넷은 아직 시작하기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주장한다. 2050년에 가서도 역시 사람들은 2016년에 중요한 것들이 아직 발명되지 않았음을 깨달을 것이라고 큰소리를 친다.

두 번째 힘은 ‘인지화하다’(cognifying)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를 인지화로 규정한다. 인지화 부분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구글이다. 2026년에 구글의 주력상품은 검색이 아니라 AI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이 구글 창에서 ‘부활절 토끼’를 검색하고 부활절 토끼 이미지에 클릭할 때, 사람들은 구글에게 부활절 토끼 모습을 반복해서 가르치는 것이다.

구글을 이용해서 검색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자가 보기에 사람들은 구글에게 인공지능을 가르치고 있다. 그것도 매일같이 무료로 자발적으로.

미래를 동명사로 예측하는 저자가 보기에 지금은 어떤 시기일까? 12가지 법칙의 마지막은 ‘시작하다’이다. 무엇을 시작할까? ‘오늘과 다른 새로운 미래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beginning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우리는 가장 경이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이 부분은 현재 시대를 보는 저자의 관점이 농축되어있다. 지금 이 시기는  ‘경이로운 시기’이다. 이 행성(지구)거주자들이 서로 연결되어 아주 거대한 하나가 된 최초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것은 지금 상상하는 것 보다 더욱 엄청나게 거대한 것으로 자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초마음(supermind)이며 인공지능을 넘어선 인공마음, 외계지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비활성 사물들에 작은 한 조각의 지능을 넣어서 활기를 띄게 하고, 그것을 엮어 기계지능의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수 십 억개에 이르는 자신들의 마음까지 하나의 초마음로 연결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시기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케빈 켈리에 따르면 지금 우리는 가장 놀라운 변화의 시작점에(In the beginning)와 있다.

나머지 9개 동명사는 다음과 같다.

흐르다(flowing), 화면보다(screening), 접근하다(accessing), 공유하다(sharing), 걸러내다(filtering), 뒤섞다(remixing), 상호작용하다(interacting), 추적하다(tracking), 질문하다(questio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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