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8

미국 환경정책 대반전 예고

민주당 하원 장악, 기후변화 역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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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진행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의석을 차지하면서 미국 환경정책 기조가 바뀔 전망이다.

9일 중간선거 개표가 99% 끝난 상황에서 민주당은 하원에서 28석을 늘린 223석을 차지해 과반의석인 218석을 넘어섰다. 지난 8년 간 공화당이 장악해온 하원의 주도권이 민주당에게로 넘어간 것이다.

지난 8년 간 미국의 환경과학정책은 하원의 영향권 아래 있었다.

공화당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상황에서 하원 과학위원회 라마 스미스(Lamar Smity) 위원장(공화당)은 그간 기후변화 정책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는 환경보호국(EPA) 업무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한편 “기후변화는 불필요한 우려를 자아내는 과학자들의 개인적 우려에 불과하다”는 등의 부정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미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8년 간 이어져온 공화당의 반 환경정책에 반전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미 하원의 총회 장면.   ⓒWikipedia

미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8년 간 이어져온 공화당의 반 환경정책에 반전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미 하원의 총회 장면. ⓒWikipedia

“과학위의 무너진 신뢰성 다시 회복해야”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일리노이 주 민주당 소속 빌 포스터(Bill Foster) 하원의원은 9일 ‘와이어’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에서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화석연료 산업을 적극 옹호해왔다”고 밝히고 “앞으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환경오염‧기후변화와 관련된 과학자들의 증언을 자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입자 물리학자였던 포스터 의원은 “에너지부 릭 페리(Rick Perry) 장관, 환경보호국 앤드류 휠러(Andrew Wheeler) 국장을 불러 그동안 해온 예산집행, 법규 제정 등에 대해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에디 존슨(Eddie Bernice Johnson) 하원의원은 당선이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각종 정책을 수행하는데 과학적인 데이터와 자료가 뒷받침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의 과학위원회는 그렇지 않았다”며 “무너진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 과학위원장의 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에디 존슨 의원은 또 “무엇보다 공화당 의원들에 의해 부인돼 온 기후변화(climate change)의 현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민주당 하원의원은 기후와 신재생에너지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 위원회는 오바마 정부 시절인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활동해오다 공화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로 그 기능을 잃어버렸다. 그러나 다시 활동을 재개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환경정책 전반에 반전이 예고되고 있다.

화석연료 산업 발전에서 규제로 전환 

현재 미 정부와 환경보호단체와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중이다. 비영리 단체인 PEER(Public Employees for Environmental Responsibility)는 환경오염을 조장하는 규칙을 시행한 스콧 프루잇(Scott Pruitt) 전 EPA 국장을 고발한 상태다.

제프 루크(Jeff Ruch) PEER 대표는 “현재 일부 민주당원들이 ‘그린 라이더스(green riders)’라 불리는 새로운 환경‧에너지 관련 법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간선거 결과를 지켜본 의회 관계자들은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환경오염 관련법,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환경변화에 의한 국지적인 피해 등과 관련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DC에 본부를 둔 참여과학자모임(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에서 과학&민주주의센터장을 맡고 있는 앤드류 로젠버그(Andrew Rosenberg) 씨는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과 가뭄, 폭우 등의 피해를 입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 구성될 과학위원회는 이 같은 재해 피해자들에게 그 진상을 규명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8년간 공화당이 장악해온 하원 과학위원회는 환경과학이 대우를 못받던 자리였다. 빌 포스터 의원은 “그동안 공화당 의원들은 환경보다 우주과학 등 다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초 변호사 출신인 EPA의 프루잇 국장(현재 사임)은 오바마 정부와는 정반대의 환경정책을 잇따라 발표해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지난 1월 과거 정부가 진행해 왔던 대기오염 방지 정책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석탄·석유등 화석연료 생산업계가 줄곧 반대해 왔던 것이다.

4월초에는 이전 정부에서 설정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이 ‘너무 높다’는 이유를 들어 폐기하기도 했다.

프루잇 국장을 통해 발표됐던 새로운 정책들은 대부분 생산업체를 대변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특히 과학적 연구 성과에 제한을 두겠다는 EPA 방침은 지난 48년 간 유지해온 환경정책 기반을 흔들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많은 과학자들은 관련 정책을 비난해왔다.

그런데 이번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이 장악함에 따라 그동안 반 환경정책을 고수해온 미 정책에 변화가 예고되면서 많은 과학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편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중간선거 과정에서 당선된 8명의 의원들이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아 새로 당선됐으며, 이전의 의원들을 합치면 모두 14명의 의원들이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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