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장소에서 절대로 얼굴을 마주하기 껄끄러운 두 사람의 관계를 일컬어 ‘물과 기름 사이’라고 말한다. 물이 기름과 만나면 서로 섞여 하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비유라고 할 수 있다. 물과 기름은 자연 상태에서 결코 섞이지 않는다. 하지만 요리하는 사람은 이 둘을 섞어 음식을 만들려는 시도를 해왔고 그 대표적 사례가 마요네즈다.
마요네즈는 식초와 식용유, 그리고 계란이 완전히 하나가 된 식품이다. 맥줏집에서 황태나 오징어 따위를 주문하면 이 안줏감을 찍어먹을 고추장을 내놓기도 하지만 간장 약간에 마요네즈, 잘게 썬 청량고추를 넣어 만든 양념장을 내놓기도 한다. 먹태나 황태를 쭉쭉 찢어서 여기에 찍어 먹으면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요네즈는 물에 초산 성분이 들어 있는 식초와 기름 성분이 식용유가 한 몸이 된 식품이다. 기름과 물은 하나가 될 수 없는데 어떻게 한 몸이 될 수 있었을까. 비밀은 계란 노른자에 포함된 레시틴(lecithin)에 있다. 레시틴이 물과 기름의 만날 수 있는 다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인간의 인문학적 상상력은 견우와 직녀를 일 년에 단 한 번, 칠월칠석에 오작교 다리를 만들어 만나게 해주었다. 자연의 섭리는 기름과 물이 늘 떨어져 있게 했지만 인간은 과학의 원리를 활용해 그들을 만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식탁에서 우리의 미각은 풍성해졌다.
레시틴은 인산, 콜린, 글리세롤의 에스테르와 두 분자의 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시틴의 종류는 지방산의 사슬 길이, 위치, 지방산의 불포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순수한 레시틴은 희고 부드럽지만 상업용 레시틴의 색깔은 갈색에서 연 노란색까지 다양하다. 점성도도 플라스틱부터 액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우리가 마요네즈를 포함해 각종 식품에 사용하고 있는 상업용 레시틴은 대부분 콩기름으로부터 얻는다. 여기에는 글리세리드의 혼합물이 포함되며 약 35% 정도의 중성 기름 성분이 들어 있다. 레시틴은 사료, 구운 제품과 즉석식품, 초콜릿, 화장품, 비누, 염료, 살충제, 페인트, 플라스틱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화장품에는 주로 습윤제로 쓰이지만 식품에서는 대표적으로 유화제로 쓰인다.
유화제는 오작교와 같은 역할을 한다. 유화제(乳化劑, emulsifier)는 기름과 물이 한 덩어리가 되도록 만드는 첨가물을 말한다. 마가린, 드레싱, 초콜릿, 아이스크림 등에 폭넓게 쓰인다. 물과 기름이 함께 들어 있는 가공식품의 상품라벨에 기재된 표시사항을 보면 어김없이 유화제란 말이 적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유화 현상을 이용한 식품인 마요네즈는 집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유화현상은 섭씨 16~18도 가량의 실온에서 가장 잘 일어난다. 식용유는 상온에 두기 때문에 여기에 냉장고에 있던 계란 가운데 노른자를 분리해 실온에 두었다가 물과 함께 섞어주면 된다.
여기서 유의해할 할 부분은 순서다. 소금 간을 약간 한 계란 물에 식초와 기름을 번갈아 가며 조금씩 넣어주면서 잘 저어주어야 한다. 식초를 너무 많이 넣어도 안 된다. 물론 기름도 처음에는 조금씩 넣어야 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려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넣은 식용유가 계란에 모두 흡수돼 유화현상이 일어나 굳기 시작한다. 유화되어 점점 굳는 것은 식용유 입자들을 레시틴이 둘러싸 꽉 차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식초를 넣으면 굳어진 것이 다시 부드러워진다. 계란 속에 갇혀 있던 작은 식용유 입자들이 식초로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시 블렌더 따위의 기구를 사용하거나 수작업으로 잘 섞어주면 식용유 입자 크기가 작아진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되풀이하면 마침내 5~15미크론(㎛) 크기의 미세 입자가 되어 고소한 향을 풍기는, 먹음직스럽고 걸쭉한 마요네즈가 완성된다. 이렇게 해 만든 마요네즈는 보관할 때 온도가 너무 낮으면 물과 기름 성분이 다시 분리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너무 차가운 온도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마요네즈는 식용유가 70%로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기름 성분은 공기와 만나면 쉽게 산화한다. 산화하면 산패가 일어나 맛과 냄새가 좋지 않게 된다. 먹을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상태의 마요네즈를 먹게 되면 인체 건강에도 좋지 않다.
만든 마요네즈는 유리용기나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두고 먹으면 된다. 병에 넣을 경우에는 공기와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랩 따위로 병 입구를 밀폐하는 것이 좋다. 튜브형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사용할 경우에는 짜낸 부분에 공기가 들어있지 않도록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기름 성분의 산화와 그에 따른 건강을 생각한다면 용량에 비해 싸다고 큰 사이즈의 마요네즈를 고르는 것은 건강 측면에서는 외려 나쁘다. 한두 달 안에 다 소비할 수 있는 크기를 고르는 것이 건강 과학을 고려한 현명한 소비 태도이다. 또 마요네즈가 고소하고 맛나다고 해서 많이 먹으면 곤란하다. 기름이 주성분인 마요네즈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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