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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조각 인형과 오토마타의 만남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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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섬세한 목각 인형

흙, 돌, 나무 등은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광범위하게 사용해온 미술 표현 재료로서, 주로 벽화나 조소(彫塑) 조형물 제작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 조소는 조각(彫刻, Sculpture)과 소조(塑造, Modelling 혹은 Molding)를 함께 아우르는 용어로, 재료를 깎고 새기거나 빚어서 입체적인 형상을 만드는 미술을 지칭한다.

조소의 표현 방법에는 환조(丸彫, Vollplastik)와 부조(浮彫, Relief)가 있다. 환조는 보통 3차원의 조형물로 모든 방향에서 관람할 수 있으며, 부조는 평면 재료 위에 높낮이가 있는 반(半) 입체적인 형상을 조각하는 기법으로 대개 한쪽 방향에서 관람하는 형식을 갖는다. 부조는 형상의 돌출 정도에 따라 다시 고부조(高浮彫)와 저부조(低浮彫)로 나누어진다. 특히 나뭇조각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예술 중 하나로 그 기원은 구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톰 해니 오토마타 작업 장면  Ⓒ Tom Haney

톰 해니 오토마타 작업 장면 Ⓒ Tom Haney

미국의 현대미술가 톰 해니(Tom Haney)는 전통성과 현대성을 결합한 목각 인형 오토마타를 통해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작가이다. 1962년 신시내티(Cincinnati)에서 태어난 톰 해니는 대학에서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후, 주로 TV 광고를 위한 무대, 소품, 모델, 미니어처 등을 제작하는 일을 했으며, 사진과 영화 촬영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그러던 중 기계장치로 움직이는 인형, 오토마타 예술에 매료된 톰 해니는 2000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오토마타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오토마타 작품 제작에서 수공(手工)과 수작업(手作業)을 선호하며, 주로 오래된 낡은 물건과 도구, 그리고 전통적인 조각 기술을 사용한다. 이에 대하여 그는 “현대와 과거를 다시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Home'

‘Home’ Ⓒ Tom Haney

톰 해니의 오토마타 인형은 대부분 목조각(木彫刻)으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하며, 마리오네트(Marionette) 인형과 흡사하게 얼굴, 목, 어깨, 팔, 손목, 다리, 무릎, 발 등에 움직임을 연출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관절 구조를 갖고 있다. 마리오네트는 관절마다 매달린 끈을 사람이 조종하여 움직임을 창조하는 역사가 깊은 인형극이다.

특히 톰 해니는 자신의 오토마타 인형의 두상(頭像) 제작에 폴리머 클레이(polymer clay)를 자주 사용하는데, 이 재료는 조각과 소조를 함께 병행하여 작업할 수 있는 독특한 성질을 갖고 있으며, 조형 작업이 끝나면 오븐에 구워 최종적으로 완성하고 채색을 한다.

'Retrofit'

‘Retrofit’ Ⓒ Tom Haney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 캐릭터라이징(Characterizing)은 톰 해니의 오토마타 작품에서 핵심적인 콘셉트이자 특징이다.

즉, 그의 작품은 기계운동의 구현을 뛰어넘어, 각 주인공의 개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다. 그는 이에 대하여 “삶의 장애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인내의 강조”라고 하였다.

그리고 인형 이외의 무대와 배경, 그리고 세트와 소품 등은 이러한 작품의 특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그의 작품에서 구동 기계장치 부분은 시각적으로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뮤직비디오 'Boxcar Fair'

‘Boxcar Fair’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 Tom Haney & Brock Scott

그리고 톰 해니는 2011년 실험적인 프로그레시브 포크록 밴드 리틀 타이비(Little Tybee)의 리더인 브록 스콧(Brock Scott)와 공동 연출로 사막에서 우연히 마법의 박람회를 만난 주인공의 여정을 따라가는 내용의 노래 ‘Boxcar Fair’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특히 ‘Boxcar Fair’ 뮤직비디오는 초 단위의 정교한 콘티를 기반으로 카메라 달리(Dolly)를 이용하여 중간에 컷이나 편집 없이 한 번의 테이크로 촬영되었다. <관련 동영상>

'Boxcar Fair'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

‘Boxcar Fair’ 뮤직비디오 촬영 장면 Ⓒ Tom Haney & Brock Scott

‘Boxcar Fair’의 뮤직비디오에서 톰 해니는 촬영에 필요한 오토마타 인형 5개와, 약 14미터 길이의 무대, 그리고 각종 세트와 소품을 만들었으며, 인형의 움직임은 4명의 인형 조종사가 담당하였다. 배경 미술은 비요크, 블랙 아이드 피스, 그린 데이, 오지 오스본 등의 유명 뮤지션들과 협업 작업을 한 바 있는 디자이너 램 배트(Ram Bhat)가 담당하였고, 제작 기간은 약 6개월이 소요되었다.

톰 해니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렉산더 칼더, 장 팅글리 등과 같은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을 밝힌 바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당대의 과학 기술과 다양하게 결합하여 예술의 지평을 확장한 작가들이다. 그리고 톰 해니 본인 또한 독창적인 오토마타를 통해 현대 과학융합예술의 영역을 새롭게 확장하고 있다.

  •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
  • 저작권자 2019.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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