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명화로 감상하는 베네치아 운하

<대운하에서 펼쳐지는 레가타>

운하는 내륙의 선박의 운항이나 농지의 관개, 배수를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수로를 말한다. 세계 최초의 운하는 기원전 2000년 경 건설되어 1380년에 완성된 나일강 유역의 운하다.

그 이후 그리스, 중국에서 만들어졌고, 영국, 독일과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운하의 이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운하 건설에 앞장서게 된다. 특히 해수면보다 낮은 땅이 전 국토의 25%에 달하는 네덜란드는 세계 최고의 운하 기술을 보유한 강국이 되었다.

운하를 통해 화물을 빠르고 편리하게 운송할 수 있었지만, 산업혁명 이후 철도가 화물 수송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면서 자리를 빼앗기게 되고, 운하의 가치가 감소하게 된다.

운하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된 계기는 운하의 기능이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이다. 운하의 기능이 극대화된 것은 대륙과 대륙을 이어주는 운하 덕분이다. 지중해 포트사이드와 홍해의 수에즈와 사이를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 대서양 연안 콜론과 태평양 연안의 파나마를 연결하는 운하, 중국 베이징과 항저우를 종단하는 경향 운하 등이 있다.

하지만 운하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단연코 베네치아 운하라고 할 수 있다. 베네치아 운하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3.8킬로의 작은 규모지만, 시가지를 둘로 나누어 흐르는 대운하를 중심으로 45개의 작은 운하와 연결되어 있다. 또한 운하 주변의 화려한 건물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735년, 캔버스에 유채, 117*186.

<대운하에서 펼쳐지는 레가타>-1735년, 캔버스에 유채, 117*186. ⓒ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베네치아의 대운하의 특징을 그린 작품이 카날레토의 <대운하에서 펼쳐지는 레가타>다.

화려한 건물들이 운하 사이에 갈라져 있고, 운하에는 수많은 곤돌라들이 떠 있다.

곤돌라에 타고 있는 남자들의 흰색 가면, 검은 어깨 망토, 삼각모자는 전통적인 축제 레가타 복장 도미노를 나타낸다. 레가타는 베네치아 축제 가간 중에서도 성모마리아의 정화 축일인 2월 2일에 열렸다.

운하에 수많은 개인용 곤돌라가 떠 있는 것은 축제 기간 중 열리는 곤돌라 경기 때문이다. 경주 코스는 동부 베네치아를 출발해서 대운하 전체를 따라 돈 뒤 운하의 갈림길인 볼타의 마키나에 도착하는 것이다.

화면 왼쪽 발코니에 붉은색 휘장으로 장식한 건물이 마키나이다. 팔라초 발미 옆에 해상 플랫폼에 세워진 마키나는 시상식이 열리던 곳으로, 건물 상단부에 공화정의 총독 알비세 피사니의 문장들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경기에서 이긴 사람이 마키나에서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화려하게 장식된 우승기와 상금을 받았다.

운하 주변의 작은 배들은 경주를 보기 위해 몰려든 구경꾼들의 배를 나타내며 거리의 많은 사람들도 경주를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이다.

정면 곤돌라에 서서 손으로 운하의 떠 있는 곤돌라를 가리키고 있는 사람들은 구경꾼들이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들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카날레토의 이 작품은 축제 기간 중에 관광객들이 베네치아 방문을 기념할 기념품으로 팔기 위해 그렸다.

 

-1740년, 캔버스에 유채, 181*260

<베네치아에 도착한 프랑스 대사의 환영식>-1740년, 캔버스에 유채, 181*260 ⓒ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 소장

베네치아 운하는 오늘날까지 교통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운하의 교통수단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카날레토의 <베네치아에 도착한 프랑스 대사의 환영식>다.

1726년 베네치아 공화국에 부임한 프랑스 대사 자크 빈센트 랑게는 곤돌라를 타고 대운하 따라 베네치아 권력의 6중심인 총독 관저 옆 피아체타에 광장에 도착했다.

베네치아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대운하를 따라 화려하고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 있으며, 피아체타 광장은 중요한 요인들이 베네치아를 방문할 때 의장행사를 펼쳤던 곳이다.

화면 전면에는 랑게가 타고 온 곤돌라가 서 있다. 금과 은으로 정교하게 장식한 곤돌라는 당시 예식용 곤돌라다. 후에 나폴레옹에 의해 모두 파괴되었지만 당시와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검은색의 수수한 곤돌라가 지금도 베네치아에 남아 교통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랑게 프랑스 대사는 줄 지어 있는 베네치아의 의원들과 앞에 제복을 입고 있는 사람들 행렬 가운데 있다. 제복을 입고 서 있는 인물들이 대사의 수행원을 나타낸다.

오른쪽에 있는 건물이 총독 관저다. 총독 관저는 베네치아 정부의 중심으로 귀족 정치를 상징한다. 베네치아의 귀족 정치 시스템은 15~16세기 베네치아 번영에 일조했다.

고딕과 비잔틴 양식의 건물 중앙 꼭대기에는 정의의 여신상이 서 있다. 정의의 여신은 법과 권력의 중심을 상징한다. 여신상 아래 의식용 발코니에는 베네치아를 상징하는 사자가 장식되어 있다.

총독 관저 발코니에 있는 사람들은 프랑스 대사의 도착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구경꾼들을 나타낸다.

화면 왼쪽 운하 어귀에 있는 건물이 세관이며, 세관은 통상 국가였던 베네치아의 영광을 상징한다. 그 옆으로 베네치아의 건축가 발다사르 롱게나가 바로크식으로 설계한 돔 천장건물이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이다.

이 성당은 흑사병이 물러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1687년에 완공되었으며 베네치아에서 가장 훌륭한 바로크 건축물로 꼽힌다.

화면 중앙에 두 개의 기둥이 서 있다. 한 쪽 꼭대기에는 날개 달린 사자의 조각상이 있으며, 다른 쪽 기둥에는 성 테오도르가 조각이 있다.

날개 달린 사자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 성 마르코를 상징하는 동물이며 성 테오도르의 유해가 베네치아에 있었기 때문에 기둥에 조각되었다.

기둥 뒤로 보이는 건물이 16세기 산소비노가 설계한 국립 도서관이다. 총독 관저의 위 하늘의 커다란 먹구름은 독립국가 베네치아의 암울한 현실을 암시한다.

카날레토가 이 작품을 제작한 시기는 18세기로 해양 무역 국가였던 베네치아의 전성기가 지난 후였다. 1797년 베네치아 총독이 나폴레옹에게 항복하면서 독립국의 지위를 잃게 된다.

카날레토<1697~1768>의 작품 대부분은 화려한 축제, 건축물, 운하 등 베네치아의 모습을 사진처럼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베네치아 풍경을 그린 그림은 베두타(경치, 풍경이란 뜻의 이탈리아 말로 도시 풍경을 상세하게 묘사하는 그림을 말한다) 방식이다. 카날레토는 베두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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