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드론, 재난지역 비상 통신망으로

로봇과 미래기술(4) 드론 기지국

지난 6월말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퀼라의 두번째 비행을 성공했다. 1시간 46분동안 시험비행을 했고 우리는 아퀼라의 효율성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성공적으로 모았다”는 글을 올렸다. 아퀼라(Aquila)는 태양광 에너지로 날며 공중에서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드론 프로젝트이다.

전세계 인터넷을 연결한다는 인터넷닷오알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아퀼라는 지난 2015년 첫 시험비행 중 착륙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으나 애리조나주 공군기지에서 이뤄진 두번째 비행은 매끄럽게 수행됐다. 454kg로 무척 가볍지만 날개 길이는 35미터에 달해 보잉 747보다 더 길다. 최저 시속 18km에서 최대 27km로 최대 90일간 비행할 수 있으며 레이저빔을 이용해 주변 100km 이내 지역에 초당 10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구글도 유사한 스카이벤더(Skybender)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스카이벤더는 태양광으로 구동하는 5G 인터넷 드론 서비스로 구글은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에서 시험 비행을 마친 바 있다. 밀리미터파 기술을 적용해 4G보다 최대 40배 빠른 데이터를 전송하는데 열기구를 띄워 인터넷을 제공하는 구글 룬 프로젝트의 또다른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대형 태양광 드론 아퀼라 프로젝트 ⓒ 페이스북

페이스북이 추진 중인 대형 태양광 드론 아퀼라 프로젝트 ⓒ 페이스북

글로벌 IT업계의 양대 산맥인 구글과 페이스북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세계 어느 지역에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에 따른 것이다. 아직 시험 비행 단계로 언제 어떻게 상용화할지는 미지수지만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얻으면서 초고속 통신망을 제공하는 드론 프로젝트는 아직도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40억명의 오지나 저개발국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하늘을 날면서 통신망 역할을 하는’ 드론의 가능성은 아퀼라, 스카이벤더 같은 거대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이미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산불, 수해, 태풍, 산사태 등 재난, 재해 지역에서 비상통신망으로 쓰는 드론 기지국이다. 재해가 발생하면 이동통신망 사용이 급증하지만 오히려 재해로 인해 통신망이 유실되거나 휴대폰 연결이 정상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임시 기지국 장비가 설치된 트럭을 현장에 급파하지만 비용이 만만찮을뿐 아니라 도로 시설이 파괴됐을 경우 무용지물이 되기도 한다. 로봇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허리케인 하비(Harvey)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미국 텍사스 지역의 경우 애런사스 카운티는 19개 이동통신 기지국 가운데 1개만이 정상 작동했으며 러프지오, 캘훈 카운티 등에서도 기지국 85%가 작동 중지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2011년 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NTT그룹의 통신망이 제기능을 못했다. 6700개 기지국 장비가 피해를 입었고 6만 5000개 통신용 전봇대가 파괴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드론을 날려 응급 상황에서 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도 효율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재난이 발생하면 접근이 원활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심각해지기도 하는데 이때 드론을 먼저 날려 재난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효율적인 구조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다.

KT가 지난 2015년말 평창에서 실시한 드론 기지국 모의실험 장면. ⓒ KT

KT가 지난 2015년말 평창에서 실시한 드론 기지국 모의실험 장면. ⓒ KT

미국 통신사 스프린트가 최근 드론을 미니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스프린트는 텍사스주 댈러스시 외곽에서 실험한 결과, 드론에 자체 개발한 매직박스 신호 송출기술을 적용해 반경 16평방킬로미터 내에 통신 신호를 보내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매직박스는 스프린트가 올초 선보인 통신신호 증폭장치로 신발  박스 정도 크기로 2.5Ghz 대역 내에서 4G LTE 서비스 품질을 제공한다. 스프린트는 재난 시는 물론 특별한 목적이나 행사가 있을 때 드론 기지국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KT는 앞서 지난 2015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경기장 상공에 드론 2대를 날려 가상 모의시험을 통해 드론 기지국 가능성을 타진했다. 열화상 카메라를 탑재한 드론 1대가 골절상을 입은 채 외딴 산기숡에 쓰러진 가상의 조난자를 찾는 사이 나머지 드론은 통신망이 마비됐다고 가정하고 자체 기지국으로 데이터 전송을 실시한다. 조난자 영상이 재난 관제센서 스크린으로 전송되고 센터는 현장 인근의 구조요원에게 출동 명령을 하달하면서 구조가 시작됐다. 임무를 마친 드론은 관제센터로 돌아와 원위치에 대기한다.

KT의 드론 기지국은 공공안전망 구축의 일환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지진, 해일, 원자력시설 파괴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 드론을 띄워 비상 통신망으로 활용하게 된다. 공공안전망은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경찰, 소방, 해경 등이 사용하는 통신망이 서로 달라 통합 지휘체계가 무너졌다는 비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구축되고 있다.

노스텍사스대 전기공학과 나무두리 교수가 구상 중인 드론 기지국 ⓒ IEEE스펙트럼

노스텍사스대 전기공학과 나무두리 교수가 구상 중인 드론 기지국 ⓒ IEEE스펙트럼

노스텍사스대학에서도 지난 2013년부터 MIT링컨연구소, 펜실베니아대학 등과 공동으로 드론 기지국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학 전기공학과 교수 카메시 나무두리(Kamesh Namuduri)는 드론에 휴대용 통신시스템을 연결해 최대 400미터 고도, 최대 2km의 거리를 비행하며 기지국 역할을 하는 드론을 개발했다. 지난 6월 텍사스 웍서해치에서 진행한 시스템 필드 테스트를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배터리인데 드론의 일반적인 배터리 수명은 약 30분으로 응급상황에서는 충분하지 않다. 이 경우 사이파이웍스 PARC(Persistent Aerial Reconnaissance and Communications)와 같이 테더링된 드론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도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재난시 분리 운영되는 통신망에 대한 반성이 이뤄지면서 드론 기지국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9.11 당시 뉴욕시는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이 붕괴되기 21분전에 경찰관과 소방관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는데 경찰관은 바로 대피했으나 통신망이 다른 소방관들은 대피 명령을 듣지 못해 큰 피해를 입었다.

일본에서도 이동통신 업체 KDDI가 지난 2월  재해로 휴대전화가 불통된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소형 기지국을 실은 드론을 날려 통신을 지원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 기지국의 전파를 중계하는 드론을 중심으로 약 1km 반경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KDDI는 현재 일본 주요 지역 10곳에 1대씩 드론을 배치했으며 1시간 비행으로 재해 직후 안부 확인 등의 용도를 구상하고 있다. 향후에는 드론을 몇차례 날려 시간을 연장하고 여러 대를 릴레이형식으로 구성해 멀리까지 전파를 중계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에 제출된 IBM의 드론 기지국에 대한 개념도 ⓒ 미 특허상표청, IP노믹스 재인용

미국 특허청에 제출된 IBM의 드론 기지국에 대한 개념도 ⓒ 미 특허상표청, IP노믹스 재인용

이밖에 IP노믹스에 따르면 IBM이 올 초 드론을 기지국으로 활용하는 ‘공중 무인기지국’ 특허(등록번호: US9363008)를 미 특허청에 등록한 바 있다. 지상 기지국이 먼저 모바일 기기 신호 세기를 모니터링해 통신 커버리지와 신호가 부족한 지역을 파악한 다음 필요지역에 송수신기와 중계기 등 통신 장비를 탑재한 드론을 보내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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