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1,2019

드론 운용 둘러싼 창과 방패의 싸움

드론 위협에 따른 대처 방안 마련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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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4일 예멘 반군이 드론(drone)을 이용해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의 핵심 석유 시설 2곳에 테러를 가했다. 예멘 반군이 사용한 드론의 단가는 우리 돈으로 2000만 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이 공격으로 세계 산유량 중 무려 5% 이상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기자 국제 유가는 16일 하루 동안 배럴 당 6.45달러가 올랐다. 이는 전일 대비 10% 이상 오른 것으로, 1991년 걸프 전쟁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세계 증시는 관련 주 하락으로 동시 급락했다.

 

드론은 이미 범죄 및 테러의 도구로 사용된 지 오래되었다. ⒸWikipedia

드론은 이미 범죄 및 테러의 도구로 사용된 지 오래되었다. ⒸWikipedia

드론이야말로 저렴한 비용으로도 상대방에게 대타격을 입힐 수 있는 효과적인 비대칭 전력이라는 점이 입증된 사건이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효과적인 드론 탐지 및 격추 수단이 부재하다는 데 있다. 기존의 방공 체계는 모두 유인 항공기와 미사일을 요격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 항공기와 미사일에 비해 훨씬 저공에서 고속으로 고기동 비행이 가능한 드론은 당장 탐지부터가 어렵다.

또한 기존의 방공 체계는 그 효과와 비용 면에서 드론 탐지 및 격추에 부적합한 부분이 많다. 그렇다면 드론을 어떻게 막아내야 할 것인가?

드론의 탐지 수단

우선 탐지 문제부터 선결되어야 한다. 현재 드론의 특성에 맞는 탐지 수단의 연구 개발 및 배치가 여러 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탐지 수단에는 무선 주파수(Radio Frequency, RF) 분석기, 음향 센서, 광학 센서, 레이더 등 크게 4가지가 있다.

이 중 무선 주파수 분석기는 드론과 조종사 간의 전파 통신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드론이 Wi-Fi를 쓰고 있을 경우 드론 및 조종사의 MAC 주소를 알아낼 수도 있다. 삼각측량법을 사용해 드론과 조종사의 위치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 이 방식은 비용이 저렴한 반면, 조종사 없이 자율비행하는 드론은 발견하기 어렵다.

음향 센서는 드론의 비행음을 듣고 그 방향을 알아맞히는 데 쓰인다. 그러나 탐지 거리가 짧고(300~500m), 소음이 심한 곳에서는 제대로 운용하기 어렵다.

광학 센서는 드론을 광학적으로 발견하는 것으로, 적외선 또는 열영상 야간 투시 장비와 결합하면 야간에도 운용할 수 있다. 감시자에게 드론은 물론 그 탑재물에 대한 시각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오경보율이 높고, 기상 상태가 나쁘면 탐지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레이더는 실로 고전적인 대공 감시 방식이다. 표적에 전파를 발사해 그 반사파를 보고 위치와 거리, 진행 방향과 속도를 알아내는 것이다. 제일 멀리까지 탐지할 수 있고, 탐지 정확도도 높으며 악천후에 상관없이 다수의 표적도 동시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소형 드론에 대해서는 탐지 능력이 나쁘고, 운용 난이도가 높으며, 전파 방해에 취약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일장일단이 있기에 드론 탐지에는 위 4가지 수단을 모두 섞어서 쓰는 것이 좋다.

드론의 요격 수단

비행금지구역에 무단으로 들어온 드론을 발견했으면 요격해야 한다. 요격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드론의 물리적 파괴, 비물리적 제압, 통제권 탈취가 있다.

개인화기 중 드론 격추에 제일 유리한 것은 산탄총이다. 다만 비교적 사거리가 짧고, 부수 피해가 우려되는 단점은 있다.  ⒸWikipedia

개인화기 중 드론 격추에 제일 유리한 것은 산탄총이다. 다만 비교적 사거리가 짧고, 부수 피해가 우려되는 단점은 있다. ⒸWikipedia

물리적 파괴 방법으로 제일 먼저 사람들이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총포나 미사일을 사용한 요격이다. 그러나 이런 무기들로 소형 드론을 격추하는 것은 의외로 어렵다. 개인화기 중 소형 드론을 상대하기에 가장 적합한 총포류는 넓은 범위로 다수의 산탄을 뿜어내는 산탄총이다. 다른 항공기들이 그렇듯이 드론 역시 엔진과 프로펠러가 사격의 제1목표가 된다. 이곳들이 망가질 경우 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헬리콥터형 드론의 경우).

그러나 총포의 사용에는 제약이 많이 따른다. 드론에 맞지 않은 총탄이 의도치 않은 부수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물을 발사해 드론을 격추하는 그물총, 레이저를 발사해 드론을 격추하는 지향성 에너지 병기 등이 총포의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좀 놀랍지만 훈련시킨 맹금류를 이용해 드론을 격추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개발한 레이저 병기인 전술 고에너지 병기. 부수 피해가 적은 드론 요격용 병기로 레이저 병기도 각광을 받고 있다. ⒸWikipedia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개발한 레이저 병기인 전술 고에너지 병기. 부수 피해가 적은 드론 요격용 병기로 레이저 병기도 각광을 받고 있다. ⒸWikipedia

비물리적 제압법은 보통 전자적 방식을 이용해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법들이다. 드론의 무선 조종 전파를 방해해 조종사가 더 이상 조종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 드론의 항법용 GPS 신호를 교란해 목표로 날아가지 못하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

통제권 탈취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드론의 무선 조종 주파수를 탈취해 기만 조종 신호를 보내서 드론을 방어측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는 것이다. 지난 2011년 이란도 미군 무인기의 통제권을 탈취해 자국 영토 내에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드론의 탐지 수단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요격 수단들도 모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여러 수단들을 섞어 시스템으로 구사된다. 아울러 다양한 탐지 수단과 요격 수단을 묶어 시스템 패키지 형식으로 설치하는 방위 산업체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드론을 사용한 공격자 측에서도 이러한 탐지 및 요격 수단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대의 드론을 집단(swarm) 운용해 방공망을 돌파하는 기초적인 것에서부터, 전자적 및 물리적 대응책을 구사하는 수준 높은 방식까지 구사되고 있다.

이에 드론의 활용이 늘어날수록 범죄와 테러 용도의 드론 이용은 물론, 드론 운용을 둘러싼 창과 방패의 싸움 역시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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