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동계올림픽 훈련, ICT도 한 몫

여기는 평창(3) 가상현실 및 3D 프린팅 활용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우리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담금질을 위해 오늘도 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

무조건 달리거나 역기를 들어 올리는 것이 전부였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의 훈련 방법은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체계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봅슬레이 썰매의 공기유동 해석 결과 ⓒ Altair

봅슬레이 썰매의 공기유동 해석 결과 ⓒ Altair

이제 개막일까지 60여일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그동안 태극전사들은 어떤 훈련을 수행하며 올림픽을 준비해 왔을까. 종목 별로 진행했던 훈련 방법들을 찾아서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평창 올림픽 훈련 과정

이번 평창 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가 ICT에 강한 국가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인지 올림픽 기간 중 선보일 첨단기술들에 대해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 훈련과정에 활용된 ICT 기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수많은 ICT 기술 중에서도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가상현실(VR)이다. 특히 스키나 스노보드처럼 활강 시 세밀한 균형 감각이 요구되는 종목들은 훈련과정에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이미 상당한 훈련성과를 거둔 스키 대표팀의 관계자는 “선수들이 자신의 미세한 움직임에도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가상현실 시스템에 상당한 만족감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현장에서 훈련을 할 수 없는 날에도 몰입감을 높여 실제 훈련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 속 스키는 경사면을 내려가는 활강효과를 제공하기 위해 금속판을 이용하는데, 이 금속판에는 발의 하중과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은 마치 현장에서 훈련하는 것처럼 활강을 체감할 수 있다.

스키의 가상훈련 시스템 ⓒ 특허청

스키의 가상훈련 시스템 ⓒ 특허청

이 가상현실 시스템은 크게 디스플레이에서 보여 지는  활강 코스에 따라 선수가 최적의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모의 활강 훈련 시스템’과 실제 슬로프에서 취하는 스키 자세를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상에서 비교 분석하여 올바른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에 봅슬레이나 루지 같은 슬라이딩 종목은 무엇보다 속도에 주안점을 둔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슬라이딩 종목들은 시속 120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출발 구간부터 기록을 단축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슬라이딩 종목 대표팀은 출발 구간의 기록 향상을 위해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의 연구기관인 한국스포츠개발원과 손을 잡았다. ICT 기반의 초고속 촬영기술을 적용하여 출발 구간부터 속도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진행한 것.

한국스포츠개발원의 관계자는 “초고속 촬영기술을 통해 선수별 기술 및 동작에 대한 정밀분석을 할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훈련 과정에서 촬영한 영상과 분석 결과는 실시간으로 선수와 지도자에게 전달되어 즉각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주행 자세와 무게 중심을 잡는 훈련은 물론, 초고속 촬영을 통해 확보한 동작분석 데이터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실시하여 지금도 선수들의 기록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외에 아날로그 기술도 성적 향상에 한 몫

스키나 봅슬레이 등이 가상현실 및 초고속 촬영 기술을 통해 균형감각을 유지하고 구간 가속을 하는 훈련을 수행했다면, 스키점프의 경우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최적의 자세를 잡는 훈련을 해 온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출발 지점에서 빠르게 내려와 도약대를 박차고 날아오른 다음 100m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스키점프는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록 향상의 핵심이다.

특히 평창의 스키 점프 경기장은 바람이 유난히 강한 장소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메달 색깔을 구분하는데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서울대와 공동으로 최적의 스키점프 자세를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실제 대표 선수의 공중 자세를 3차원으로 정밀 촬영한 뒤, 이를 3D 프린터로 4분의 1 크기 모형을 만들어 최적의 자세를 분석한 것.

컬링의 성적은 마찰력을 얼마나 조종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 경기도청

컬링의 성적은 마찰력을 얼마나 조종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 경기도청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의 연구원은 “구부린 자세의 각도가 어느 정도일 때 비거리가 좋은지, 또는 다리를 얼마나 벌렸을 때가 가장 멀리 날 수 있는지를 측정하여 최적의 자세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평창 동계올림픽의 훈련 과정에는 디지털 기술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기술도 기록 단축을 위해 한 몫을 할 예정인데, 특히 마찰력을 이겨내기 위한 연구는 설상(雪上)과 빙상(氷上) 종목 선수들의 훈련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설상 종목의 장비는 구조상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선수들은 기록 단축을 위해 파라핀 성분의 왁스를 스키나 스노보드에 발라 마찰력을 줄이는 것이 관건인데, 이에 대해 국내 연구진은 최적의 왁스 조성비를 연구하여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빙상 종목의 경우는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컬링이 마찰력과 가장 밀접한 종목이다. 컬링은 빗자루 모양의 솔을 이용하여 빙판을 닦으면서 스톤의 진로와 속도를 조절하는 스위핑(sweeping)이 바로 마찰력을 조종하는 핵심 동작이기 때문에, 최적의 스위핑 동작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선수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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