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최근 러시아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불허하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2주전 스위스 로잔에서 열렸던 집행이사회를 통해 IOC는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
이유는 간단했다.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조직적인 도핑(doping) 파문을 일으켰기 때문. 투명하고 정정당당한 승부를 강조하는 올림픽 정신을 지키기 위해 IOC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도핑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DCC는 IOC 공인 받은 도핑 분석기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선수들의 도핑 검사를 전담하게 되는 기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하의 도핑컨트롤센터(DCC)다. 올림픽 선수촌이 개장되는 내년 2월 1일부터 이곳에서는 선수들의 소변과 혈액을 대상으로 도핑의 흔적을 찾는 분석이 시작된다.
DCC는 IOC의 공인을 받은 도핑 분석기관이다. 현재 전 세계 25개국에서 28개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1988년에 열렸던 서울올림픽 100m 달리기 결승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벤 존슨(Ben Johnson)’ 선수의 도핑 사실을 밝혀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1988년 당시에도 도핑 규정은 나름대로 엄격했지만, 지난 2014년에 열렸던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가 국가 주도로 도핑을 추진했던 사실이 밝혀지자 IOC는 이후 개최된 리우 하계올림픽부터 도핑 검사 규정을 훨씬 더 까다롭고 엄격하게 만들었다.
시료 분석 과정만 까다로워진 것이 아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소치 동계올림픽의 도핑 스캔들 이후부터 WADA 자체적으로 수사권을 지닌 조사부서 및 내부 고발제도를 운영하면서 도핑과 관련된 일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챙기고 있다.
또한 올림픽 기간 중에는 WADA 직원이 도핑 분석실에서 내내 상주시키도록 하거나, 도핑 센터에 이른바 ‘스파이 시료’로 불리는 테스트용 시료를 분석 대상 시료와 함께 보내서 개최국에서 운영하는 도핑 기관의 분석 능력을 몰래 시험해 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DCC에서 도핑 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시료는 소변”이라고 밝히면서 “근육량을 키우는 남성호르몬 계열의 약물들은 소변에서 대부분 검출되는데, 이 때 소변 속 물질들의 정확한 성분을 알고자 한다면 질량을 분석하는 기기로 검출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DCC가 공개한 도핑 검사과정을 살펴보면 속도가 빠른 질량분석기로 선별한 다음, 이 중에서 의심스러운 시료를 골라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시료 속에서 의심스러운 물질이 검출되면 정확도가 높은 첨단 질량분석기로 다시 확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변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시료로는 혈액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성장호르몬과 같은 물질은 혈액에서만 검출되는 도핑 약물이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 DCC 측의 설명이다.
DCC의 관계자는 “전체 선수들 중에서 15% 정도는 항체를 이용한 혈액검사 방법을 사용한다”라고 설명하며 “마라톤이나 수영 등 지구력이 필요한 종목의 선수들에 대해서는 혈액검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핑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바꿀 새로운 방법도 등장
도핑 분석 방법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게 된 이유는 그만큼 도핑 수법이 나날이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올림픽 때만 하더라도 금지약물은 40여 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350여 종이 넘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체내에 존재하는 단백질과 유사하거나 성분이 같아서 검출이 어려운 단백질 약물에 의한 도핑을 찾아내는 것이 DCC의 지상과제가 됐다. 대표적으로는 성장호르몬인자나 적혈구생성인자, 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등 지구력이나 근력을 강화시켜 주는 약물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같은 추세에 적응하기 위해 DCC 연구진은 최근 새로운 분석 기술을 확보했다. 항원 및 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표적으로 삼는 단백질 약물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해당 성분을 정제하는 기술이다. 만약 선수의 소변에 금지되어 있는 단백질 약물이 포함되어 있다면 항체에 붙잡혀 나오게 되는 것이 새로운 도핑 검사 기술의 원리다.
DCC의 관계자는 “단백질 약물을 검사하는 방법은 시료를 전 처리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도 필요 없다”라고 언급하며 “이 기술을 통해 KIST의 DCC는 인슐린 및 유사 물질 검출 분야에서 WADA의 기준을 충족시킨 공인기관으로 인정받았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약물 분석에만 대처한다고 해서 도핑 검사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는 시대의 변화가 너무 빨라지고 있다. 도핑이라는 개념 자체를 바꿔 버릴 새로운 방법들이 하나둘씩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뇌 도핑’과 ‘기계적 도핑’의 등장이다.
뇌 도핑이란 전극으로 뇌의 특정한 부위를 자극했을 때 운동선수의 경기 능력이 향상되는 방법이다. 아직 도핑 기법의 하나로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스노보드 협회가 스노보드 점프 선수를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뇌 부위에 직류 전기 자극을 받은 선수들의 점프력과 균형 감각이 70~80%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도핑 기법인 기계도핑은 이미 스포츠 분야에서 금지되어 있는 항목이다. 이 기법은 최근 열렸던 사이클 경기에서 근육이 아니라 기계의 힘으로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이 장착된 사이클이 발각되면서 주목을 끌게 됐다.
이 같은 현실에 대해 WADA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서는 지구력을 높이기 위해 수혈을 하는 기상천외한 도핑 기법이 동원되고 있다”라고 우려하며 “각 분야의 주요 선수들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신체의 변화를 검사하는 ‘선수 생체여권제도(Athlete Biological Passport)’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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