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0,2019

대장암 치료할 면역 표적 찾았다

대장암 면역 회피 메커니즘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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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세포 공격 받는 암세포 ⓒ 게티이미지

T세포 공격 받는 암세포 ⓒ 게티이미지

미국에서 대장암은 남녀 모두 사망 원인 3위인 암이다. 그동안 암 치료법이 많이 발달했는데도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2%에 불과하다.

최근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PD-1 억제제(inhibitors) 등을 쓰는 면역관문 억제 치료법(checkpoint therapy)이 대표적인데 대장암은 이런 치료법도 잘 듣지 않는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의대(MUSC)의 리 쯔하이 교수팀이 대장암의 면역 회피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새로운 면역치료 표적도 찾아냈다. 연구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학술지 ‘캔서 리서치(Cancer Research)’ 최근호에 실렸다.

20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연구팀은 PD-1(Programmed cell death protein 1) 단백질이 붙어 있는 T세포(면역세포) 표면에서 GARP라는 다른 단백질을 찾아냈다.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데 고리처럼 이용하는 게 바로 PD-1이다.

암세포 표면의 PD-L1이나 PD-L2 단백질이 T세포 표면의 PD-1과 결합하면 그 T세포는 공격 능력을 상실한다. 요즘 주목받는 PD-1 억제제는, T세포의 발목을 잡는 암세포의 속임수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암세포와 T세포 간 공방의 이면에는 면역체계의 역설적 균형이 깔려 있다. 암과 같은 질병에 맞서 인체를 보호하는 ‘선한 얼굴’과 과민반응을 일으켜 자기 조직을 공격하는 ‘악한 얼굴’ 사이의 균형이다.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이 억제된 상태를 ‘면역 관용(immunological tolerance)’이라 하는데, 암세포가 T세포 공격을 피하는 데 이용하는 것도 면역 관용이다.

보통 T세포는 암세포를 찾아내 공격하지만, Tregs로 통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는 자기항원에 대해 면역 관용을 유지한다. 암세포는 주변의 Tregs를 늘려 다른 T세포의 공격을 피한다.

그러면 암세포가 면역체계를 속이는 상황과 진짜로 면역 관용이 필요한 상황을 Tregs는 어떻게 구분할까. 이 부분이 바로 미스터리였다.

그러던 중 Tregs 표면의 GARP 수용체를 차단하면 면역 관용이 약해지고 대장암 성장도 억제된다는 걸 생쥐 실험에서 확인했다. 실제로 대장암이 생긴 생쥐에서 Tregs의 GARP 수용체를 제거했더니 종양의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다. 이 상태에선 Tregs가 대장으로 이동하는 것도 억제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런 GARP 수용체의 차단 효과가 대장에서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험 결과 피부 등 다른 부위에선 종양 크기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리 교수는 “특히 조절 T세포 표면에 있는 GARP 수용체가 면역 관용에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장의 암세포가 면역체계의 공격을 피하는 데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regs가 대장으로 이동하는 걸 암세포가 어떻게 제어하는지 연구하다가 알아낸 게 TGF-베타(베타 전환성장인자)의 숨겨진 작용이다. GARP와 함께 Tregs의 이동을 제어하는 게 TGF-베타였던 것이다.

이 부분은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Tregs 이동 신호를 차단하면 암세포의 위장술에 가려졌던 면역체계의 ‘공격 본능’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미 Tregs의 표면에서 CD103라는 ‘후보’ 단백질을 찾아냈다.

리 교수는 “Tregs 표면에 발현한 GARP가, 다른 세포가 분비하는 TGF-베타를 포집하면 CD103의 발현 도가 높아지면서 마치 우편번호처럼 Tregs를 대장으로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장암 환자는 TGF-베타 수위가 높고, 이것이 Tregs의 발현 도를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게 PD-1 억제제가 대장암에 잘 듣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일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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