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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라운지] 뇌 반응 차이를 이용해 개인 식별

오샹(Auchan)은 900개 넘는 점포를 운영하는 프랑스 최대 대형마트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신용카드 인증 단말기 같은 곳에 손가락을 갖다 대기만 해도 저절로 결제가 된다. 신용카드나 비밀번호는 물론 사인도 필요 없다. 그 비밀은 바로 손가락 정맥인증 기술에 숨어 있다.

정맥인증이란 개인별로 고유한 정맥 패턴을 추출해 개인을 식별하는 기술이다. 정맥 속 헤모글로빈이 근적외선을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한 것인데, 손가락의 정맥 패턴은 배아단계에서 결정돼 평생 동일하게 유지된다. 타인이 동일한 정맥 구조를 가질 확률은 약 1억분의 1로서, 동일인도 10개 손가락마다 전혀 다른 패턴을 가진다.

미국의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개인마다 다르게 생긴 귀 모양을 이용한 생체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스마트폰에 귀를 갖다 대면 탑재된 센서가 자동으로 귀 모양을 읽어내 잠금을 해제하는 기술이다. 또한 인터넷기업 야후에서는 귀 뿐만 아니라 주먹, 손바닥 등의 신체 부위를 인식할 수 있는 ‘신체지문(bodyprint)’ 시스템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핀테크 및 사물인터넷 등의 ICT 산업이 확대되면서 지문을 포함한 각종 생체 인증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홍채, 망막, 얼굴, 심박수 등 지문처럼 개인마다 다른 신체 일부의 고유한 특성을 인식하는 기술이 이미 등장했다.

최근 사람마다 다른 뇌 반응 차이를 이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뇌문(brainprint)’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화제다. ⓒ morgueFile free photo

최근 사람마다 다른 뇌 반응 차이를 이용해 개인을 식별하는 ‘뇌문(brainprint)’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화제다. ⓒ morgueFile free photo

그런데 최근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뇌문(brainprint)’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화제다. 특정한 단어나 이미지를 보여주면 개인마다 뇌의 반응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FBI’, ‘DVD’ 등의 단어나 피자 조각 혹은 유명 연예인 등의 사진을 보여주고 뇌전도 헤드셋으로 뇌 반응을 측정할 경우, 개인의 뇌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 기술의 원리다.

이 기술이 일반인에게 최초로 알려진 것은 2009년 크리스마스 때 발생한 노스트웨스트항공 여객기의 폭파 기도 사건 직후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해 미국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속옷에 폭발물을 감추고 항공기에 탑승한 나이지리아 국적의 테러범이 폭발 테러를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것.

미국 보안당국의 테러감시망을 무력화시킨 이 사건이 발생하자 미 교통안전국(TSA)에서는 이스라엘의 ‘WeCU 테크놀로지’라는 회사와 함께 ‘마인드-리딩(mind-reading) 시스템’, 다시 말해 뇌문 기술로 공항 보안검색의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즉, 공항의 승객 대기실을 개조한 다음 테러리스트 그룹들만이 알 수 있는 기호나 표시 등을 보여주면서 스캔기를 통해 승객들의 머릿속 반응을 살펴본다는 것. 공공장소에서 갑자기 낯익은 모습을 보게 되면 뇌가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게 되며, 그 같은 뇌의 반응은 속일 수 없다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미국 보안당국은 이 기술을 도입하게 될 경우 동시에 수명씩 검색이 가능해 공항의 보안검색 혼잡도를 줄이는 장점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의 출현으로서 인권 침해 여지가 있다는 반대 여론에 부딪혀 이후 이에 대한 언급은 유야무야 되었다.

100% 정확도로 개인 식별에 성공해

그런데 이 기술에 대한 연구를 추진해 최근 놀라울 정도의 발전을 이룬 연구진이 있다.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빙엄턴캠퍼스의 사라 라즐로 박사팀이 바로 그 주인공. 지난달 21일자 ‘허핑턴포스트US’ 지의 보도에 의하면 라즐로 박사팀은 자체 제작한 뇌문 프로그램을 이용해 100%의 정확도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실험 자원자 50명에게 뇌전도 헤드셋을 착용시킨 다음 할리우드 영화배우 앤 해서웨이와 피자 한 조각 등 자체적으로 선정한 이미지 500개를 보게 하면서 뇌 활동을 기록했다. 그 같은 이미지에 대한 뇌 반응을 기초로 각자의 뇌문을 만든 후 개인의 식별 인증에 이용한 결과, 100%의 정확도로 각 실험 참가자를 가려냈다는 것.

이 기술이 실용화될 경우 은행 거래는 물론 각종 인터넷 상거래도 비밀번호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마다 관리하는 각종 비밀번호가 많아지고 비밀번호가 점점 더 길어지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인 셈이다.

이 기술의 또 다른 장점은 지문이나 홍채 같은 생체 정보와는 달리 마음대로 ‘리셋’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자신의 지문을 악의적으로 도용할 경우 대처 방안이 마땅치 않다. 지문이나 홍채의 경우 도난당했다고 해서 새롭게 만들 수 없다.

하지만 뇌문은 다시 ‘리셋’ 시키기만 하면 된다. 새로운 이미지에 반응할 때마다 뇌문은 그에 따라 새롭게 ‘리셋’ 되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빅브라더의 출현을 염려하는 일부 비평가들의 염려를 극복하고 과연 ‘리셋(실용화)’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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