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도 만들어 주는 3D 프린팅

의료 분야 적용 활발…4D는 미래기술로 주목

융·복합 의료기술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3D 프린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보는 행사인 ‘융·복합 의료기술 3D 프린팅 심포지엄’이 지난 28일 신촌에 위치한 연세암병원에서 열려 관심이 모아졌다.

연세의료원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복합 시스템의 도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상황에서, 의료 분야에도 3D 프린팅 기술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들이 모아져 마련되었다.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3D 프린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보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의료 분야에 적용되는 3D 프린팅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해 보는 행사가 개최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4D 프린팅은 3D 프린팅 기술의 미래

‘의료기기의 4D 프린팅을 위한 형상기억 고분자’라는 주제로 기조 발제를 맡은 성학준 연세의대 의학공학과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의 미래라 할 수 있는 ‘4D 프린팅’의 개요와 소재를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고 발표를 진행했다.

3D 프린팅은 알려져 있다시피 2차원인 평면에 공간이란 축을 더해서 입체적으로 어떤 물건이나 형상을 그대로 찍어내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4D 프린팅이란 3D로 프린팅 한 물체가 스스로 변형하여 사용자가 의도하는 결과물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3D 프린터로 출력한 결과물이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고 열이나 공기 같은 외부 요인을 활용하여 형태가 달라지도록 만드는 출력 방법인 것.

체온과 체형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4D 깁스(gips) Ⓒ dezeen

체온과 체형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는 4D 깁스(gips) Ⓒ dezeen

기존의 3D 프린팅 제작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모델이 되는 대상을 복사하듯이 그대로 출력하여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4D 프린팅은 다르다. 변형이 가능한 특수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출력한 결과물의 모양이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온도 변화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는 형상기억 소재를 4D 프린팅 재료로 사용했을 경우,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출력했을 때와 온도를 높인 상태에서 출력한 결과물은 전혀 다른 모습을 갖게 되는 것이다.

성 교수는 “비단 온도뿐만이 아니다. 압력이나 습도처럼 소재 변형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因子)가 존재하는 한 4D 프린팅으로 출력한 결과물은 언제든지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하며 “최근 들어서는 온도에 대한 반응이 빠른 ‘형상기억 고분자(SMP)’가 생물의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라고 전했다.

눈과 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3D 프린팅

2부 세션에서는 의료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3D 프린팅 현황이 주로 소개되었는데, 가장 주목을 끈 주제는 3D 프린팅으로 출력한 ‘눈’과 ‘귀’에 대한 발표였다.

‘의안(義眼) 3D 프린팅’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윤진숙 연세의대 안과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하여 생산 과정을 간소화하면서도 정교한 의안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대한안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의안 착용이 필요한 환자는 약 6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의안을 착용하고 있는 환자는 4만여 명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의안 제작의 경우 과거에는 숙련된 경험과 정교한 기술을 가진 의안사가 일일이 깎고 다듬고 채색하여 만들었다. 따라서 의안사의 숙련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질 수 있으며, 제작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윤 교수는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고자 의안 모형을 3D 데이터로 생성한 후, 프린터로 생체수지 소재를 출력하면 기존의 수작업과 달리 빠른 시간 내에 제작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만약 의안이 손상되었거나 분실되었을 시, 저장된 3D 데이터를 이용하여 빠르고 일관성 있게 다시 제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오는 2020년까지 시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위한 시험을 진행하고, 기술 이전 기업의 우수제조관리기준(GMP) 확보와 시제품 양산 기술 확보를 돕는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윤 교수는 “3D 프린팅을 이용한 의안 제작 기술로 의안을 필요로 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 바란다”며 “높은 품질의 의안과 이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공공 의료 서비스의 고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의안(상)과 소이병 환자의 대체용 귀(하) Ⓒ 연세의료원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의안(상)과 소이병 환자의 대체용 귀(하) Ⓒ 연세의료원

눈에 이어 귀에 적용하는 3D 프린팅 기술 현황을 소개한 윤인식 연세의대 성형외과 교수는 특히 귀처럼 연골로 이루어져 있는 연조직의 성형외과적 상황을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윤 교수는 “성형외과에서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임플란트를 제작하는 것은 주로 티타늄 합금을 사용하는데, 그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하지만 연골이나 연조직 부분에는 생분해성 고분자 화합물 기반의 3D 프린팅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귀에 적용하는 3D 프린팅 기술의 대표적 사례는 ‘소이증’이다. 소이증은 태아 단계에서 귀의 발달이 덜 이뤄져 귀가 아예 없거나 아주 작게 태어나는 선천성 기형 질환이다. 보통 6000명 중 1명꼴로 이런 기형이 발생하지만,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3000명 중 1명꼴로 발생률이 조금 더 높다.

윤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즘은 3D 프린팅을 이용한 귀 재건 연구가 활발한데, 정상인 반대쪽 귀를 스캔하여 3D 프린팅으로 귀의 틀을 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3D 프린팅을 이용한다고 해도 귀 재건 수술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은 기존의 방법처럼 자가 연골로 제작한 틀을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제작한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말한다면 수술과 3D 프린팅 기술이 융·복합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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