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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발생 억제하는 미생물 발견

남세균 증식 제어 물질 생산…상업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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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서 녹조가 빨리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녹조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녹조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었다

녹조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됐다 Ⓒ 위키피디아

국립생물자원관은 녹조 현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세균(cyanobacteria)과 공생하는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의 관계자는 “이 새로운 미생물을 활용하면 여름철에 급증하는 녹조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남세균이란 ‘남조류(blue-green algae)’를 뜻한다. 남조류라 불렸던 이유는 이 미생물을 일종의 녹색식물인 진핵생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는 원핵생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독립된 세균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 학계의 전반적인 흐름이다.

녹조 일으키는 미생물과 공생하는 미생물 존재

녹조(綠潮) 현상은 남세균의 대량 증식으로 인하여 물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질소와 인 등 무기 영양염류의 농도가 높아진 호수나 유속이 느린 하천에 일조량이 늘어나고 수온이 올라가게 되면, 남세균이 활발한 광합성 활동을 통해 대량 증식하면서 발생하게 된다.

이들 개체 수가 급증하게 되면 물속으로 전달되어야 할 햇빛이 차단되고 이에 따라 산소 공급까지 줄어들어 수중 생태계가 파괴된다. 물고기나 조개 같은 수중 생물들이 집단 폐사하는 것은 물론, 녹조가 핀 물은 식수나 농업용수로도 사용이 어렵다.

국립생물자원관과 중앙대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진은 남세균이 증식하는 이유에 대해 환경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남세균과 공생하는 미생물이 존재하고, 서로 간에 물질교환과 같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증식을 도울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것.

이에 ‘공생미생물 상호작용 기반의 남세균 생장조절 유용성 탐색’이라는 주제의 연구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되었고, 그 결과 남세균과 공생하는 신종 미생물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생 중인 남세균(빨간색 화살표)과 신종 미생물(초록색 화살표)의 현미경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공생 중인 남세균(빨간색 화살표)과 신종 미생물(초록색 화살표)의 현미경 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생물자원관의 관계자는 “남세균과 공생하는 미생물을 분리하기 위해 한강과 대청호, 왕송저수지 등 전국의 8개 현장에서 시료를 확보하여 분석했다”라고 전하며 “분석 결과, 모든 시료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microcystis aeruginosa)’라는 남세균과 리조비움 속(rhizobium) 및 슈도모나스 속(pseudomonas)에 속하는 공생 미생물을 발견했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확보된 시료의 미생물 중 1종이 새로운 속인 암니모나스(amnimonas)에 속하는 신종 균주임을 확인했다. 암니모나스는 강물에서 발견된 생물체라는 의미를 갖는 속명으로서, 한강 행주대교에서 확보한 강물 시료에서 분리했다.

처음 암니모나스를 분리하여 분석할 때만 해도 계통학적으로 퍼루시디바카(Perlucidibaca) 속이나 파라퍼루시디바카(paraperlucidibaca) 속과 가장 가까운 관계로 판단했다. 하지만 유전자 염기서열 및 화학계통학적 특성이 달라서 새로운 속으로 인정되었다.

공생 미생물은 남세균 생장의 촉진과 저해에 모두 관여

공동연구진이 전국 8곳의 현장을 돌며 채취한 샘플에서 찾은 결과는 신종 미생물이 항상 남세균의 증식을 돕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연구진은 이 신종 미생물이 ‘루미크롬(lumichrome)’이라는 물질의 생합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루미크롬은 조류(algae) 등의 성장을 낮추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론대로라면 신종 미생물이 루미크롬 합성을 통해 남세균의 생장을 저해하는 과정에도 관여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루미크롬의 분자식 구조 Ⓒ 위키피디아

루미크롬의 분자식 구조 Ⓒ 위키피디아

다음은 이번 연구과제에서 실무를 담당한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의 박혜윤 연구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글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루미크롬이라는 물질을 대량 생산해 녹조가 발생한 곳에 뿌리면 증식을 억제시킨다고 이해하면 되는지.

그렇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변수가 많이 있다. 특히 루미크롬이라는 물질 자체가 이스라엘의 과학자들에게 발견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때문에 안전성 측면에서 밝혀진 사실이 많지 않다.

- 그렇다면 앞으로의 연구계획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루미크롬의 유해성 여부 및 최적 농도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유해성이 없다 하더라도 신종 미생물이 어느 정도의 루미크롬을 생산해야 녹조 억제의 효과적인 비율이 될 수 있는지 등은 반복적인 실험을 통해서 확보할 계획이다.

- 그렇다면 남세균과 신종 미생물인 암니모나스는 공생 관계라기보다는 기생 관계 인지.

암니모나스가 생산하는 물질인 루미크롬만 놓고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이 신종 미생물이 생산하는 물질들 중에는 루미크롬 외에도 남세균의 생장을 촉진하는 물질들도 들어있다. 따라서 그 비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해서 억제 물질을 많이 생산하면 녹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자연적으로는 남세균의 생장을 촉진하거나 저해하는 물질들이 동시에 배출되기 때문에 공생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9.05.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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