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여행하면 더 피곤한 이유

중국 과학자들, 생체주기 강화 약제 개발 계획

우리 나라에서 하와이에 가는 것과 같이 시간대를 넘어 여행한 후 아침에 엄청난 피곤을 느끼면 24시간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과 지역 시간 사이에 일시적인 불일치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포유류의 생체리듬은 뇌의 시신경 바로 위 조그만 부위에 있는 시교차 핵(SCN)이 관할하는 신경세포와 호르몬 수치에 좌우된다.

그러나 여행자가 녹초가 되는 것은 장기간 비행 때문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교차 핵이 나타내는  24시간 일주기 리듬이 약화되고, 이것이 수면장애나 대사증후군 및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이 노화에 따라 일주기 리듬이 약해진다는 증거는 의학보고서에 기술돼 있으나 그 메커니즘과 뇌신경세포들의 연계 구조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었다. 중국 상하이 과학기술대 연구팀이 그와 관련한 새로운 연구를 내놨다.

연구진은 뇌신경세포와 호르몬 관련 기전을 파악한 후 가능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이질성의 정도를 밝힌다는 목표 아래 SCN이 어떻게 연결, 접속돼 있나를 실험적으로 분석했다. 다른 접속점과 연결돼 있는 네트워크 안에 얼마나 많은 중심(hub) 접속점들이 있는가를 측정해 보려는 시도였다.

인간의 24시간 생체시계 도표 ⓒ Wikimedia / YassineMrabet

인간의 24시간 생체리듬 도표 ⓒ Wikimedia / YassineMrabet

네 개의 ‘전방위’ 네트워크 분석해 매핑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접속점인 노드와 링크로 구성돼 있다. 네트워크에서 이질성(heterogeneity)의 정도가 높으면 허브들은 다른 많은 접속점들과 연결된다. 반대로 이질성의 정도가 낮으면 네트워크의 위상은 편평한(flat) 것으로 간주되고, 허브들과 다른 접속점들과의 차이는 작아진다.

SCN의 마스터(主) 시계는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함께 연결된 약 2만개의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 네트워크 안에서 25% 정도의 신경세포들은 각막으로부터 빛을 수용하는 하위 그룹에 함께 결합돼 있다. 나머지 75%의 뇌신경세포들은 복부와 복부 측면 및 복부 안쪽의 하위그룹에 연결돼 있다.

중국 과학자들은 미국 물리학회 학술지 ‘카오스’(CHAOS) 이번 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SCN의 연결상태를 이질성의 높고 낮은 정도에 따라 네 가지 다른 유형으로 분석해 보여주었다. 여기에는 뉴먼 와츠 네트워크, 에르되스 레니 네트워크, 바라바시-앨버트 스케일-프리 네트워크 등 모든 ‘전방위(all-to-all)’ 네트워크가 포함됐다.

연구를 수행한 샹하이 과학기술대 창귀 구 교수 ⓒ ScienceTimes

연구를 수행한 샹하이 과학기술대 창귀 구 교수 . 사진은 페이스북 프로필

연구진은 가장 이질성이 작은 ‘전방위’ 네트워크에서 SCN이 24시간 일주기 리듬을 상실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다른 세 개의 네트워크가 이 네트워크를 네트워크 형태 답지 않게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연구팀은 반대로 바라바시-앨버트 스케일-프리 네트워크에서 일주기 리듬의 진폭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알아냈다.

“SCN 네트워크 강화 약제 개발할 계획”

창귀 구(Changgui Gu) 샹하이 과학기술대 조교수는 “지금까지 SCN의 네트워크 구조가 제대로 밝혀지지않았는데, 이번 실험은 SCN이 이질성 네트워크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구 교수에 따르면 SCN의 네트워크 구조가 이질적이라면 분기이론(bifurcation theory)에 따라 24시간 일주기 리듬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이론에 의하면 한 시스템의 경계치에 생긴 작고 유연한 변화가 네트워크의 배열 패턴에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구 교수팀은 앞으로 의학자들과 협동 연구팀을 구성해 노화에 따라 일주기 생체리듬이 취약해지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SCN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약제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5576)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