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자게 해주는 우유 나올까

젖소 활동량 높이면 숙면 유도 멜라토닌 증가

연일 계속되는 폭염특보로 인해 열대야가 일주일이 넘게 발생하고 있다. 바쁜 일상생활과 스트레스로 인해 가뜩이나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열대야까지 지속되다보니 현대인들은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이런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원한 생맥주나 청량음료를 찾지만, 이는 잠시 더위를 쫓는데 효과적일 뿐 오히려 잠을 청하는데는 방해요인이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열대야에서도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다소 역발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잠자리에 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우유에는 잠을 깊이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이 들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여기에 더해 최근 들어서는 농촌진흥청 연구진이 젖소의 걷기 활동을 늘려 우유 안의 멜라토닌 함량을 대폭 높이는 기술을 개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수면업계는 꿀잠을 자도록 도와주는 우유의 상용화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숙면을 취하는 비결 중 하나는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우유를 마시는 것이다 ⓒ free image

숙면을 취하는 비결 중 하나는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우유를 마시는 것이다 ⓒ free image

멜라토닌은 수면 장애 개선 효과를 가진 호르몬

멜라토닌은 척추 동물의 경우 뇌 속에 위치한 송과선(솔방울샘)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수면 장애 개선 효과가 있어서 불면증은 물론 시차 극복에 도움을 주고,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경우 멜라토닌은 생후 2~3개월부터 분비하기 시작하여 점차 증가하게 된다. 다만 영아기 시절에는 충분한 멜라토닌을 생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모자라는 부분은 모유 수유를 통해 공급받는다.

걷기 활동에 따라 밤과 낮에 착유한 우유 내 멜라토닌 함량 변화 ⓒ 농촌진흥청

걷기 활동에 따라 밤과 낮에 착유한 우유 내 멜라토닌 함량 변화 ⓒ 농촌진흥청

이처럼 자체적으로 생성된 멜라토닌과 모유 수유로 지원되는 멜라토닌을 통해 영아기에는 숙면을 취하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이후 유아기와 아동기를 거치면서 조금씩 그 양이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을 앓는 환자의 경우는 70%가 50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는 뇌가 노화됨에 따라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50대에는 청년기의 절반에 불과하며, 65세 이상이 되면 1/3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젖소 활동량 조절에서 찾은 멜라토닌 함량 높이는 방법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방법을 젖소 활동량의 조절에서 찾았다. 이를 위해 젖소를 두 집단으로 나눠 대조구 집단은 축사 안에서만 사육하고, 처리구 집단은 하루 1km씩 걷게 하면서 6주간 소의 생리적 특성과 우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걷기 활동을 진행한 젖소는 축사 안에서만 사육한 소보다 멜라토닌 함량이 5.4%나 더 높게 분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의 혈중 멜라토닌 함량도 걷기 활동을 한 소가 축사 안에서 키운 소보다 7.6%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건강과 관련한 ‘에너지 균형’도 걷기를 한 젖소가 하루를 기준으로  5.0Mcal 정도나 더 많이 개선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너지 균형은 사료로 섭취한 에너지와 체중 증가 ‧유지 및 우유 생산에 쓴 에너지와의 균형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농촌진흥청의 관계자는 “낮 동안 젖소의 걷는 행동을 늘림으로써 우유와 혈액 내 멜라토닌 함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젖소의 활동량을 높이는 운동은 면역 체계를 개선하고, 분만 후의 대사성 장애를 줄이며, 번식 효율까지 높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능성 성분이 증가한 우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농촌진흥청 측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임동현 농업연구사는 “우유 생산량이 약간은 줄 수 있으나 걷는 활동은 젖소의 건강과 우유 내 멜라토닌 함량을 높이는 데 유용한 관리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걷기 활동을 진행한 젖소의 멜라토닌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 활동을 진행한 젖소의 멜라토닌 함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농촌진흥청

다음은 이번 연구의 실무를 담당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낙농과 임동현 농업연구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낮에 짠 우유보다 밤에 짠 우유에서 멜라토닌 함량이 더 높은 이유가 궁금하다

그 이유는 멜라토닌과 트립토판, 그리고 세라토닌의 상관 관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척추동물에서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트립토판(tryptophan)으로부터 세라토닌(serotonin)을 거쳐 합성되고, 낮에 생성된 세라토닌은 밤에 빛이 차단되면 멜라토닌으로 전환된다. 따라서 태양빛을 받는 낮에는 트립토판이 세라토닌으로 전환된 상태에서 더 이상 변화가 없지만, 밤이 되면 빛이 차단되면서 세라토닌이 멜라토닌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밤에 짜는 우유의 멜라토닌 함량이 높아지는 것이다.

– 그렇다면 젖 짜는 시간을 무조건 밤에 하는 것이 부가가치가 높은 우유를 만드는 길이겠다

그렇기는 하지만 멜라토닌 함량이 가장 높은 시간이 밤 12시부터 새벽 4시 사이다. 사람인 만큼 정말로 작업하기 어려운 시간이라는 것이다. 과거 국내나 해외에서 멜라토닌 함량이 높은 우유가 제품화 된 적이 있지만, 실패한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착유 시점이 사람들이 가장 깊이 잠들 시간이라는 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5494)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