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9,2019

꿀벌 멸종의 대안이 태양광발전소?

수분 매개 곤충 위한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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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환경친화적 에너지 생산시설인 태양광발전소가 임야 등지에 대량 조성되면서 환경을 파괴하는 사례도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태양광발전소를 잘 조성하면 오히려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미국 오리건주 남서부에 있는 ‘파인게이트’ 태양광발전소에서 추진한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가 꿀벌 및 나비 등 수분 매개 곤충의 멸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래 소를 키우던 목장의 목초지였던 이곳은 현재 태양전지 패널이 가득 들어찬 태양광발전소가 되었다. 그런데 2017년부터 파인게이트 회사는 약 16만6000㎡의 발전소 부지에 다양한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개체수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꿀벌 및 나비 등의 곤충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태양광발전소에서 추진하는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가 꿀벌 등 수분 매개 곤충의 멸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제기됐다(사진은 기사 중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 Public Domain

태양광발전소에서 추진하는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가 꿀벌 등 수분 매개 곤충의 멸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제기됐다(사진은 기사 중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음). ⓒ Public Domain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0%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꽃가루받이를 도와주는 수분 매개 곤충이 필요다고 한다. 이를 금전적으로 환산하면 약 500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수분 매개 곤충 중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가진 꿀벌의 경우 최근 들어 봉군집단붕괴현상(CCD ; Colony Collapse Disorder)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10년간 꿀벌의 개체수가 약 40%가량 감소했으며, 유럽은 1985년에 비해 25%가 줄어드는 등 전 세계적으로 CCD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수분 매개 곤충인 나비의 개체수 감소 현상도 심각하다. 최근 미국의 한 곤충보호단체가 제왕나비의 월동지인 캘리포니아에서 개체수를 조사한 결과 약 2만여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 이는 지난해보다 12만 마리 이상 감소한 수치다. 지난 20년간 이 지역의 제왕나비 개체수는 계속 감소해왔지만, 올해가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개체수가 급감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 살충제의 오남용, 휴대폰 기기 등의 전자파 영향, 그리고 농지 및 도시 등의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 등이 꼽히고 있다.

야생화가 발전소 비용 절감에도 도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2050년에 약 2만4000㎢의 토지가 태양광발전소로 전환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런데 일부 연구자들은 그곳에 풀이나 자갈 대신 다양한 야생화를 심을 경우 수분 매개 곤충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그레이트리버에너지 사는 위스콘신에 있는 태양광발전소에 보라색 초원클로버와 야생 루핀과 같은 수분 매개 곤충이 좋아하는 식물을 식재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네소타주의 경우 2016년과 2017년에 설치된 상업용 태양광발전소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8㎢의 부지에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곤국립연구소의 생태학자 월스턴은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를 할 경우 초기엔 비용이 부담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야생화를 심으면 일반 잔디보다 잔디깎기 및 살충제 등의 관리 비용이 덜 들어가며, 식물이 태양전지 패널을 시원하게 유지시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광발전소의 야생화 심기는 주변에서 농업을 하는 농민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수분 매개 곤충의 개체수가 늘어나면 과일 및 견과류 같은 농작물의 수확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를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곤충 외에도 조류 같은 다양한 수분 매개자를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다양한 식물들의 적절한 혼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야생화 서식지를 계획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단지 미적인 것만 추구해 특정 식물만 많이 심는 등 종자 혼합을 다양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코넬대학의 곤충학자인 스콧 맥아트는 한 태양광 개발회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태양광발전소에 조성되는 야생화 서식지가 수분 매개 개체군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태양 에너지의 새로운 가치 상승 모델

향후 3년간 진행될 이 연구는 야생화를 심은 태양광발전소와 잔디를 도입한 발전소 간에 야생벌의 개체수 및 다양성 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비교할 예정이다. 또한 어떤 종자들을 혼합하는 것이 야생벌들을 불러 모으는 데 가장 효과적인지도 시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전지 기술은 1945년 미국의 과학자들이 컴퓨터 기본 소자인 실리콘 트랜지스터에 태양을 쬐었을 때 전기가 흐른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비롯됐다. 그 후 수십 년간 정체돼 있던 태양광 기술은 최근 실리콘 광전지가 생산하는 전기 가격이 화석 에너지와 비슷해지면서 태양광의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모처럼 맞이한 태양광 르네상스가 마치 지난 2000년의 닷컴 붕괴와 같은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태양에너지 사용의 혁신을 위해’라는 저서를 발간한 바룬 시바람(Varun Sivaram) 같은 이가 대표적이다.

미래 태양 기술을 연구하는 과학자인 시바람은 태양에너지 혁명의 핵심 기술인 실리콘 전기의 효율 향상이 2001년 이후 한계에 도달했다고 지적한다. 즉, 최근 태양 패널의 가격 하락은 중국의 대량 생산 덕분일 뿐 혁신적 기술에 의한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어느 순간 태양광 에너지의 가치에 대한 디플레이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 그는 이에 대한 해답이 신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얼마나 잘 개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야생화 심기 프로젝트가 생태계를 위한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같은 시도가 태양광 에너지의 가치 하락을 막아주는 좋은 대안 중 하나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의견달기(1)

  1. 정지영

    2019년 2월 2일 8:43 오전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