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4,2019

꼬리에 눈이 달린 ‘올챙이’

뇌와 안구 신경 연결하면 위치는 상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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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눈이 달린 올챙이나 등에 사람 귀가 붙어있는 쥐를 본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어떨까? 십중팔구 돌연변이나 괴물이 나타났다고 소리치며 자리를 피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이들은 시각 장애나 안면 장애를 가진 환자들에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유익한 존재일 뿐이다.

꼬리에 다른 올챙이의 눈을 이식하여 시력을 되찾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Tufts univ

꼬리에 다른 올챙이의 눈을 이식하여 시력을 되찾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Tufts univ

의료기술 전문 매체인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 express)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태어난 올챙이의 꼬리에 다른 올챙이의 눈을 이식하여 시력을 되찾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다소 기괴한 모습을 띠고 있지만 이 같은 연구가 시각장애인들의 시력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관련 기사 링크)

뇌와 안구의 신경 연결이 시력회복의 관건

‘몸이 10할이라면 눈이 9할’이라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이 눈은 신체 장기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존재다. 신체 장기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대부분의 장기들은 이식이나 치료를 통해 예전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반면에 눈은 한번 손상되면 원래의 기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손상됐을 때, 회복이 불가능한 이유는 눈의 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하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눈은 수많은 시신경이 눈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식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미 널리 시행되고 있는 안구이식도 사실은 신경과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는 각막 이식일 뿐이지, 안구 전체를 이식하는 작업은 아니라는 것이 의료업계의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미 터프트(Tufts) 대학의 연구진이 이 같은 주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선천적으로 눈이 보이지 않게 태어난 올챙이의 꼬리에 다른 올챙이의 눈을 이식하여 시력의 일부를 되찾을 수 있도록 만든 것.

이와 관련하여 터프트대의 관계자는 “올챙이의 꼬리 쪽에 새로운 눈을 이식한 뒤 이를 뇌와 연결하여 시력을 회복하는 연구를 시도했다”라고 밝히며 “그 결과 눈이 꼬리에 달려 있는 다소 기괴한 모습의 올챙이가 탄생했지만, 이들을 잘 활용하면 시력을 잃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력회복의 관건은 뇌와 안구의 신경 연결에 달려있다 ⓒ Tufts univ

시력회복의 관건은 뇌와 안구의 신경 연결에 달려있다 ⓒ Tufts univ

연구진은 총 76마리의 장님 올챙이를 수집한 뒤 이들을 두 개의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각각 나눴다. 두 개의 실험군은 눈만 이식한 경우와 이식한 눈에 신경자극 물질을 투여한 경우로 다시 한 번 구분했다. 신경자극 물질의 경우 졸미트립탄(Zolmitriptan)을 투여했는데, 이 물질은 신경 발달을 촉진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색을 구분하거나 사물을 인지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색 구분 실험으로는 붉은색과 파란색을 구분하는 실험을 진행했는데, 대조군에 들어간 올챙이는 3%만이 테스트를 통과한 데 반해 눈만 이식한 올챙이는 11%나 기록했고, 약물까지 투여한 올챙이는  29%까지 색을 구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물을 인지하는 테스트에서는 대조군과 눈만 이식한 실험군은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약물까지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움직이는 물체를 무려 80%까지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터프트대의 관계자는 “색 구분 실험에서 29%와 3%의 차이는 커 보이지만, 사실 우리는 29%보다 더 높게 나올 줄 생각했기 때문에 만족스런 결과는 아니다”라고 밝히며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정도의 차이가 난다는 것은 실험군에 편성된 올챙이들의 시력이 대조군보다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사람 귀 배양

미국의 과학자들이 올챙이 눈의 이식 연구를 활용하여 시각 장애인들의 시력 회복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면, 일본 과학자들은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이용하여 쥐의 등에서 사람 귀를 배양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쥐의 등에서 자라는 사람 귀의 모습을 보고 엽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일본의 도쿄대와 교토대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귀 모양이 기형적인 신생아나 귀를 다친 사람에게 이식해주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방법이 개발되기 전만 하더라도 사람의 귀를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환자의 갈비뼈에서 추출한 연골세포를 사용했다. 효과는 좋았지만, 수술을 여러 차례 해야 하고 연골 추출에 따른 고통이 너무 크다는 단점을 갖고 있었다.

쥐의 등에서 iPS세포로 만든 인공 귀가 자라고 있다

쥐의 등에서 iPS세포로 만든 인공 귀가 자라고 있다 ⓒ ScienceTimes

그러나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방법은 세포 표본만 있으면 될 만큼 간단하다. 특히 예전 방법은 제작된 귀의 크기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려웠지만, iPS세포로 만들어진 귀는 생체(生體)이므로, 아동에게 이식하더라도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공동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iPS세포를 채워 넣은 지름 3㎜짜리의 친환경 플라스틱 관을 사용하여 사람의 귀와 비슷한 형상을 만든 다음, 이를 실험용 쥐의 등에 이식했다. 2개월 후 플라스틱 관이 용해되자 그 자리에는 사람 귀처럼 생긴 5㎝ 크기의 생체 기관이 쥐의 등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공동 연구진의 한 관계자는 “5년 뒤면 이 iPS세포로 만든 인공 귀를 사람에게 본격적으로 이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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