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설비로 생산하는 양자컴퓨팅 기술 나와

호주 대학연구팀 ‘달착륙’에 비유

올해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양자컴퓨터에 대한 개발소식이 나오는 등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남아있다. 그 미묘한 양자의 세계를 사람에게 익숙한 디지털 신호로 전환하는 것이다.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 (UNSW)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이 문제에 대한 중요한 해결책의 하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학 연구팀은 현대의 모든 칩의 기본이 되는 CMOS를 이용해서 양자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종류의 아키텍터를 개발했다고 지난 15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을 발표했다. (Silicon CMOS architecture for a spin-based quantum computer)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표현한 그림 ⓒ UNSW

양자 컴퓨터의 원리를 표현한 그림 ⓒ UNSW (Illustration: Tony Melov)

이 양자 마이크로 프로세서는 기본적으로 현재의 데스크 탑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기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추가 연구를 거치면 현재의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이 가능하다.

이 대학의 ANFF연구소의 앤드류 주락(Andrew Dzurak) 박사는 “인간의 위대한 기술적 진보로 달 착륙에 성공한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Delft University of Technology)와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관 QuTech의 양자기술 팀 리더인 멘노 벨드호스트(Menno Veldhorst)는 “이번 설계는 사상 처음으로 큐비트(=양자 비트)를 생산하는 ‘공학적인 길’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 가능할 듯 

현재까지 양자컴퓨터에 대해서는 크게 보면 적어도 5개의 개발방향이 있다. 실리콘 회전 큐비트, 이온 트랩, 초전도 루프, 다이어몬드 공백 그리고 위상적 큐비트 등이다. 이중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 연구팀은 실리콘 회전 큐비트를 이용한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방향에서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수 백 만 개에 달하는 큐비트 숫자를 엄청나게 큰 규모의 시설 없이는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UNSW의 새로운 설계가 큰 관심을 끈다. 기존의 실리콘 생산기술을 이용해서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범용 양자컴퓨팅 제작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주락 박사는 “우리는 큐비트 회전을 어떻게 대량생산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으며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이 연구팀은 2년 전 네이처에 실은 논문에서 사상 처음으로 실제 실리콘 기기에서 2큐비트 논리게이트를 만들면 실제 실리콘 기기에서 양자논리연산이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수 십 억 번의 연산능력을 사람 주머니 속에 들어갈 만큼 작은 마이크로 프로세서에 통합하는 기기를 만드는 것은 “정말 놀라운 기술적 성취이며 현대인의 삶을 혁명적으로 바꿀 그런 것”이라고 주락은 말했다.

양자컴퓨팅은 너무나 기이하고 이상한 현상을 현실을 구현하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물리학의 아주 괴상한 두 가지 원칙인 ‘양자 얽힘’과 ‘양자 중첩’을 응용해야 하는 큰 도전을 던져주고 있다. 이 안개 같은 현상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알기만 한다면 엄청나게 유용한 수학적 특성을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큐비트’이라고 하는 이 양자 안개는 아주 미묘하다는 점이다. 큐비트를 측정하는 것은 아주 어려워서 양자가 현실로 합쳐질 수도 있으나 붕괴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을 의미있게 하려면 수 십 만 개는 아니더라도 수 백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붕괴가 일어날 아주 많은 여지가 있다. 이렇게 불안정한 큐비트가 에러를 일으키지 않게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주락 박사는 “우리는 에러를 줄이는 코드를 사용해서 많은 큐비트가 하나의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주락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칩 설계는 큐비트 스핀에 특별하게 설계된 새로운 형태의 에러 교정 코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실리콘 회로에서 수 백 개의 큐비트를 읽고 통제해서 한 칩에 올려놓는데 필요한 첫 번째 기술이다. 쉽게 표현하면 기존의 실리콘 트랜지스터가 큐비트를 통제하는데 사용됐다.

양자컴퓨터는 동시에 다양한 값을 저장할 수 있으며, 또한 이 다양한 값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양자컴퓨터를 기존의 어떤 전통적인 컴퓨터 보다 수 백 만 배 빠르게 만들어 준다.

 “2년 뒤 양자컴퓨터 내 놓겠다” 

세계적인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시에 수 백 만 큐비트가 작동하는 연산장치가 필요하다. 양자컴퓨터는 과학적인 난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해답을 줄 것이다.

암치료제 같은 신약개발에 이용되며, 가장 복잡한 과학적 문제를 풀어주고, 기후변화의 해답을 찾는데 이용되는 등 보통 컴퓨터가 연산하려면 수 십 억 년이 걸릴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 때문에 보편적인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21세기의 우주경쟁으로 불리고 있다.

주락 박사(왼쪽)와 벨호스트 박사. ⓒPhoto: Grant Turner

주락 박사(왼쪽)와 벨호스트 박사. ⓒPhoto: Grant Turner

이 대학 연구팀은 이번 설계를 바탕으로 삼아 양자 컴퓨터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정이다. 연구팀은 2년 안으로 양자컴퓨터가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주는 양자컴퓨터 기술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다. 양자컴퓨터 실용화 연구를 위해 대학은 텔스트라, 커먼웰스 은행, 호주 정부 및 뉴사우스웨일즈 정부와 함께 8300만 호주 달러(약 700억 원)을 조성하고 2022년까지 10큐비트의 실리콘 양자 집적회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8월 협력기관들은 실리콘 퀀텀 컴퓨팅회사를 설립했다. 호주가 과연 양자 컴퓨팅 분야의 실용화 연구를 통해서 반도체 산업에 진출할 수 있을지 큰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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