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5,2019

“기업가정신으로 세상을 바꾼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책포럼 12일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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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창업자로 유명한 스티브 잡스는 생전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통해 기존에 없던 가치를 만들어 내면서’ 세상에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그의 이러한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가장 잘 발휘된 사례가 2007년 출시되면서 지구 전체에 스마트 열풍을 불게 만든 아이폰이다.

# 아이폰의 등장으로 나라 전체가 큰 타격을 입은 사례도 생겨났다. 한때 세계 휴대전화 점유율의 40% 이상을 차지했던 노키아가 몰락하며 핀란드 전체가 수렁에 빠진 것. 2008년 이후 다섯 차례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기 침체에 빠진 핀란드를 구원한 것은 역설적이게도 노키아를 떠난 인재들이었다. 이들이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면서 생겨난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망해가던 나라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한 것이다.

위의 두 사례에서 보듯, 기업가정신은 이제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면서 미래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기업가정신 네트워크(GEN)’라는 비영리법인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와 기업들이 기업가정신을 확산시키고, 서로 교류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12일 용산 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진행된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책포럼’은 ‘새로운 시대정신으로서의 기업가정신의 역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됐다.

칼 슈람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사업계획서를 버려야 한다”라며 기업가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칼 슈람 교수는 기조강연을 통해 기업가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기업가정신 확산에 정부 역할 중요”

이번 포럼은 전 세계 170여 개국이 참여하는 ‘2019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먼저 칼 슈람 미 시라큐스대 교수가 ‘기업가정신은 어떻게 미래사회를 구축하는가?(How Entrepreneurship Is Shaping The Future of the World?)’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훌륭한 야심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부유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삶의 복지를 향상시키는 것’이라 설명했다. 문제는 이를 위한 수많은 지원과 투자에도 불구하고 그만큼의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슈람 교수는 “실리콘 밸리의 성공 이후 기업가정신과 관련된 커리큘럼을 대학에서 가르치기 시작하는 등 창업을 위한 수많은 교육과 지원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창업에의 도전은 급격히 위축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새로운 창업은 30%가량 감소할 전망이라고 한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슈람 교수는 “조사해 본 결과, 미국 창업인구 평균 연령은 39세”라며 “‘어떻게 젊은이들이 기업가가 되도록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필요한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슈람 교수는 “기업가정신이 국가의 미래를 만들고, 경제성장의 주요한 요소라는 것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나, 어떻게 기업가정신을 효과적으로 고취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며 몇 가지 역할을 정부에 주문했다.

칼 슈람 교수는 “사업계획서를 버려야 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보다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통해 역량과 인맥을 쌓아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Pixabay

칼 슈람 교수는 “사업 계획서를 버려야 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보다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통해 역량과 인맥을 쌓아가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Pixabay

“사업 계획서를 버려야 한다”

그 첫 번째는 경제 성장이다. 그는 “경제가 성장할수록 창업 환경도 좋아지기 마련”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가 사소한 것에 일일이 관여하는 것을 그만두고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성장을 꾀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기업가정신 고취와 창업의 확산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기업가들에게 우호적인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

기업가정신에 대한 교육을 활성화하고 창업 인프라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한 작업이다. 슈람 교수는 이에 더해 “사람들이 기업가가 될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도록 현실적으로 실패를 보완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를 통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창업을 시도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편 예비창업자들을 향해서는 “사업 계획서를 버려야 한다”는 폭탄 발언을 들려줬다. 실제 비즈니스는 매우 복잡해서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기에 이론과는 달리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슈람 교수는 그보다는 현장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익힐 것을 충고했다. “기업 등에서 ‘비즈니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 ‘혁신 사이클이 실제로 조직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상업화되는지’ 등을 배울 수 있다”고 설명한 그는 “진정한 사업가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최종적으로 인류의 삶을 바꾸는 사람”이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투자, 조건보다 타이밍이 중요”

이어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기업가정신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박세진 (주)레고캠 수석부사장은 ‘바이오 벤처 창업에서 상장까지’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13년 동안 바이오 벤처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실질적인 노하우를 전수했다.

특히 재정적인 측면을 강조한 그는 “벤처 캐피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전에 그에 대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투 앤 쓰리’ 법칙을 기억하라고 충고했다. “비용은 예상보다 2배 이상, 시간은 3배 이상 들어간다”는 의미다.

박세진 (주)레고캠 수석부사장은 13년 동안 바이오 벤처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실질적인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박세진 (주)레고캠 수석부사장은 13년 동안 바이오 벤처 사업을 진행하면서 쌓은 실질적인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때문에 회사가 추가 자금이 없이도 1년 6개월 정도는 버틸 운영자금을 마련한 다음, 비로소 펀딩작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박 부사장의 조언이다. 그는 여기에 더해 “조건보다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라며 “조건이나 지분 등을 지나치게 고려하다 보면 적절한 시기에 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박 부사장이 타이밍을 강조하는 이유는 실제 현장에서 그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교수 혹은 대기업 연구소 출신 과학자들이 자존심을 앞세워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러나 자금 확보가 지연될수록 칼자루는 투자자가 쥐게 되고, 결국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게 된다”고 다시 한번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든 조직 운영의 기본인 인사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그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인데, 사람을 구하기 힘들어 팀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하며 “결과적으로 조직 자체가 그 사람 수준을 넘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지 않으려는 기득권자의 본능적 방어기제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때문에 초창기 유능한 팀장급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전 직원이 서로 상호평가하는 평가 방식 등 경영철학이 뚜렷하게 반영된 적절한 평가 제도를 갖추는 것도 필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바이오 벤처를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가지 어려운 순간들이 많이 온다. 그런 중요한 순간을 책임과 열정으로 극복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진정한 기업가정신”이라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 임팩트 투자

단순 이윤추구를 넘어, 세상에 좀 더 기여하는 기업의 모습도 기업가정신이 펼쳐가는 미래사회의 긍정적 모습이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Entrepreneurship for Impacting the World’ 발표를 통해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는 한 마디로 ‘각종 사회 및 환경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투자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갈수록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기업가정신이 만들어 가는 미래사회의 긍정적 모습을 조망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김재현 크레비스파트너스 대표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기업가정신이 만들어 가는 미래사회의 긍정적 모습을 조망했다. ⓒ 김청한/ScienceTimes

김 대표는 “금융위기, 전쟁, 기후변화, 미세먼지 등 글로벌 위험이 심화되는 현실에서 갈수록 기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기업들이 이제 ‘전기를 친환경적으로 사용하는가’, ‘폐기물 관리나 자원 재활용에는 얼마나 적극적인가’ 등을 신경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 한 예가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와 노스페이스의 동물복지 경쟁이다. 김 대표는 “‘거위털 파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거위가 어떤 환경에서 길러지는가’를 두고 두 회사가 경쟁을 했다”라며 “결과적으로 파타고니아가 이겼는데, 거위의 양육 환경은 물론 낳는 알까지 친환경적으로 관리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기류를 타고 임팩트 투자 역시 더욱 높은 단계를 지향하고 있다. 이전의 윤리적인 투자가 ‘나쁜 기업에는 투자하지 말자’ 수준이었다면, 현재의 투자는 ‘사회나 인류의 삶에 본질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는 회사에 투자하자’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분석. 김 대표는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자본주의의 본질에 대해 고찰한 사람들의 가치관이 바뀌게 되면서 공정무역 등 사회적 가치에 많은 관심을 두게 되었다”라며 “훌륭한 기업가들의 성공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해결할 수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말로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 우경식 엠블 대표의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한 도전’ 발표 및 ‘스타트업의 지속가능한 성장’패널토론이 진행되며 포럼은 막을 내렸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는 정책포럼 외에도 기술 트렌드 세미나, 기업가정신 교육 우수사례 발표회, 기업가정신 콘텐츠 우수작 전시회 등 다양한 관련 행사가 진행돼 많은 이들에게 기업가정신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렸다.

기업가정신 콘텐츠 우수작 전시회 등 다양한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 김청한/ScienceTimes

기업가정신 콘텐츠 우수작 전시회 등 다양한 관련 행사가 진행됐다. ⓒ 김청한/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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