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유지한 채 뇌 재생 가능”

몸체 발달 초기부터 지도적 기능 수행

뇌는 동물의 몸에서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일찍 적극적이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팀은 개구리 배아의 뇌 연구를 통해 근육의 움직임이나 어떤 운동이 일어나기 훨씬 전에 뇌가 근육과 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발달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뇌 스스로가 발달하는 과정에 있음에도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두뇌-신체 간 인터페이스를 통해 이뤄지는 일을 밝혀낸 첫 번째 사례다. 연구팀은 이같은 필수기능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외에 인체에 쓰이는 공인된 의약품을 이용해 뇌가 결여돼 생기는 결함을 성공적으로 치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5일자에 발표됐다.

뇌는 만들어지면서 지도적 기능 수행

이번 발견은 인간의 인지능력과 신경가소성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한편, 선천성 결함과 상해를 치료하고 복잡한 기관의 재생과 생체공학적 복원을 이끄는 더 나은 방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개구리는 여러 기본적인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과정이 인간과 유사하기 때문에 생의학 연구 모델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논문 교신저자인 마이클 레빈(Michael Levin) 생물학 교수(‘터프츠 재생 및 발달생물학 센터’와 ’터프츠 앨런 디스커버리 센터’장)는 “모든 사람이 뇌가 행동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나, 이번 연구 자료를 보면 동물이 어떤 독립적인 활동을 하기에 앞서 뇌가 조용한 정지상태에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 자체가 완벽하게 구축되기 전, 훨씬 일찍부터 뇌가 동물의 신체 발달에 관여하며, 특히 치료 측면에서 뇌가 결여돼 생기는 발달 상의 장애를 비교적 단순한 생체 전기와 신경전달물질 조작으로 역전시킴으로써 임상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학의 앨런 디스커버리 센터는 세포들이 복잡한 해부학적 모양을 만들고 수선하기 위해 어떻게 통신할 것인지를 조율하는 형태발생학적 코드를 읽고 쓰는데 연구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시카고대, 텔아비브대 연구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 생물학자들은 발달 초기의 뇌가 일찍부터 신체 패터닝을 형성하고 발달 장애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redit: Celia Herrera-Rincon, Allen Discovery Center at Tufts University.

미국 터프츠대 생물학자들은 발달 초기의 뇌가 일찍부터 신체 패터닝을 형성하고 발달 장애를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Credit: Celia Herrera-Rincon, Allen Discovery Center at Tufts University.

뇌가 기형 유발 보호기능

연구원들은 초기 발달과정에서의 뇌 역할을 연구하기 위해 개구리(Xenopus laevis) 배아가 독립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훨씬 전인 수정 27.5시간 뒤에 배아에서 뇌를 제거했다. 뇌가 없는 배아는 세가지 주요 영역에서 문제를 나타냈다. 가장 명확한 것은 근육과 말초신경계가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점이었다. 콜라겐 밀도가 줄어들고 근섬유가 짦아졌으며, 정상적인 배아에서 발견되는 특징적인 갈매기 무늬가 부족했다.

말초신경 또한 몸통 전체에 걸쳐 제 위치가 아닌 곳에서 무질서하게 자라났다. 뇌가 있는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부위에서의 발달도 뇌의 존재와 활동에 의존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화학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정상적인 배아는 선천적 결함을 일으키지 않았으나 뇌가 없는 배아는 구부러진 척수 및 꼬리와 같은 심한 기형을 일으켰다. 이 같은 결과는 정상적인 뇌는 뇌의 활동이 일어나지 않을 때 기형을 유발하는 물질들의 영향에 노출되는 것을 막는 보호효과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뇌 문제로 인한 태생적 결함 치료 가능”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인체 신경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인 스코폴라민을 투여하거나 HCN2 이온채널을 부호화하는 메신저 RNA를 주입했을 때 이 같은 태생적 결함을 구제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메신저 RNA는 인간을 포함한 많은 동물들에서 셍체 전기신호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논문 제1저자인 셀리아 헤레라-린콘(Celia Herrera-Rincon) 레빈 랩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우리 연구 결과 뇌가 멀리 있는 부위에도 전기 및 화학 채널로 통신하며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분산 통신은 한층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조직을 치료함으로써 도달하기 어려운 손상 부위도 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몸의 한 부분을 치료하고 다른 부위에서 그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신경재생과 같은 전문분야에서 특히 가치가 있다는 것.

연구를 수행한 미 터프츠대 마이클 레빈 교수와 셀리아 에레라-린콘 박사. Credit: Allen Discovery Center at Tufts University.

연구를 수행한 미 터프츠대 마이클 레빈 교수와 셀리아 에레라-린콘 박사. Credit: Allen Discovery Center at Tufts University.

“기억 유지한 채 뇌 재생 가능하게 될 것”

앞으로의 연구는 새로 확인된 통신 채널을 통해 뇌에서 전송되는 특정 정보를 해독하고, 어떤 신체 부위가 초기 발달에서 뇌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가 확인하는 일, 다른 종에서의 이 같은 관계성 탐구 그리고 복잡한 패턴화와 문제된 조직 수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뇌 같은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레빈 교수는 특히 뇌나 혹은 다른 기관들이 아직 만들어지는 동안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그리고 다른 기관들도 유사하게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대해 매료돼 있다.

레빈 교수는 “뇌와 신체는 피드백 순환고리를 형성하고 있으며, 뇌는 배아의 패턴화 활동에 의해구축되고 있다”며, “뇌는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으면서도 구조와 기능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필요한 발달과정에서 지도적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을 설명하면 뇌가 대량의 리모델링과 재생 과정에서도 어떻게 기억을 유지할 수 있는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언젠가 기억을 그대로 유지한 채 뇌의 일부를 재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빈 교수는 “우리는 이제 뇌가 발달 단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으나 내 생각에 이것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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