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ruary 23,2019

국내 학계의 과학소설 연구(1)

과학소설 학술연구 꾸준히 증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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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에는 비록 미국에 비하면 천양지차지만 그렇다고 과학소설에 대한 학술적 연구나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전무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오륙 년간 출간된 과학소설 종수(種數)는 재간행 내지 복간을 포함해 연간 30편 남짓 수준이다. 이 정도의 분량이라면 사회적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지는 않아도 그렇다고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정도는 아니다.

실제로 국내 학계의 과학소설과 관련된 학술적 연구는 현재 필자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만 한정해도 1968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목록 1] 참조). 작가이자 번역가로서 과학소설 번역과 창작에도 관심을 기울였던 안동민은 1968년 5월 학술지 [세대]에 “공상과학소설의 마법(空想科學小說에 魔法)”이란 제목의 학술논문을 기고했다(pp.331-335).1)

그는 해방 이전 작가들과는 달리 과학소설을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번역과 창작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학술지에 관련비평까지 게재했다는 점에서 같은 시기 창작 과학소설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인 한낙원과 더불어 우리나라 과학소설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린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이후 1990년대 과학소설 관련 논문이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1970년대에 딱 한편의 논문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니, 충남대학교 학술지 [寶雲]에 최철규가 기고한 “小說에서의 科學과 文學의 調和”이다.

1960~1970년대의 위 논문 두 편은 과학소설이 아직 어른들을 위한 대중문학으로 자리 잡지 못하던 시절에 씌어진 학술논문이라는 점에서 선구적 안목이 눈에 띤다 하겠다. (해방 이후 1970년대까지 어른 취향의 과학소설 창작 장편이라고는 1965년 [주간한국] 주최 제1회 추리소설 공모에서 당선된 문윤성의 <완전사회>3)뿐이었음을 감안하라. 구한말에서 일제 치하 당시 과학소설이 어른독자들을 위해 간간이 소개되던 데에 비해 해방 후 과학소설은 급속히 청소년 시장으로 좁혀진 울타리에 갇혔다. 이러한 정황은 198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온라인 사이트. 이곳을 검색해보면 1968~2010년 사이 국내 학술지에 실린 과학소설 관련 논문 46편과 석박사 학위논문은 12편을 찾을 수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필자가 직접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온라인 사이트에서 관련 논문을 검색하고 그 외 일부 논문을 취합한 바에 따르면, 1968년 이래 2010년까지 국내 학술지에 실린 과학소설 관련 논문은 46편, 석박사 학위논문은 12편으로 추정된다([목록1]과 [목록2] 참조).

여기서 SF영화 위주의 논문은 제외하되, 영화를 문학(또는 원작)과 비교한 논문은 포함하였다. 이 수치는 과학소설이 단순히 표피적으로 언급된 수준이 아니라 논문의 주제이거나 적어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고 판단되는 논문들 위주로 걸러낸 결과이다. (다만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사이트를 통한 검색은 논문 전체에 대한 통독이 아니라 제목과 초록만으로 유추하여 임의 선별한 것이기 때문에 일부 오차가 있을 수 있으며 아울러 동 사이트에 누락된 논문들은 필자가 임의로 찾아낸 일부 논문들을 제외하고는 원천적으로 통계에 넣을 수 없었음을 감안해주기 바란다.)

학술지에 실린 47편 논문들의 발표 시기를 살펴보면 1960~ 980년대를 통틀어서는 2편 밖에 없으나 1990년대에는 13편, 2000년대에는 무려 31편이나 된다. 해마다 다소 편차는 있으나 2000년대에는 매년 평균 서너 편이 발표되고 있다. 아래 목록의 작성시점은 2010년 12월이나 2010년 논문이 없는 것은 당시에 아직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되지 않은 까닭으로 해석된다.

학위논문은 상대적으로 수가 많지 않지만 매년 한두 편씩 꾸준히 제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과학소설 관련 학술지 게재 논문과 학위논문들을 다 합쳐 보았자 58편에 불과하므로 국내 학계의 과학소설에 대한 관심 폭과 깊이를 미국 학계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1990년대에 관심이 늘어나 2000년대에는 논문 편수가 확실히 증가하고 있음을 가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데 의의를 둘 만하다.

[목록 1]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온라인 사이트에 수록된 과학소설 관련 국내 학술지 논문 (2010년 12월 현재 기준)

* 2009년
- 고장원, “스타니스와프 렘: 신랄한 풍자가인가, 겸손한 불가지론자인가?”,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독일어문화권연구소, [독일어문화권 연구] 제18집
- 홍정현, 러시아 과학환상소설에 나타난 어휘적 특성 고찰, 한국노어노문학회, 노어노문학, 제21권 제2호
- 박미령, 러시아 과학환상문학에서 신화와 민속적 요소의 기능과 역할 연구, 한국노어노문학회, 노어노문학, 제21권 제1호
- 김석, SF와 판타지를 넘어, 문학과영상학회, 문학과영상, 제10권 1호
- 이경희, 러시아 과학환상소설에 나타나는 신어 연구, 한국슬라브어학회, 슬라브어연구, 제14권 제2호
- 송원찬, 중국고전소설의 SF적 해석 가능성에 대하여, 한국중국소설학회, 중국소설논총, 제30집

* 2008년
- 복도훈, 한국의 SF, 장르의 발생과 정치적 무의식, 창작과비평, 제36권 제2호 (통권 140호)

* 2007년
- 김일구, Octavia Butler”s Science Fiction and Cosmocentric Mythology, 문학과환경학회, 문학과환경, 제6권 2호
- 심상욱, 웰즈(H. G. Wells)와 엘리슨(Ralph Ellison) : 『보이지 않는 인간』(The Invisible Man)의 불가시성의 은유, 세계문학비교학회, 세계문학비교연구, 제19집
- 최행규, 러시아 과학환상소설과 미드컬트, 세계문학비교학회, 세계문학비교연구, 제20집
- 이수연, 현대러시아‘미드컬트’: 현실의 성찰과 미래 전망의 과학소설, 한국노어노문학회, 노어노문학, 제19권 제3호
- 김영주, 프랑스 과학소설 속의 안드로이드를 위한 페미니즘, 한국프랑스학회, 한국프랑스학논집, 제59집
- 박진, 스팀펑크의 장르적 성격과 서사 담론, 국제어문학회, 국제어문, 제37집
- Terekhina Vera, Тоталитаризм и фантастик, 한국노어노문학회, 노어노문학, 제18권 제1호
- Nikolaev Dmitry, Что такое фантастика, 한국노어노문학회, 노어노문학, 제18권 제1호
- 송기형, 조르주 멜리에스의 영화 〈달나라 여행〉과 쥘 베른의 소설 <지구에서 달까지> 비교연구, 한국프랑스학회, 한국프랑스학논집, 제55집

* 2005년
- 김이구, 과학소설의 새로운 가능성, 창비어린이, 창비어린이, 제3권 제2호(통권 9호)

* 2004년
- 이한음, 과학소설의 방향 찾기 – 박용기『64의 비밀』바람의아이들 2004, 창비어린이, 제2권 제2호 (통권 5호)

* 2003년
- 신명아, 포스트 휴먼과 페미니즘, 비평과이론, Vol.8 No.2
- 김연만, 미래의 환경과 자연(성)의 부재 -윌리엄 깁슨의 사이버펑크를 중심으로, 문학과환경학회, 문학과환경, 통권 2
- 김경애, 마가렛 앳우드의 SF와 폴커 슐렌도르프 영화: <시녀이야기>, 문학과영상학회, 문학과영상, 제4권 1호
- 박은진, Speaking from the other in the globalizing world: Ursula KLe Guin”s Science Fiction, 새한영어영문학회, 제1회 문학과 과학 국제학술대회
- 신두호, 어슐라 르 귄의 생태학적 상상력과 「언제나 집으로 돌아오기」, 문학과환경학회, 문학과환경, 통권 2
- 송명진, 1920년대 과학소설 수용 양상 연구, 대중서사학회, 대중서사연구, 제10호
- 곽연례외4), 20세기 초기 외국 과학소설의 번역, 중국어문논역학회, 중국어문논역총간, 제11집

* 2002년
- 우미성, 〈마이너리티 리포트〉, 필립 K. 딕의 미국 문화 비판, 문학과영상학회, 문학과영상, 제3권 2호

* 2001년
- 나희경, 포스트모던 문학에서 과학소설의 중요성과 교육 방법, 영미문학교육, Vol. 5 No. 1
- 이해년, 사이버시대 한국의 환상문학, 비교한국학, Vol.8
- 이정옥, 과학소설, 새로운 문학적 영토, 중국소설논총 제13집
- 이창국, A View of Paradise Lost from Science Fiction, 한국밀턴과근세영문학회, 밀턴연구, 제10집 제2호

* 2000년
- 최병근 & 김철균, A. 쁠라또노프의 유토피아론, 러시아어문학 연구논집, Vol.7 No.1
- 한금윤, 과학소설의 환상성과 과학적 상상력, 현대소설연구, Vol.- No.12
- Roe, Jae H., 픽션의 진실, 영미문학교육, Vol. 4

* 1999년
- 김상태, 한국 초기 근대소설에 미친 자연과학 사상: 1906-1917, 比較文學, Vol.23
- 김성복, 20세기 패션 속에 나타난 미래 이미지의 역사, 論文集, Vol.23 No.2
- 강규한, 토마스 핀천과 과학기술의 문제, 현대영미소설, Vol.6 No.1

* 1998년
- 신상성, 역사 속의 공상과학소설 유형연구, 人文社會科學硏究, Vol.- No.1
- 신상성, 생태주의와 공상과학소설의 역사철학적 문제, 批評文學, Vol.- No.12
- 신상성, 사이버 스페이스 소설”의 미학과 정치학, 人文學硏究, Vol.27

* 1997년
- 김재국, 과학소설의 사이버문학적 가능성 고찰, 牛岩論叢, Vol.18
- 문희경, 과학에서 환상으로, 영미문학페미니즘, Vol.5 No.1

* 1996년
- 임헌, 발자크 소설과 생물학 모델, 프랑스어문교육, Vol.4 No.-

* 1992년
- 조환규, 과학소설의 지평, 창비, 창작과비평, 제20권 제1호(통권 75호)

                                                  (자료원: http://www.riss4u.net/index.jsp)

[목록 2]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온라인 사이트에 수록된 과학소설 관련 학위 논문 (2008년 3월 현재 기준)

* 2006년
- 이상희, 신소설의 형성기반과 대중소설적 미학, 성균관대 대학원
- 김세미, 과학문화에 대한 중고등학교 교사들의 인식,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 2005년
- 구의숙, 대화와 과학소설에 나타난 사역동사 get과 have의 어휘패턴 연구, 동국대 대학원

* 2004년
- 위준호, 윌리엄 깁슨의 『뉴로맨서』에 나타난 사이버펑크 문학 연구, 연세대학교 대학원

* 2002년
- 김은정, 어슐러 르 귄(Ursula K. Le Guin)의 판타지와 과학소설에 나타난 균형의 문제: <어스시의 마법사>와 <어둠의 왼손>을 중심으로, 경희대 대학원
- 추재욱, 토마스 핀천 소설에 나타난 과학기술에 대한 연구 : 들뢰즈의 이론적 관점에서, 중대 대학원
- 홍은주, The Dresden Bombing and Kurt Vonnegut’s Slaughterhouse-Five, 서강대 대학원
- 박영미, 대중매체를 활용한 과학적 소양 향상 방안 연구, 강원대 대학원

* 2001년
- 서정민, 윌리엄 깁슨의『뉴로맨서』연구: 신체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중앙대 대학원

* 2000년
- 박영미, 환상문학의 정치성 연구 : Frankenstein과 Neuromancer를 중심으로, 연대 대학원

* 1993년
- 한은구, 실재와 허구의 탐색 : Kurt Vonnegut 소설 연구, 이대 영어영문과 대학원

* 1991년
- 공헌구, Kurt Vonnegut 소설 연구 : black humor 를 중심으로, 단국대 대학원


                                                  (자료원: http://www.riss4u.net/index.jsp)
 



1) 이 논문이 수록된 학술지 [세대]는 현재 국회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다.
2) 오늘날 과학소설계에 대한 안동민의 기여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그가 청소년 대상의 과학소설을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주독자 층이 청소년 위주였다는 현실을 고려하건대, 앞으로 그의 활동의 역사적 가치를 검증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3) 이 작품은 1985년 흥사단 출판사 <여인공화국>이란 이름으로 재간행되었으나 이 역시 지금은 절판 상태이다.
4) 번역논문으로 공역자는 오순방, 좌현하, 진성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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