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뜨고 있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성균관대 물리학자인 김범준 교수가 있다.
그는 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 분과토론에서 과학문화와 관련, 의미 있는 발언을 했다.
과학이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니라는 것. 그는 “과학은 외우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물방울의 표면장력에 대해서는 잘 알면서 물방울이 왜 동그란지 그 원인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며, 외워서 지식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지식으로부터 경험을 이끌어내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소통이 여는 미래’를 주제로 5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 과기부 문미옥 차관은 기조 연설에서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토대로 소통을 통한 R&D 문화를 강조했다. ⓒ 이강봉 / ScienceTimes
‘즐거운’ 과학이 대중을 찾아 나서야
김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사유의 과정을 통해 핵심적 교양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과정이 ‘과학 대중화’라는 것. 과학을 지식 중심, 혼자 외우는 것에서 탈피해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과학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우리나라는 과학을 대중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과학 대중화’를 위해 “과학자들 스스로 (대중이 있는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으로부터 온갖 질문을 다 받게 되지만 이런 질문들을 답변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과학문화 분과토론회에서 사회를 본 목정환 과학커뮤니케이터 역시 최근 대중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청년이다.
KAIST에서 초파리를 연구하고 있는 유전학자인 그는 과학소통 경연대회 ‘2017 페임랩 코리아(Fame-Lab Korea)’에서 ‘한 세포의 치밀한 계획’이란 강연을 통해 대상을 받았다. 그리고 지금 전국적으로 순회강연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과학기술정책대토론회 과학문화 분과토론회에서 관계자들은 과학과 대중과의 관계가 급변하고 있다는데 동의하고, 과학이 대중을 찾아가는 과학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강봉 / ScienceTimes
그는 영국 런던 부근 한 작은 도시에서 열린 과학축제에 참가해 ‘거미의 행동과 습성’이란 주제로 열린 유료 강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강연은 공짜가 아니었다. 15유로(한화 약 2만 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유료 강연인 만큼 청중이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60~70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줄을 서서 입장권을 구매하는 모습을 보고 예상이 크게 빗나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어 40~50대 중년부터 아이들,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청중들이 모여들었다. 사람으로 가득 찬 강연장 안에서는 강사와 청중 간의 뜨겁고 진지한 질문이 이어졌다.
특히 6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자신의 집에서 본 거미에 대해 진지하게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크리스마스 강의’로 알려진 영국의 과학문화 축제가 왜 유명한지, 세계적 모델이 되고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과학문화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
21세기 과학기술을 수행하는 데 있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 ‘융합’이다. 그리고 융합적 성과를 이루는 과정에 진솔한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
과학문화 분과토론회가 열린 과학기술정책대토론회의 주제에도 ‘소통’이란 용어가 들어가 있다. ‘소통이 여는 미래’란 주제로 열린 이날 대토론회에서 문미옥 과기부 제1차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람 중심의 국가 R&D 혁신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과학문화 정책에 있어 ‘소통’이란 말이 부각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과거 과학자들이 일방적으로 대중을 계몽하던 시대에서 과학자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년 전까지 과학자‧대중 간에 이어진 ‘소통’의 관계는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였다. 그러나 지금은 과학자가 대중을 찾아 나서는 관계로 급변하고 있다.
지난 4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 ‘2019 대한민국 과학축제’가 대표적인 사례. 과학자들이 과학 콘텐츠를 가지고 청계천, 보신각, 서울마당, 세운상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잇는 거리에서 길거리 대중과 직접 만나는 장면을 연출했다.
과학문화 분과토론회에 강연자로 참석한 안성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은 ‘시민참여형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이사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국가 연구개발비가 20조에 이르는 과학기술 시대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이사장은 “누구든지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으며, 과학적 이슈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이사장은 “과학기술자가 아닌 인문‧사회학자, 미술가‧연극인을 비롯한 예술인, 남녀노소,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과학을 즐기고 또한 자신의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과학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현하고 있다.”며, 협조를 부탁했다.
정부도 새로운 과학문화 패러다임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구혁채 과기부 미래인재정책국장은 “대중의 과학이해가 곧 국가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시대 변화에 따라 과학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절실하다.”며, “온 국민이 과학을 소통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과학기술정책 대토론회 기조강연에서 문미옥 과기부 제1차관은 “투자 효율성과 연구 자율성을 강화하고, 4차 산업 시대의 융합인재 양성 방향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하고 다”고 밝혔다.
또 문 차관은 “정부와 연구 현장이 적극 소통해 연구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4999)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가장 입자가 작은 나노미세먼지가 허파에 깊숙이 침투해 오래 머무르면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3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바이오융합연구부 홍관수·박혜선 박사 연구팀은 형광 이미징이 가능한 초미세·나노미세먼지 모델입자를 제작해 생체에 주입한 뒤 최대 한 달 동안 장기별 이동 경로와 세포 수준에서의 미세먼지 축적량을 비교·분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은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정보보호 연구반(SG17) 회의에서 우리나라 주도로 개발한 표준 4건이 사전 채택됐다고 23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소재공학과 장재범 교수와 전기및전자공학과 윤영규 교수 연구팀이 기존보다 5배 더 많은 단백질 바이오마커(생체지표)를 동시에 찾아낼 수 있는 '멀티 마커 동시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한 번에 15∼20개 단백질 마커를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피카소(PICASSO) 기술은 동시 탐지 기술 가운데 가장 많은 수의 단백질 마커를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빨리 탐지한다.
2차 발사일이 잠정적으로 6월 15일로 잡혀 있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완벽 성공'에 재도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2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에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의 발사일과 시간을 확정한다. 기상 변수 등을 고려해 발사일 전후 약 1주가 예비발사 기간으로 함께 지정될 예정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우리나라 주요 산림 수종 14개의 무게를 쉽게 측정할 '입목중량표'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입목중량표는 나무의 키와 가슴높이의 굵기만 알면 누구나 쉽게 무게를 알 수 있도록 표로 제시한 것으로, 부피 단위인 재적표와 함께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산림 경영기준표다.
양자암호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인 'TF QKD'의 실험 검증에 한국 연구진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2일 한상욱 양자정보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작년 겨울 'TF(Twin-field) 양자키 분배(QKD, Quantum Key Distribution)' 검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달 초 양자정보학 분야의 온라인 오픈액세스 저널인 'npj Quantum Information'에 게재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자석으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분리하는 '자성 분리 기술을 이용한 방사성 오염 토양 정화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가장 흔히 발견되는 세슘은 지름 0.002㎜ 이하의 미세한 흙입자(점토)와 강하게 결합하는데, 점토는 표면이 음전하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