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1,2019

과학은 ‘소풍’, 토론은 ‘일상’

해외 과학문화 활동 ①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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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는 죽음을 어떻게 생각할까?”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들의 소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독일의 초등 과정에서 이러한 질문은 기본이다. 기술과 인간사회의 문제를 묻는 심도 깊은 과학 질문이지만 독일의 어린이들은 이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는다.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학 교수는 이에 대해 “독일은 기술 문명과 환경, 인간과 기술이 서로 충돌하는 문제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이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 것인지를 일상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춘식 교수는 지난 14일 한국과학창의재단 스카이라운지에서 열린 ‘과학문화 해외 사례 세미나’에서 특별한 독일의 과학문화 동향을 소개했다.

14일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과학문화 해외 사례 세미나’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스카이라운지에서 열렸다. ⓒ 김은영 / ScienceTimes

14일 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과학문화 해외 사례 세미나’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스카이라운지에서 열렸다. ⓒ 김은영 / ScienceTimes

높은 수준의 과학문화, 독일의 과학문화 활동 방법

독일은 과학기술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의 비중이 다른 유럽문화권보다 더 높다.

김 교수는 “수준 높은 과학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이스라엘, 프랑스, 이스라엘과 비교해서도 독일은 최고 단계의 과학문화수준을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과학문화 활동원동력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서 시작된다. 독일은 과학문화 활동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학생을 비롯한 시민들이 참여해 함께 만든다.

기업들은 이를 적극 후원한다. 관 중심이 아닌 시민 주도형이다.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학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특별한 독일의 과학문화 동향을 소개했다. ⓒ 김은영 / ScienceTimes

김춘식 동신대학교 에너지융합대학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특별한 독일의 과학문화 동향을 소개했다. ⓒ 김은영 / ScienceTimes

독일 시민들의 모든 일상은 과학문화 활동과 연결되어있다. 독일의 과학교육은 인간의 의한 ‘과학 기술 그리고 인문에 대한 이해’로 설명된다. 이러한 독일의 과학 문화로 인해 독일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과학기술’을 ‘과학’의 좁은 범주가 아닌 너무 당연한 ‘삶의 문제’로 받아들인다.

김 교수는 “독일의 과학문화 활동이 이해에서 참여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참여’라는 단어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과학 활동이란 시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며 “‘참여’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라고 강조했다.

독일은 모든 과학문화 활동은 대상별로 나누기 어렵다. 모든 활동이 ‘융·복합적’으로 섞여 진행되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이, 청소년 등 대상별 과학 활동은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구분하기 어렵다. 독일 과학문화 활동은 주로 ‘가족들이 소풍처럼 참여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미국의 과학문화 활동이 각 주의 특색 있는 과학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독일은 과학축제가 중심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공공기관과 민간 영역이 서로 협력하며 역할 분담을 통해 안정된 과학문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2000년부터 매년 각 도시를 순회하며 1주일 동안 과학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하계과학축전’은 독일의 대표적인 과학문화 활동이다. 전시·강연·영화·음악·예술 등 과학을 시민들과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과학은 시민·시민단체·기업이 함께 만드는 ‘도시 축제’

시민단체도 과학문화 활동의 한 축이다. 독일 학술진흥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 경진대회’, 학생의회·시민 컨퍼런스·주니어 과학 카페들이 현재 진행 중인 연구이슈를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제기하며 토론하는 ‘과학토론’ 행사도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원활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독일에는 수시로 소통 할 수 있는 웹사이트가 많다. 독일 과학소통 현황, 어린이 과학대학, 청소년 실험실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 포털’이나 어린이나 청소년, 일반인들의 아이디어가 직접 연구에서 다루어질 수 있도록 타진해보는 ‘과학커뮤니케이션 포럼’도 일상적인 과학문화로 자리 잡았다.

가장 독특한 문화는 기업들의 참여다. 독일은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과학문화 활동프로그램들이 많다. 기업들은 각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해 각 도시마다 특색 있는 과학문화 활동을 만들어나간다.

 

‘MS Wissenschaft’ 선박의 모습.  ⓒ Wissenschaft im Dialog

‘MS Wissenschaft’ 선박의 모습. ⓒ Wissenschaft im Dialog

 

대형 고선박에서 벌어지는 과학축제 ‘MS Wissenschaft’는 올 해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30여개 도시를 방문하며 사람들과 만났다. 과학주제는 해마다 바뀐다. ‘MS Wissenschaft 2017’의 주제는 ‘바다와 해저’였다. 선상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시민들에게 해양의 역할에 대해 기후의 중요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자동차 회사 아우디의 ‘킨더 프로그램’, 화학회사 ‘바스프’의 ‘엑스플로어 학생 실험실’, 의약품회사 바이엘의 ‘바이랩’, 세제로 유명한 ‘헨켈’의 ‘프로젝트 푸투리노’, 통신회사 ‘도이치텔레콤’의 ‘영감을 깨우는 교육’ 등 독일의 주요 기업들은 단순한 재정후원을 넘어 기업이 과학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독일의 과학 교육은 첨단 기술 장비를 구축해 ‘보여주는 과학’이 아닌 ‘토론하는 과학’이다. 김 교수는 “장비로 보여주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내고 토론을 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내 함께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을 교육 모토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과학을 일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융합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토론은 융합적인 사고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 기업이 친환경에 관심 있다며 토론을 유도 한다. 사실 기업으로서는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비판과 제안이 동시에 쏟아진다. 기업은 이를 감수한다. 열린 문화를 알려주는 가장 좋은 예”라고 덧붙였다.

올 해 ‘MS Wissenschaft 2018’ 주제는 ‘미래의 노동 세계’이다. 선상의 전시회를 통해 아이들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일하는 삶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에 저마다의 답을 찾아간다.  ⓒ Wissenschaft im Dialog

올 해 ‘MS Wissenschaft 2018’ 주제는 ‘미래의 노동 세계’이다. 선상의 전시회를 통해 아이들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일하는 삶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질문에 저마다의 답을 찾아간다. ⓒ Wissenschaft im Dialog

높은 수준의 과학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있어도 시민들이 수용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은 이슈화에 성공했다. 시민, 청소년, 연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열린 자세로 토론하고 이를 정책과 제품에 반영했다. ‘열린 자세의 토론 문화’는 독일의 성공적인 과학문화 활동을 이끈 열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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