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인류의 미래와 앞날을 밝히는 지혜의 산실이요, 경제력의 근본이기는 해도, 현실과 분리되서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학기술이 가장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구현된 곳은 어디일까?
텔레비전,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을 비롯해서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보이지 않게 과학기술이 숨어들어있는 부분은 바로 도시이다.
도시야 말로 과학기술이 종합적으로 스며들어있는 일종의 ‘거대과학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과학자들이 도시를 연구하지는 않는다. 도시는 오히려 도시개발이나 도시설계라는 부분에서 연구하는 경향이있다.
고층빌딩 흔들리지 않게 와류방지 설계
그런데 도시에 숨어있는 과학기술의 흔적을 추적하는 것이 과학자들에게 무슨 학문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도시과학을 연구한다고 연구비가 나오지도 않을 것이고, 사이언스나 네이쳐 같은 국제적인 명성이 높은 저널에 실릴 일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하면 도시속에 스며들어있는 과학의 구석구석을 훑는 것이 얼마나 많은 지식이 있어야 할 것인지 금방 짐작이 갈 만큼 도시는 너무나 많은 요소를 안고 있다.
‘나도 잘 안다. 내가 얼마나 성가신 존재인지. 어려서 말을 뗀 이후로 나는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내 입에서 질문을 멈출 방법은 없었다.’
‘사이언스 앤 더 시티’(Science and the City)라는 책을 쓴 ‘로리 윙클리스’(Laurie Winkless)는 도시 속에 스며들어있는 과학을 탐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에 관심을 기울였는지를 위의 문장과 같이 표현했다.
그녀는 물리학자이면서 과학 저술가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트리니티대학(Trinity College)에서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NASA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일했다. 이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niversity College London)에서 우주과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물리학연구소의 재료과학분야 연구원으로 7년간 일했다.
그러다가 과학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 후 연구소를 나와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녀가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본 출판사에서 책 쓸 것을 권하면서 시작됐다.
도시 환경 이해에 큰 도움
책에서 소개한 내용 중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고층빌딩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초고층 빌딩은 높이 올리기만 하면 되는 줄 알지만,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음을 자세히 설명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부르즈 할리파 빌딩을 예로 들어보면 분명하다.
고층빌딩을 지을 땐 와류가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높이 828m의 부르즈 할리파 건물은 바람이 많이 불면 상층부가 건물높이의 1/200~1/500 정도인 2~4m가 흔들릴 수 있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컴퓨터 유체역학’을 이용해서 설계한다.
사람들이 잘 모르게 건물 외부의 26개 지점의 ‘셋백’을 만들어 와류의 형성을 방해하는 것이다. 건물을 설계할 때 컴퓨터 모델링으로 와류가 얼마나 형성될지 추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풍동실험까지 했다.
이런 공기역학적 설계 말고 고층건물의 1층 입구는 거의 대부분 회전문으로 된 것 이유도 저자의 호기심 레이더에 걸렸다.
고층빌딩은 내부 공간이 굴뚝 효과를 낸다. 겨울에 난방을 하면 더운 공기가 비상계단이나 엘리베이터 승강통로를 굴뚝처럼 타고 건물 상층부로 이동해서 건물하층부를 진공상태로 만든다.
만약 보통과 같은 여닫이 문을 만들면 문이 열릴 때 마다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안으로 빨려 들어오면서 로비에 있는 종이가 날리고 치마가 펄럭일 것이다. 더운 날씨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회전문은 항상 문이 닫혀 있는 효과를 내므로 이같은 예상치 못한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책은 도시의 구석구석을 들여다 본 호기심 많은 젊은 여성과학자의 어드벤처로 가득하다. 도시를 더 잘 이해하면, 아마도 새로운 연구개발의 주제도 나타날 것 같다.
(782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 울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파진흥협회 ‘비면허 주파수 활용 해상통신 서비스 실증’ 공모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고 31일 밝혔다. 해양 기자재 판로개척을 위한 이 사업은 울산의 전기추진체계 지능형 선박인 울산태화호를 활용한다. 해상에서는 광대역 해상통신 서비스를 실증하고 선박에서는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지능형 안전 서비스 실증을 하게 된다. 4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며 세부 과제별 주관기관인
/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한 기업 참여를 늘리고자 규모와 위험이 큰 초기 기초연구에 대한 정부 지원 연구개발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48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23년도 국가연구개발 행정제도 개선 기본지침’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기본지침은 국가연구개발 제도개선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지침에는 양자 등 새로운
/ 허위·불성실 정보보호 공시를 당국이 검증하거나 수정을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정보보호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정보보호 공시제는 기업 등이 정보보호에 투자하는 비용과 인력 등 현황을 공개하는 제도로 의무 공시가 도입된 지난해 이행률은 99.5%였다. 개정안 통과로 정보보호 공시 내용을 검증하고 공시 내용이 사실과 다른
/ 2030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벚꽃놀이 장소는 서울숲, 도산공원, 뚝섬유원지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은 AI(인공지능)가 전처리한 모바일 데이터를 학습해 통계화한 유동 인구를 측정·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SKT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지오비전퍼즐’을 기반으로, 지난해 벚꽃 시즌(2022년 4월 9~17일) 서울과 수도권내 관광명소 방문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는 벚꽃 시즌
/ “드론을 활용하면 80만평이나 되는 공사 현장도 한눈에 볼 수 있고, 촬영 영상을 3차원 입체 도면으로 만들면 정확한 공정관리도 가능합니다.” 지난 29일 오전 7시 40분 부산도시공사 4층 강당에서 드론 전문가인 송근목 씨엘파트너 대표가 ‘건설 현장의 드론 활용 방안과 드론관제시스템’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부산도시공사의 스마트기술 학습모임(스마트 BOOK 모닝) 회원인 임직원 30여
/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기술의 효율을 국내 연구진이 20배로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화학공학과 이현주 교수와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높은 효율로 이산화탄소로부터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과 미생물 기반 바이오 전환을 연계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기화학 전환반응이 일어나는 전해조에서 이산화탄소가 탄소 1개로 이뤄진 포름산으로
/ 통신사, 방송사 등 기간통신사업자에 한정됐던 정부의 재난 예방·훈련·대응·복구 관리가 이용자 1천만 명 이상 플랫폼 사업자나 매출·운영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데이터센터 등으로 확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0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카카오·네이버 서비스 장애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을 30일 발표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