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당면 과제인 고령화 문제를 시민참여형 혁신 방식인 ‘리빙랩(living lab)’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주목을 끌었다.
지난 17일 양재 aT센터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하고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주관하는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이 개최되었다.
‘한국과 네덜란드, 스마트에이징 리빙랩에서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고령화와 관련된 양국의 리빙랩 경험을 공유하고, 향후 함께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고령화 리빙랩의 대표 사례
‘한국 리빙랩 활동 현황’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대학과 시민사회 등이 주도하는 다양한 리빙랩 사례를 소개하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행사의 초점이 고령화에 맞춰진 만큼, 성남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이 운영하고 있는 ‘시니어리빙랩(senior living lab)’에 대해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이 체험관은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6년에 국내 최초로 시니어리빙랩 플랫폼을 구축했다. 2018년에는 장기요양보험 복지용구부터 IoT 기능이 장착된 스마트기기까지 총 17개 고령친화제품에 대해 1185건의 사용성평가를 수행하는 성과도 거뒀다.
현재 고령친화종합체험관은 186개사와 동반협력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운영 중에 있으며, 약 220여 명의 시니어들을 평가위원으로 위촉하여 고령친화제품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성 위원은 “시니어리빙랩은 소비자와 생산자, 그리고 연구자 및 체험 인프라가 모두 한군데 집결되어 체험관 자체가 시니어 제품 개발을 위한 리빙랩 역할을 하고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소비자 중심의 R&D 거점기관으로써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 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는 ‘시니어’들이고 생산자는 ‘시니어용품 관련 기업’들이다. 또한 연구자는 ‘대학 및 연구기관’이고, 인프라는 ‘체험관을 이루는 공간과 그 안에 설치되어 있는 장비’를 가리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녀는 “현재 이곳에서는 시니어들이 원하는 요구 사항을 파악하여 고령친화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소개하며 “기업의 성공적인 사업화를 지원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리빙랩의 대표적 운영사례로 꼽히고 있다”라고 밝혔다.
성 위원에 이어 다음 발제자로 나선 김영선 경희대 친고령특성화대학원 교수는 ‘한국 스마트에이징 현황과 방향’을 발표하며 한국 고령화 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고령친화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스마트에이징(smart aging)이란 ‘똑똑하게 늙는다’는 뜻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향후 10년 내 한국 사회에 가장 파급효과가 크며 시급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는 핵심 트렌드로 ‘고령화’를 꼽으면서, 건강한 노년을 보내기 위해서는 스마트에이징 관련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스마트에이징의 요건으로 △학습 민첩성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 △디지털 활용능력 △플랫폼 설계능력을 제시하면서 “이 같은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노년층은 물론 사회의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여 협력해야 비로소 스마트에이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령화 리빙랩, 친 고령화를 위한 디자이너 역할
네덜란드 빈데스하임대의 프란카 바커(Franka Bakker) 교수와 라르스 호프만(Lars Hopman) 연구원은 공동으로 연단에 등장하여 ‘네덜란드 고령화를 위한 리빙랩 사례 연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상영된 동영상에서는 평범한 지역의 할머니와 청년인 라르스 호프만이 함께 시장도 가고 스마트기기도 다루면서 친구처럼 지내는 장면이 등장했다. 그렇게 어울리다 보니 나이라는 세대차를 극복하고 서로가 공감대를 느끼면서 삶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동영상 시청을 마친 후, 바커 교수는 “네덜란드에서 고령화를 위한 리빙랩이란 일종의 ‘친 고령화를 위한 디자이너’ 같은 역할”이라고 소개하며 “우리 연구진은 호프만 연구원을 리빙랩의 디자이너로 삼고 할머니의 변화상을 추적했다”라고 말했다.
할머니의 변화상을 직접 체험한 호프만은 “실험에 참여하기 전만 해도 88세의 할머니는 사회에 어떤 기여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평범한 할머니였지만, 실험을 마친 후에는 상당히 자신감에 차 있었다”라고 밝혔다.
호프만 연구원의 설명에 따르면 이 88세 할머니는 사회에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실험 후에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는 사람이 늘어나는 네트워크를 경험했고, 세상을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여유도 생겨난 것으로 파악됐다.
나이가 들더라도 현명하게 늙기 위해 스마트에이징의 중요성을 강조한 프란카 교수는 “노인들이 좀 더 편안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응용노인학(applied gerontology)이 뒷받침되어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빈데스하임대의 응용노인학과는 노화(老化)의 제반 과정을 주요 전공과목으로 삼고 있다. 특히 골드랩(G-OLD LAB)이라는 이름의 리빙랩 프로그램은 고령자와 삶을 공유하며 이들을 위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리빙랩 경험을 통해 확보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령자를 위한 게임을 제작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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