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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과 체중 증가, 어느 것이 먼저

미국 UCLA 생리학과 연구팀의 연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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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는 혈압과 혈당, 혈중지질 등 대사지표가 정상이라고 하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만이어도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과체중인 사람들이라도 심장병의 징후가 없으면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종종 비만인 경우에도 이러한 대사지표는 정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오히려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비만인 사람들은 심장병이 없더라도 동맥에 플라그가 많이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의 유승호, 장유수, 김보경 교수팀은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과 정상체중 그룹으로 나눠 관상동맥칼슘수치를 비교한 결과를 미국 심장학 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근호에 발표하였다. 논문의 제목은 ‘한국인에 있어서 인슐린 저항성의 계절적 변동(Seasonal Variation in Insulin Resistance in Koreans)’이다. (원문 : http://koreancircj.kr/Synapse/Data/PDFData/0054KCJ/kcj-35-620.pdf)

▲ 대사지표가 정상인 과체중 사람들은 심장병의 징후가 없다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런 경우에도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Science Times

▲ 대사지표가 정상인 과체중 사람들은 심장병의 징후가 없다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이런 경우에도 심장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Science Times

연구팀은 심장질환이 없는 한국인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했는데, 참가자들의 나이는 30~59세 사이로, 이들의 체질량지수(BMI)와 동맥 내 칼슘 수치 등을 측정하고 비교 조사를 실시하였다. 관상동맥칼슘수치는 조기 관상동맥질환의 지표가 되는데, 현재 증상이 없다고 해도 향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심장질환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수치로 알려져있다.

연구 결과 혈당, 혈압, 중성지방, 고밀도 콜레스테롤, 인슐린 저항성 지표가 모두 정상인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인 그룹은 ‘정상체중’ 그룹보다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1.67배나 높게 나타났다. 또한 관상동맥칼슘수치비도 2.26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비만인 사람들은 동맥 내에 초기 단계의 플라그 증가가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만약 이런 상태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심장마비자 심장사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비만이더라도 대사지표가 정상이면 심혈관질환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이 정상체중인 사람과 같을 수 있다는 일부 통념과는 다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만인 사람들 또한 위험 요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결코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비만인 사람들은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앞으로 생길 수 있는 심혈관 질환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호탕한 남자는 뚱뚱, 예민한 여자는 날씬

비만에 대한 일종의 통념은 또 있다. 바로 성격이 호탕한 남자는 뚱뚱하고, 예민한 여성은 비교적 날씬하다는 것이다. 일종의 속설로 여겨지던 이 말이 과학적으로 어느정도 근거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월 5일 PLOS ONE을 통해 발표된 논문으로 제목은 ‘한국인의 개인 특질과 체질량지수 간의 관계(Personality Traits and Body Mass Index in a Korean Population)’다. (원문 : http://www.plosone.org/article/info%3Adoi%2F10.1371%2Fjournal.pone.0090516)

이화여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우리나라 성인 남녀 3900명을 대상으로 외향성, 대인 수용성 등 5대 성격의 특성과 비만도를 조사하였다. 그 결과, 개방성이 크고 양심성이 낮은 호탕한 성격의 남성일 수록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여성의 경우, 대인 수용성이 클수록 뚱뚱하고 심리적 민감성이 높을수록 마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성격이 까칠한 여성이 더 말랐다는 것을 뜻한다. 연구팀은 추상적인 개념 중 하나인 체질의 원인을 바로 성격에서 찾았다.

정해진 상황에서 특정행동을 하게 하는 기질인 성격이 개인마다 서로 다르고 일관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을 두고 흔히 체질이라고 말하는데, 이 체질의 원인을 바로 성격에서 찾은 것이다.

지금까지 아시아인의 성격과 비만의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격은 결국 식습관 혹은 운동 습관 같은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의 성격을 알면 비만은 물론이고 당뇨나 암의 발병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을러서 살찌는 것이 아닌, 살찌기 때문에 게을러지는 것

비만인 사람들을 보면 게을러서 살이 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과는 반대로 살이 찌기 때문에 게을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UCLA 생리학과 연구팀이 ‘생리학과 행동 저널’(the journal Physiology & Behavior) 최근호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원문 : http://newsroom.ucla.edu/releases/does-a-junk-food-diet-make-you-lazy-ucla-psychology-study-offers-answer)

연구팀은 쥐 32마리를 대상으로 복수탄수화물이 포함된 질 좋은 음식을 준 A그룹과 단순탄수화물이 포함된 정크푸드를 준 B그룹으로 나누어 6개월간 관찰을 했다. 3개월 뒤, B그룹은 A그룹보다 살이 찌고 행동이 느려진 것이 관찰되었다. 탄수화물에는 단순탄수화물과 복합탄수화물이 있는데, 전자는 정제된 곡물이나 과일주스 등에 많고 후자는 정제되지 않은 곡류와 채소에 많이 들어있다. 대부분의 정크푸드에는 단순탄수화물이 많으며, 소화력과 흡수력이 빠르고 지방으로 변환되기 때문에 비만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6개월 뒤에는 정크푸드가 무엇인가 하려고 하는 ‘의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버튼을 누르면 음식이나 물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였다. 처음에는 버튼을 한 번만 눌러도 음식을 얻을 수 있게 했고, 그 횟수를 점차 세 번, 여섯 번으로 늘려 쥐들이 음식을 얻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 결과, A그룹은 30분 간격으로 5분 내외로 휴식을 취했다. 반면 B그룹은 최대 10분 내외로,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A그룹보다 두 배 더 길었으며 음식물을 얻는데도 회의적이고 무기력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무기력한 원인인 비만을 유도하는 식습관이 도파민 체계를 파괴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도파민 체계가 손상되면, 일을 수행할 때 훨씬 빨리 포기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을러서 비만인 것이 아니라, 비만이라 게을러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인 WHO에서는 비만을 일종의 전염병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비만은 이제 특정 계층 혹은 특정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인 모두가 주목하고, 조심해야 하는 질병이다. 그래서 관심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고, 일반인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있기도 하다.

하지만 잘 알려져있는 만큼, 비만과 관련된 속설도 많이 존재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속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속설도 있다. 따라서 비만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인터넷에서 접하는 속설을 따라하기 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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