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건강과 역사가 담긴 차 문화

메리 커샛의 <애프터눈 티>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녹차는 발효 여부에 따라 무 발효차, 반 발효차, 완전 발효차로 구분하고 있다. 녹차는 중국에서 비롯되어 세계인의 기호품이 되었다. 차가 전 세계인의 기호품이 된 것은 차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건강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이 선택하고 있어서다.

차는 중국, 한국, 일본의 문화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주었다. 대화를 나눌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하고 정신적인 여유를 줌으로서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게 되었다.

동양에서 생활화된 차 문화는 동인도회사의 네덜란드 국적 선박에 의해 본국으로 전해진 뒤 프랑스, 독일을 거쳐 영국까지 전해지게 된다.

유럽인들이 처음 접한 차는 일본과 중국의 녹차였지만, 유럽이 중국과 활발하게 무역하면서 대부분의 차를 중국으로부터 보급 받게 된다. 18세기 이후 본격적으로 홍차가 영국에 의해 유럽에 정착되고 퍼져나가면서 전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음료로 자리 잡게 된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부유층만 마실 수 있었다. 차가 희귀해서 가격이 비싼 것이 아니라 운송이 어려워 가격이 높았으며 세금이 워낙 많이 붙었다. 1773년 영국 정부가 차에 지나친 세금을 매긴 탓에 보스턴 차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생활 속에 유럽의 차 문화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메리 커샛의 <애프터눈 티>다.

-1880년경, 캔버스에 유채, 64*92.

<에프터눈 티>-1880년경, 캔버스에 유채, 64*92. ⓒ 미국 보스턴 미술관 소장

애프터눈 티는 오후 2~4시경에 마시는 차로, 영국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차와 함께 샌드위치, 스콘, 케이크를 곁들어 먹기도 한다.

두 명의 여인이 티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테이블에 은 쟁반에 은으로 만든 차 주전자와 설탕 그릇, 그리고 찻잔이 놓여 있다. 꽃무늬 소파에 앉아 있는 한 여인은 손을 턱에 받치고 있고, 모자를 쓴 여인은 장갑을 낀 왼손으로는 찻잔 받침을 들고 있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펴고 찻잔을 들어 마시고 있다. 테이블 옆에 벽난로 위에는 금테가 둘러진 거울과 중국풍의 꽃병이 올려 있다.

모자와 장갑을 낀 여인은 손님을 나타내며, 찻잔을 들고 마시고 있는 모습은 기차를 타기 위해 곧 가야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차를 마시는 여인이 새끼손가락을 곧게 펴고 마시고 있는 것은 예법에 맞게 차를 마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 주전자, 설탕 그릇이 놓여 있는 은제 찻잔 세트는 메리의 할머니 메리 스트븐슨의 이니셜이 새겨진 석 점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메리 집안의 가보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찻잔세트는 커샛 가문과 재정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채광회사들이 있던 필라델피아에서 생산되었다.

메리 커샛<1844~1926>은 필라델피아 부유한 은행가의 딸로 태어나 거장들의 그림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를 여행했으며 후에 화가가 되기 위해 파리에 정착한다. 그림 공부를 위해 파리에 정착했지만 당시 여성의 입학이 허락되지 않아 개인 수업을 받는다. 그녀는 드가의 소개로 인상주의 화가들과 치분을 쌓았으며 인상주의 전시회에 네 번 출품한다. 그녀는 미국에 인상주의 운동을 전파하는데 공헌한다.

메리 커샛은 은색 쟁반 위에 차 주전자와 설탕 그릇을 비친 모습을 그려 넣음으로서 다시 한 번 찻잔세트를 강조했다. 배경을 대충 표현하는 방식은 인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이 작품의 배경은 파리에 있는 그녀의 집 응접실이며 여인들은 메리의 친구들이다. 메리는 여인들이 차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표현하고 있다.

유럽에 차 문화가 자연스러운 생활로 자리 잡게 된 계기는 차를 마시는 것이 다도에 예를 다하는 동양의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고 차를 통해 느끼는 마음의 평안과 여유를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교의 방편으로도 여겨졌기 때문이다.

-1876년, 캔버스에 유채, 76*99.

<휴일-소풍>-1876년, 캔버스에 유채, 76*99. ⓒ 런던 테이트 갤러리 소장

차를 통해 만남의 즐거움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티소의 <휴일-소풍>다.

잎이 노랗게 물든 밤나무 그늘 아래 잘 차려 입은 남자와 여자들이 편안하게 자세로 연못가에서 소풍을 즐기고 있고, 그들 주변에는 연못가를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오른쪽 여자는 일본식 다기를 들고 연못을 바라보고 있고 왼쪽에 있는 여자는 무릎을 꿇고 머리에 손을 받친 채 비스듬히 누워 있는 남자가 내미는 찻잔에 크림을 따르고 있다.

바닥에 깔아 놓은 흰색의 천 위에는 찻주전자와 찻잔, 그리고 일본식 다기가 놓여 있는 쟁반과 탄산수가 들어 있는 토피도 병이 아무렇게나 놓여 있다.

토피도 병의 뚜껑이 열려 있는 것은 한 낮에 더운 가을 날씨를 의미하며 찻잔과 접시 위에 잘라 놓은 케이크는 먹지는 않았지만 그들이  휴일을 맞아 소풍을 나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야외에서 점심을 먹는 것은 도시 생활로부터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띠가 둘러진 챙이 없는 모자를 쓴 남자는 당시 부유층 남자들 사이에 유행했던 평상복으로 남자가 부유층을 임을 암시하며, 여자들의 줄무늬 옷도 최신 유행 패션을 반영했다.

남자에게 차를 따르는 여자는 사교계에 나간 젊은 여성을 보호하는 샤프롱을 나타내며 몸을 돌리고 앉아 있는 여자 역시 부유층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등을 돌리고 앉아 있는 여자의 타조 털로 장식한 모자는 정장용이지만 챙이 넓어 햇빛을 막아주는 기능까지 있어서 그들이 소풍을 나왔다는 것을 강조한다.

연못 주변의 인도와 가로등, 그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은 대자연보다는 도심 근처에 잘 가꾸어진 정원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노랗게 물든 밤나무 잎은 가을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제임스 티소<1836~1902>는 이 작품에서 당시 유행하던 옷차림을 통해 사교계의 우아한 일상을 표현했다. 그가 유행하는 패션을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포목상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옷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세련된 옷차림의 우아한 사교계의 여성들을 자주 그렸던 티소의 작품들은 후기 빅토리아 시대의 퇴폐적인 사회를 잘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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