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4,2019

거미 감각기관 모방한 초고감도 센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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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미세한 진동을 감지할 수 있는 거미 감각기관을 모방해 감도가 100∼1000배 향상된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최만수 교수팀은 10일 거미가 발목 근처의 껍질 부분에 있는 미세한 균열(crack) 형태의 감각기관으로 진동을 감지하는 점에 착안, 그 원리를 규명하고 이를 모방해 진동·압력·음성과 물체 변형 등을 측정하는 초고감도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거미의 감각기관은 부드러운 내부와 미세한 균열이 있는 딱딱한 외피로 구성돼 있고 이 균열과 신경세포가 연결돼 있다. 외부에서 진동 등 자극이 가해질 때 균열이 벌어지거나 좁아지는 것을 신경세포가 감지한다.

최 교수팀은 거미의 균열형태 감각기관을 모방해 부드럽고 탄력이 있는 고분자 물질 위에 20㎚(1㎚=10억분의 1m) 두께의 백금 박막을 올리고 백금 박막에 미세균열(nano crack)을 만드는 방법으로 초고감도 센서를 제작했다.  

많은 균열이 있는 백금 박막에 전류를 흘려주면 외부 자극이 없을 때는 균열 부분이 서로 안정적으로 붙어 있어 전기저항이 크지 않지만, 외부에서 자극이 가해지면 균열 부분이 벌어지면서 저항이 커지게 된다.  

이 저항의 변화를 측정하면 주위의 진동 등 물리적 변화도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이용해 제작한 센서는 감도가 현재 사용되는 센서보다 100∼1천배 높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센서를 사람의 목에 부착하고 시끄러운 환경(92㏈)에서 간단한 영어 단어들(go, jump, shoot, stop)을 말하는 실험에서 이 센서는 97.5%의 정확도로 단어들을 감지해냈다.

최 교수는 “이 연구를 적용하면 변위센서 외에도 음성 인식 센서, 피부에 부착해 인체 생리 변화를 측정하는 센서, 압력·유량 센서 등에서 감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상용화하려면 백금을 대체할 재료를 찾고 장기간 사용시의 안정성 등을 검증하는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멀티스케일에너지시스템연구단(단장 최만수) 연구로 진행된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 10일자(미국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특히 이 연구는 지난해 6월 사고로 숨진 고(故) 서갑양 교수가 주도하던 연구를 이어받은 것으로 연구자들은 이 논문을 서 교수에게 헌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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