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배틀로 과학을 쉽고 재미나게~

사이언스슬램D, 과학 연구 성과 소개

청중 참여형 과학강연 ‘사이언스슬램D’가 6월 20일 대전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개최됐다.

사이언스슬램D는 5인의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한 강연을 각각 10분 동안 진행한 후 청중 투표를 통해 우승 강연자를 가려내는 과학강연 배틀이다.

청중 평가는 재미와 지식 2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하며, 투표는 모바일을 통해 진행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헬로디디가 주최하고 있는 사이언스슬램D는 대전 소재 공공기관에서 매달 1회씩 개최되고 있다.

강연을 맡은 5인의 과학자 ⓒ정현섭/ScienceTimes

강연을 맡은 5인의 과학자 ⓒ정현섭/ScienceTimes

지하수야, 어디로 가고 있니?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최한나 박사는 지하수에 관한 연구를 대중들에게 소개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담수는 빙하수가 가장 많지만 우리가 실제로 접할 수 있는 물은 지하수나 하천수이다.

특히, 지하수는 전체 담수의 30.1%의 높은 비중을 차지해 식수로서 중요도가 높다.

지하수가 포화되어 흐르는 층인 대수층은 퇴적대수층과 암반대수층으로 나뉘는데, 식수로는 주로 천부대수층인 퇴적대수층을 이용하고 있다.

암반대수층은 미네랄이 높은 지하수를 제공하지만 유동 깊이가 깊어 개발이 어렵고 오염물질이 들어가면 빠르게 확산되는 위험이 있다.

지하수는 대수층에서 보통 1시간 동안 2cm로 아주 천천히 흐른다. 이에 따라 지하수가 땅속에 얼마나 체류했나를 알아보는 연대 추정도 진행되고 있다.

“지하수 연대에 따라 식수 여부도 구분이 가능한가?”라는 한 청중의 질문에, 최 박사는 “식수 판단은 지하수가 어느 암반을 흘렀는가에 따라 다르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하수의 전기전도도를 통해 금속 광물질 얼마나 녹아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식수 여부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시냅스, 그것이 알고 싶다

기초과학연구원 강재승 박사는 ‘시냅스’를 주제로 한 강연을 선보였다.

시냅스는 신경과 신경 사이에서 전기신호를 신경전달 물질로, 신경전달 물질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냅스 내에는 3000~4000개의 신경단백질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신경단백질은 담당하는 역할도 다양하다.

강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강재승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강 박사는 유전자 조작으로 신경단백질을 망가뜨린 생쥐를 이용한 행동실험을 통해 신경단백질의 역할을 밝히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실험 결과, 유전자 결속 생쥐는 특정 부분의 시냅스 신경단백질이 손상되었을 때 사회성이 크게 결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적인 생쥐는 근처의 동료 생쥐에게 반응을 보이지만, 유전자 결속 생쥐는 동료에게 관심이 없고 주위가 주변으로 분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강 박사는 이러한 동물 실험이 다른 과학 실험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소개했다.

강재승 박사는 “연구자의 몸에서 나는 향이 바뀌면 동물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프로젝트 기간인 2-3년 동안 동일한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만 사용한다”고 밝혀 대중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4차 산업혁명 물결 속 우리를 위한 안내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황석준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강연을 선보였다.

황석준 박사는 다양한 움직임에 적응할 수 있고, 당기고 휘어도 제 역할을 수행하는 ‘유연전극’을 3D프린터로 구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황석준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황석준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황석준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제조의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나 프로그래밍 분야가 부상하면서 기존의 직업군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으로 넓혀가는 발판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의 등장을 인류의 위기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도구로 적절히 활용하여 기존 분야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석준 박사는 “자신의 전문분야를 확실히 하고 프로그래밍 등의 분야로 영역을 넓혀간다면, 현대가 요구하는 창의성을 갖춘 융복합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돋보기 물질,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미소 박사는 ‘에너지하베스팅’ 연구를 소개했다.

에너지하베스팅은 일상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여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재활용 기술이다.

이 기술은 태양열, 풍력뿐만 아니라 기계에너지, 열에너지 등 일상적으로 소모되어 사라져버리는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한다.

휴대폰을 손으로 흔들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인공심장 박동기의 배터리를 환자가 움직이는 에너지로 충전해 박동수를 유지하는 기술이 에너지하베스팅의 예이다.

김미소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김미소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에너지하베스팅은 아직 상용화에 도달하지는 못해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돋보기처럼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는 ‘메타물질’ 연구도 선행되어야 한다.

메타물질은 에너지 방향을 굴절시켜 돋보기처럼 한곳에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물질로 ‘투명망토’를 가능케 할 소재로 주목되기도 했다.

김미소 박사는 “메타물질과 에너지하베스팅을 조합해 최종적으로는 ‘메타 에너지하베스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학문 간 융합을 강조했다.

미세먼지, 너는 누구니?

안정성평가연구소 이규홍 박사는 ‘미세먼지’를 주제로 한 강연을 선보였다.

이 박사는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 피해 예방책 등을 소개하면서 대중들이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은 중국에 의한 것임이 과학적으로 밝혀졌지만,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자동차, 불법소각 등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타이어가 닳으며 발생하는 미세분진은 자동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20배에 달해 심각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미세먼지는 사람들이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과는 다르게 건강한 일반인에게는 큰 피해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박사는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기존에 심혈관 질환, 폐 질환을 앓던 환자가 응급실을 찾는 일이 잦아지지만, 건강한 일반인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전했다.

강연 우승자, 미세먼지 발표한 이규홍 박사

청중 투표 결과 강연 우승자는 이규홍 박사가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이규홍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우승을 차지한 이규홍 박사 ⓒ정현섭/ScienceTimes

이규홍 박사는 쉬운 단어 선택과 다채로운 발표 이미지를 선보이면서도 미세먼지에 대한 오해를 되짚어주어 청중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 청중은 “과거 미세먼지 수치가 훨씬 높았던 때에도 마스크를 끼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예전보다 수치가 훨씬 낮은 수준인데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안도했다.

다른 청중은 “마지막 강의였는데도 내용이 쉽고 재미있어 끝까지 집중을 놓지 못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강연자와 청중의 단체사진 ⓒ정현섭/ScienceTimes

강연자와 청중의 단체사진 ⓒ정현섭/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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