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21,2019

갑상선 환자에게 콩은 불량식품?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 안내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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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높아서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60대의 A씨는 채식 위주로 식사를 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이 고혈압에는 과일과 채소가 좋다고 권하는 바람에 이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것. 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한두 마디씩 전해줬던 정보가 과연 그의 건강에 도움이 되었을까?

정답은 ‘틀렸다’이다. 고혈압 환자들은 바나나 같은 과일이나 녹황색 채소 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이 복용하는 약에는 신체의 칼륨 농도를 높이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다량의 칼륨이 함유된 바나나와 녹황색 채소까지 섭취하게 되면 체내의 칼륨 농도가 너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내서의 발간 이유는 약과 식품의 동시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내서의 발간 이유는 약과 식품의 동시 섭취에 따른 부작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국농어촌공사

이 같은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은 환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궁금해 하는 정보다. 알고 싶어도 어디서 찾아야 될지 몰라 그동안 헤매고 있었는데, 최근 식품의약안전평가원이 이들 정보를 알기 쉽게 작성한 복약 안내서를 발간하여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약과 식품의 동시 섭취에 따른 부작용도 증가

식품의약안전평가원이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에 대한 복약 안내서를 발간한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의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부작용에 따른 신고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의약품과 식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함께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상호작용이나 부작용에 대한 정보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은 상황이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서는 수년 전부터 의약품의 용법·용량 및 사용상의 주의사항, 그리고 미국 FDA의 의약품·식품 가이드라인 등을 참고하여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을 환자의 눈높이로 재해석하는 시도에 나섰고, 그 결과 복용 안내서 발간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게 되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약과 식품 간 상호작용 ⓒ 식품의약안전평가원

위식도 역류질환의 약과 식품 간 상호작용 ⓒ 식품의약안전평가원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관계자는 “의약품을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어떠한 위험성이 일어날지를 사전에 반드시 고려해야한다”고 강조하면서 “그 이유는 의약품이 신체에 흡수되어 대사 및 배설과정에 관여하고 있을 때, 추가로 섭취한 식품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으로 인한 영향이 때로는 의약품의 약효를 감소시키거나, 부작용을 발생시켜 생명에 위협을 주는 결과로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경고하며 “따라서 복용하는 약이 체내에서 정상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약을 복용하는 동안 식품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세심하게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번 안내서에는 입으로 섭취하는 음식과 복용하는 약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피부에 바르는 약이나 주사약, 그리고 입안에 뿌리는 약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평가원 측의 설명이다.

함께 복용하면 좋은 약과 식품도 존재

복약 안내서의 주요 내용으로는 △알레르기 △천식 △관절염 △통증 △심혈관계질환 △통풍 △골다공증과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과 특정한 식품을 함께 섭취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상호작용이 언급되어 있다.

일레르기 환자의 경우 식품에 대한 신체 반응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심할수록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재채기와 콧물, 그리고 코막힘과 같은 알레르기성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는 세티리진(cetirizine)이나 펙소페나딘(fexofenadine) 같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자몽주스나 오렌지주스 같은 과일주스가 이들 성분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것. 따라서 안내서에는 과일주스 알레르기 약효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동안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 환자들은 커피처럼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삼갈 것을 권하고 있다. 이들 환자들이 복용하는 알부테롤(albuterol)이나 밤부테롤(bambuterol) 같은 기관지확장제가 카페인과 만났을 시, 흥분과 불안이 높아지고, 심장박동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은 상반된 결과를 보일 때도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은 상반된 결과를 보일 때도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이 외에도 안내서는 통풍 환자의 경우 고기와 등푸른 생선, 그리고 맥주 등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고,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콩을 가급적 삼가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통풍의 경우 요산(尿酸)이 과다 생성되거나 배설되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인데, 고기나 등푸른 생선은 요산을 많이 생기는 대표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맥주에는 체내에서 요산으로 대사되는 퓨린(purine)이 다량 포함되어 있으므로 절대 피해야 하는 식품으로 올라가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들에게는 콩을 먹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콩이 갑상선치료제의 성분인 레보티로신(levothyroxine)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함께 복용하면 좋은 약과 식품도 있다. 두통이나 근육통 환자들이 먹는 진통소염제는 위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밥이나 우유와 함께 먹으면 이들 식품이 위장벽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견해다.

‘약과 식품의 상호작용’에 대해 보다 자세한 사항을 알고 싶다면, 식품의약안전처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법령자료→홍보물자료→일반홍보물’에서 제공하는 전자책(e-book)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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