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9

가짜뉴스 주범은 기계 아닌 ‘사람’

네티즌, 새로운 가짜뉴스일수록 더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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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미국 대선 기간 중 인터넷은 연일 정치적 토론으로 시끌벅적했다. 그때 흥미로운 기사가 떠올랐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워더(Floyd Mayweather)가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히잡을 쓰고 트럼프 선거유세장에 나타났다는 것.

매우 보수적인 신앙을 갖고 있는 트럼프 유세장에 이슬람을 상징하는 히잡을 쓰고 등장했다는 것은 트럼프는 물론 지지자들과의 충돌은 물론 종교적인 이유로 향후 자신의 인생행로를 결정지을 만큼 모험에 가까운 일이었다.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황당한 소식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많은 사람들이 코메디와 같은 이 소식을 진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소식은 스포츠 코메디에 실린 가짜뉴스였다.

많은 누리꾼들이 진짜 뉴스보다 가짜뉴스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둘러 가짜뉴스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가짜뉴스(오렌지 빛) 유포상황을 진짜뉴스와 비교한 영상.  ⓒ(Image) Peter Beshai; (Data) Soroush Vosoughi, Deb Roy, and Sinan Aral

많은 누리꾼들이 진짜 뉴스보다 가짜뉴스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서둘러 가짜뉴스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가짜뉴스(오렌지색) 유포상황을 진짜뉴스(청록색)와 비교한 영상. ⓒ(Image) Peter Beshai; (Data) Soroush Vosoughi, Deb Roy, and Sinan Aral

네티즌, 가짜뉴스에 자연스럽게 접속 

인터넷을 통해 판을 치는 이런 가짜뉴스의 병폐를 놓고 많은 사람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거짓된 얘기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러시아의 봇(bots)에서부터 가짜뉴스 생산자에 대해 강력한 징벌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 등.

9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그러나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원인이 SNS와 같은 외부적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짜뉴스를 접하고 있는 네티즌 스스로에게 있다는 사실이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MIT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소로우쉬 보수기(Soroush Vosoughi)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트위터를 통해 진실과 거짓이 포함된 트윗을 배포했다. 그 결과 가짜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6배나 빠르게 열람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티즌들이 가짜뉴스에 익숙해있으며 자연스럽게 접속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아이오와 대학의 사회과학자 숀 두리우스(Shawn Dorius) 교수는 “그동안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가짜뉴스의 주범으로 봇(bots)을 주목해왔다.”고 말했다.

여기서 봇이란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프로그램을 말한다. 최근 봇은 명령을 수행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전문적인 비서 역할까지 하고 있는데 트위터와 같은 SNS는 물론 다양한 앱에 설치돼 새로운 인터넷 문화를 창출해왔다.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두리우스 교수는 “그러나 MIT 연구 결과 진짜와 가짜 뉴스를 거의 그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회학자들의 오해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MIT 연구진이 가짜뉴스에 주목한 것은 2013년 보스톤 마라톤에서의 테러사건 때문이다. 연구팀을 이끈 소로우쉬 보수기 교수는 폭탄을 터뜨린 테러 사건 후 SNS를 검색한 결과 대다수 내용이 그릇된 것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가짜뉴스일수록 확산 속도 더 빨라져

심지어 행방불명된 브라운대학생이 폭탄을 터뜨리고 도주한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었다. 보수기 교수는 “황당한 내용의 가짜뉴스들이 삶을 크게 해치고 있어, 이런 가짜뉴스들의 발생 원인과 유포 과정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2006년 이후 12년에 걸쳐 트위터에 올라온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PolitiFact’, ‘Snopes’, ‘FactCheck.org’ 등 6개의 팩트 체크 시스템을 통해 사실이 확인된 뉴스와 관련된 내용들만 골라냈다.

이렇게 골라낸 데이터는 12만6000건에 달했다. 300만 명의 사람들을 통해 450만 번 데이터 공유된 내용들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데이터들을 분석해 진짜와 가짜로 분류한 후 지난 12년 간 트위터 상에서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 비교 분석해 나갔다.

그 결과 진실한 내용이 담긴 데이터가 다른 상대방으로 반응을 얻은 경우는 1000여 간에 불과했다. 반면 권투선수 메이워더가 히잡을 착용하고 트럼프 유세장에 나타났다는 식의 가짜뉴스는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었다.

가짜뉴스를 열람한 경우가 1만 명이 훨씬 넘었으며, 데이터가 확산되는 속도 역시 매우 빨랐다. 가짜뉴스를 수용하는 계층 역시 매우 광범위한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큰 흥미를 끌고 있었던 데이터는 정치와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그동안 학자들은 가짜뉴스의 주범으로 새로운 대화형 프로그램 봇(bots)을 지목해왔다. 그러나 첨단 분석방식이 도입된 이번 연구 결과로 인해 가짜뉴스가 그처럼 빨리 유포되고 있는 원인으로 사람에게 그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위터에서 가짜뉴스를 부지런하게 열람하고, 그 내용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 사람이라는 결론이다. 가짜뉴스 유포자들이 많은 친구들을 확보하고 있으면 가짜뉴스 확산 속도도 더 빨라질 것이다.

연구팀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사람들이 트위터 안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소식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런 심리적 상황에서 가짜뉴스에 이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가짜뉴스에 대한 반응은 매우 다양했다. 크게 놀라움을 표명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짜뉴스를 통해 강한 멸시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그러나 이런 강한 반응들이 또 다른 반응을 불러 일으키며 가짜뉴스 확산을 촉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터넷을 오염시키는 가짜뉴스 유포 원인을 일부 밝혀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논문은 9일자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he spread of true and false news onlin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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