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ember 13,2018

日 노벨상, 거저 얻어지는 것 아니다

STS포럼의 성공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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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분야의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일본 STS포럼이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교토의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STS포럼에는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1500여명의 과학기술자, 기업CEO, 대학총장, 연구소장, 고위관료, 정치인, 언론인 등이 참가했다.

이번 포럼에는 아베 일본 총리를 비롯한 내각의 교육상 복지후생상 등 여러 장관들이 직접 참석했고, 맥심 오레쉬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과 이란 태국의 과학기술부 장관도 포럼 참가를 위해 일본을 찾았다.

일본 STS포럼이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교토의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 김학진 / ScienceTimes

일본 STS포럼이 10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교토의 국제컨퍼런스센터에서 열렸다. ⓒ 김학진 / ScienceTimes

노벨상 수상자들도 7명이나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야마나카 신야(일본, 2012년 생리의학상) 리위안저(대만, 李遠哲, 1986년 화학상) 앤드루 파이어(미국, 2006년 생리의학상) 팀 헌트(영국, 2001년 생리의학상) 등이다.

찰스 홀리데이 로열더치셀 회장, 구아핑 중국 화웨이 부회장, 우치야마다 다케시 도요타 회장, 나카니시 히로아키 히타치 이사장, 엔도 노부히로 NEC 회장 등 기업인, 마르시아 맥넛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장, 러시 홀트 미국과학협회(AAAS) CEO, 조르즈 해커 독일 과학아카데미 회장 등도 발표자로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을 비롯해 이무근 한림원 이사장, 김두철 기초과학연구원장, 이건우 서울대 교수, 심재우 단국대 교수, 박형주 아주대 교수 등 10여명이 참가했다.

포럼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세부 분과 그룹 토의가 진행됐다.

△미래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 △지속가능한 발전 △과학기술의 빛과 그림자 △사회를 위한 과학기술교육의 역할 △ICT에 의한 사회변화 △비즈니스, 재정과 과학기술 △전세계적인 헬스케어 실현 △연구혁신 7개를 전체 주제로 다루고 △에너지 △생명과학 △환경 △ICT △기술혁신 △과학기술협력 △과학기술과 사회 △사회 인프라 등이다.

노벨상 수상자 등 저명인사들 발표 및 토론 참여

노벨상 수상자 등 저명한 과학기술자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기업의 CEO, 과학자 단체의 리더, 각 국의 장관들과 대학 총장, 연구소장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2박 3일간 자리를 뜨지 않고 발표를 하거나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STS포럼의 높은 수준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발표와 토의는 통역없이 영어로만 진행되며 PPT 같은 발표자료를 화면에 띄우지 않고 메모 수준의 자료만 가지고 토론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STS포럼의 특징이다.

비싼 등록비(1인당 7만엔)와 항공료 숙박비 등 경비를 스스로 부담하면서도 세계 각국에서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뭘까. STS포럼의 성공비결을 몇가지로 분석해보았다.

STS포럼에 수백명 참가자들이 몰리는 이유

① 아베 총리의 참가

일본 정부의 최고 책임자인 아베 총리는 매년 STS포럼에 참석한다. 참석할 뿐 아니라 오프닝세션에 참가해 10분 가량 영어로 발표를 하고 1시간 동안 패널로 참여한다.

올해 포럼에서 아베 총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변화를 초래한다”며 “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의 경우 지능화된 기계들이 노인 위주의 농촌 일손을 덜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정부가 최대한 규제를 풀어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천명했다.

일본 아베 총리는 매년 STS포럼에 참석해 10분 가량 영어로 발표를 하고 1시간 동안 패널로 참여한다. ⓒ ScienceTimes

일본 아베 총리는 매년 STS포럼에 참석해 10분 가량 영어로 발표를 하고 1시간 동안 패널로 참여한다. ⓒ 김학진 / ScienceTimes

아베 총리는 특히 2020년 도쿄올림픽을 겨낭한 듯 “3년 이내에 ‘스토롱 저팬(strong Japan)’을 만들어 세계에 기여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총리까지 나서서 이렇게 활동하니 장관들이 세부 세션에 발표자로 참여해 2시간 동안 일반 참가자와 토론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관심과 참여는 외국의 참가자들로 하여금 고급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포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② STS포럼 설립자, 오미 코지의 헌신

STS포럼의 설립자인 오미 코지는 1932년생(86세)이다. 혼자서 잘 걷지를 못해서 주위의 부축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개막식을 포함, 2박3일간의 모든 행사(특히 만찬장)에 나와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한다.

그는 1년 내내 STS포럼을 생각하고 준비한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국 12개 도시를 돌면서 각국의 지도자와 과학기술계 리더들을 만나 STS포럼에 대해 논의하고 행사참가를 독려했다.

오미 코지는 경제학을 전공한 관료 출신으로 1983년부터 중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재무상을 맡은 것을 비롯해 과학기술 담당 장관, 경제기획청 장관 등을 두루 역임했다.

2009년 정계를 은퇴한 후에는 일생 동안 그가 닦아놓은 정계 관계 경제계 과학기술계 인맥을 활용해 오로지 STS포럼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우는 일에만 전력을 쏟고 있다.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를 풍요롭게도 만들었지만 윤리적이고 환경적인 문제와 안전의 문제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게 했다”면서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자나 연구자들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자, 기업과 언론의 리더들이 같이 참여해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많은 인사들이 포럼 세부 세션에 발표자로 참여해 일반 참가자와 토론을 하는 모습. ⓒ 김학진 / ScienceTimes

많은 인사들이 포럼 세부 세션에 발표자로 참여해 일반 참가자와 토론을 하는 모습. ⓒ 김학진 / ScienceTimes

③ 네트워킹 쌓을 기회, 토론에 몰입할 환경

STS포럼에는 세계 80여개 나라에서 1천명이 넘는 과학자 뿐만 아니라 경제인 관료 정치인 언론인 등 비중있는 인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한다.

일본인은 절반 이하이다. 포럼 주최 측에서 매년 5월경부터 참가신청을 받아 엄선된 사람들에게만 초청장을 보낸다.

노벨상 과학자 등 과학기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의 발표를 들을 수 있고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이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2박3일간 숙박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쌓게 된다.

참가자 그룹별로 미팅을 따고 갖는 것도 네트워킹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된다.

대학총장, 기업 CEO, 정책관계자, 연구소장, 기술책임자(CTO) 등이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특히 포럼 하루 전부터 각 국의 차세대 리더들을 초청해 별도의 모임을 갖고 노벨상 수상자들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토론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STS포럼의 특징이다.

누구나 한번쯤 가고싶어 하는 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에서, 특히 자연환경이 멋지고 한적한 국제컨퍼런스센터를 전부 빌려서 삼엄한 경비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환경에서 포럼이 열리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일본에서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는 이유를 이번 STS포럼에 참가하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2박3일간 숙박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쌓게 된다. ⓒ 김학진 / ScienceTimes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2박3일간 숙박과 식사를 같이 하면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친분을 쌓게 된다. ⓒ 김학진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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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작권자 2018.10.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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