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1,2019

中, ‘얼굴’만 있으면 어디서든 결제

무감각 지불 시대 도래… 인권침해 논란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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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쓰이는 신조어 중 ‘무감각 지불 방식(无感支付)’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안면 인식기를 통해 간단히 결제를 진행하는 새로운 지불 형태를 가리키는 용어다.

이 무감각 지불 방식이 점차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각 상점의 계산대, 기차역 검표소, 은행 ATM기기, 지하 주차장 요금 지불소,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 곳곳에 안면 인식기가 속속 설치되고 있는 것.

최근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의 기차역에서는 승객의 얼굴을 인식, 빠르게 검표하는 무인 안면인식 카메라가 등장했다. 안면인식 카메라는 얼굴을 스캔하여 14억 인구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 뒤, 승객의 웨이신 즈푸(微信支付), 알리페이(Alipay) 등에 자동으로 요금을 부과한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무감지불방식 안내문.  ⓒ 임지연 / ScienceTimes

중국 광둥성 선전시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무감지불방식 안내문. ⓒ 임지연 / ScienceTimes

이 같은 방식의 장점은 무엇보다 검표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안면인식 카메라에 얼굴을 비춘 후 신분을 확인하는 시간은 3초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에 설치된 안면인식 카메라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승객의 정면 얼굴이 인식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90%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하고 있다. 사람의 눈과 광대뼈 사이의 거리 등 얼굴 주요 특징을 수치화 해 정확도를 높였다.

주요 고속도로의 톨게이트, 베이징수도국제공항, 상하이푸동국제공항 등에도 얼마 전 안면인식 기능을 활용한 검표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는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을 대비하기 위해 설치됐던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중국 국내외를 오가는 인구는 약 23억 명에 달한다. 때문에 각 교통기관에서 서둘러 무감각 지불 방식을 도입, 성공적으로 활용했다는 평가다.

이렇게 중국 전역에 무감각 지불 방식이 유행하면서 관련 기술력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안면인식 기술 정확도가 미국 기업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안면인식 후 자동 지불 방식을 활용하기 위해 이용자는 자신의 휴대폰에 자동 결제 ‘무감각 지불 방식(无感支付)’ 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웨이신 즈푸’와 ‘알리페이’ 중 하나를 이용자가 선택, 연동할 수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안면인식 후 자동 지불 방식을 활용하기 위해 이용자는 자신의 휴대폰에 자동 결제 ‘무감각 지불 방식(无感支付)’ 시스템을 연동해야 한다. ‘웨이신 즈푸’와 ‘알리페이’ 중 하나를 이용자가 선택, 연동할 수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중국 현지에서는 이러한 안면인식 기술의 발전이 향후 핀테크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 농업은행, 초상은행, 건설은행 등 중국 금융권에서는 이미 안면인식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상은행은 9월 기준 중국 전역 106개 도시 소재 800대 ATM 기기에 안면인식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으며, 농업은행 역시 베이징과 상하이 소재 508대 ATM 기기에 도입한 상태다.

물론 새로운 유행에 대한 우려도 있다. 안면인식 기술 활용이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 중국건설은행(China Construction Bank), 차량 호출 서비스 기업 ‘디디 추싱’ 세 곳의 움직임이다. 이들이 안면인식 기술로 확보한 고객의 정보는 물론, 직원의 정보까지 무단으로 활용해오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 지역에 설치되고 있는 안면인식 카메라가 ‘범죄자 색출 및 공공질서 위반자 감독’를 이유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와 상하이를 잇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된 ‘무감각 지불’ 방식 안내문. ⓒ 임지연 / ScienceTimes

중국 광둥성 선전시와 상하이를 잇는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설치된 ‘무감각 지불’ 방식 안내문. ⓒ 임지연 / ScienceTimes

이러한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은 중국 정부의 특정기업 ‘봐주기’ 논란이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에 대한 대처다. 알리바바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Alipay) 및 온라인 투자펀드 위에바오 등을 개발하기 위해 회원 개인 정보 등을 무단으로 수집, 활용했으나 중국 정부에서 이를 묵인했다는 비판이 있다.

지난 2015년 온라인 게임기업 텐센트가 시도한 QR코드 결제 실험도 당시 규제에 어긋났다. 그러나 이 역시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모른 척 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 활용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안면인식 기술은 중국 정부에서 야심차게 추진 중인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 규획’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안면인식 등 AI 관련 핵심 산업의 규모를 1조 위안(약 170조원) 규모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결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중국의 새로운 유행은 큰 어려움 없이 대륙 전체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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