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이후 1967년까지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떠난 유학생은 약 8000명이었다. 그중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유학생은 약 12%에 불과했다. 연구 환경은 물론 처우 등이 외국에 비해 너무 열악했던 탓이다.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원(KIST)이 안착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가난한 조국이 그대들을 기다린다’며 귀국을 호소한 초대 KIST 원장이었던 고 최형섭 박사의 노력 덕분이었다. 귀국한 과학 인재들에겐 당연히 경제적 보상도 주어졌다.
당시 KIST 연구원들은 서울대 교수의 3배에 달하는 봉급이 주어졌다. 심지어 대통령 월급보다도 많았다. 때문에 KIST 근무복을 입고 주변 식당에 가면 초면임에도 무조건 외상을 주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그밖에도 귀국한 연구원들에게는 거주할 집과 가족 항공료, 의료보험을 비롯해 파격적인 연구휴가 등의 혜택이 주어졌다.
참고로 당시 한국 대통령 월급은 약 7만원이었는데, 이는 미국 유명회사에서 주는 월급의 3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과학 인재들이 조국의 부름에 응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KIST 이후 세워진 정부출연연구소의 연구원들을 포함하면 1990년까지 1000여 명이 영구 귀국했다. 우리나라의 과학 인재 귀환은 국제적인 성공 사례로 회자됐다.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깨달은 중국도 1990년대부터 파격적인 조건으로 해외 유학생을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중국과학원에서 매년 해외 우수 인재 100명을 유치하려는 계획 하에 시행한 ‘백인계획’이 대표적이다. 백인계획으로 귀국하는 과학 인재에게는 당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의 500배가 넘는 200만 위안의 정착금이 지급됐다.
2008년부터 1000명의 인재 유치를 목표로 시행된 ‘천인계획’에서는 1인당 100만 위안의 정착금과 함께 주택, 의료 등의 파격적 혜택이 주어졌다. 이 프로젝트는 2012년부터 ‘만인계획’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최근 들어 자발적인 바다거북들 증가
2014년까지만 해도 천인계획에 의해 중국으로 돌아오는 해외 인재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낙후한 연구 환경과 후진적인 사회 분위기 탓에 우수 인재들이 중국으로 귀환하기를 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 2월 발표된 14차 천인계획 프로그램에 3556명이 지원해 609명이 최종 선발된 것. 1차부터 10차까지의 전체 선발자가 62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반전인 셈이다.
이처럼 해외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인재를 중국에서는 ‘하이구이(海龜 ; 바다거북)’라고 부른다. 바다거북은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회귀 본능이 있는데다 바다를 건너온다는 뜻의 ‘海歸’와 발음이 같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를 창업한 리옌훙 회장, 샤오미의 공동창업자 린빈 사장, 화웨이의 최고기술책임자(CTO) 리싼치 등이 대표적인 바다거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일하던 과학 인재들이 정부의 권유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중국에 귀환하는 사례가 증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2013년 중국으로 돌아온 유학생 수는 35만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43만명으로 증가했다.
그들이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면서 귀환하는 까닭은 중국 기업들의 놀라운 성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을 촉발시킨 대표적인 사건이 2014년 9월에 행해진 알리바바의 기업공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업공개를 한 뒤 알리바바의 주가는 3배가 되었으며 시가총액은 487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세계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였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IT기업인 텐센트가 아시아 기업 중 최초로 ‘5000억 달러 클럽’에 가입하며 페이스북을 제치고 세계 5위 기업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뉴스기사 분야에서 새롭게 등장한 토우티아오(Toutiao)는 올해 유니콘 클럽에 처음 입성한 스타트업으로서 기업가치가 110억 달러에 이른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스타트업 5개 중 3개가 미국 캘리포니아가 아닌 베이징에 있다.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창업 인프라
벤처캐피탈이 넘쳐나고 실리콘밸리 못지않은 창업 인프라도 유학파들을 중국으로 불러들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사모펀드 시장조사업체 프리퀸의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중국의 벤처캐피탈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35% 증가한 76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북미 지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규모다.
중국으로 돌아온 바다거북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인공지능이나 머신러닝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사항이다.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 ‘링크드인(LinkedIn)’이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 85만명 중 7.9%가 중국인이다. 중국 본토에 있는 전문가보다 미국에 있는 중국인 전문가들이 더 많은 셈이다.
현재 중국은 IT 선진국답지 않게 엄격한 인터넷 검열을 유지하는 것으로도 악명이 높다. 하지만 중국의 스타트업은 이마저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승화시키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분야의 강자인 센스타임(Sense Time, 商湯科技)이 중국 공안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고 광범위한 인터넷 보안 감시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은 인터넷에서 검색이 차단되는 단어가 더욱 늘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과 연관된 단어의 검색이 모두 차단된 것이다. 세간의 염려대로 중국에서 새로운 독재자가 등장한다면, 그 이후에도 모국으로 회귀하는 바다거북들의 행렬이 이어질 수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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