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mber 15,2019

플랑크톤이 소멸하고 있다

먹이사슬 붕괴로 해양 생태계 타격

FacebookTwitter

과학자들은 그동안 해수 온도 상승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백화현상으로 사라져가는 산호초 군락의 실태, 해양 생물의 서식지 이동 상황 등 해양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최근 들어서는 플랑크톤 연구가 한창이다. 수 세기에 걸쳐 바닷속에서 생성된 화석이나 표본 등을 분석해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플랑크톤이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파악해 바다 생태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파헤쳐 왔다.

해양생물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플랑크톤이 해수온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플랑크톤이 소멸할 경우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ikipedia

해양생물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플랑크톤이 해수온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플랑크톤이 소멸할 경우 해양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Wikipedia

플랑크톤 소멸 원인은 해수 온도 상승 

그리고 최근 플랑크톤과 관련,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연구를 수행한 곳은 독일 브레멘 대학이다. 지난 170년 동안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돼 있는 ‘부유성 유공충’ 생태계가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22일(현지 시간) ‘네이처’ 지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Global change drives modern plankton communities away from the pre-industrial state’이다.

연구 대상인 ‘부유성 유공충(planktonic foraminifera)’은 고생대 초기에 출현해 지난 5억 8000만 년 동안 얕은 바다나 호수에 떠서 살던 종(種)이다. 현재 바다 생태계에서 30여 종이 보고되어 있다.

해류를 따라 이동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해 있는 데다 죽은 후에는 탄산칼슘으로 이루어진 방해석으로 보존돼 오랜 기간 바다 밑 퇴적층에 보존되고 있기 때문에 플랑크톤을 연구하는 데 있어 기준이 되는 표준화석으로 이용되고 있다.

연구를 수행한 독일 브레멘 대학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170년 전부터 이 플랑크톤 생태계에 큰 변화가 있어왔다고 밝혔다.

해수 온도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먹이사슬의 기초가 되는 이 플랑크톤이 바다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던 만큼 전체 해양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레멘 대학 해양 고생물학자 루카스 용커스(Lukas Jonker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부유성 유공층’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170년 전을 기준으로 삼았다.

기준이 된 19세기 중반은 뉴턴 이래의 자연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가속화됐던 시기로 유럽을 중심으로 산업화 시대가 시작되고, 이 변화가 일부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세계 전역으로 퍼져나가던 시기다.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이때부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지상은 물론 해양 생물에 뚜렷한 변화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플랑크톤 멸종 시 바다 생태계 붕괴” 

연구팀은 19세기 중반 이후 ‘부유성 유공충’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그동안 바다 퇴적층에서 발굴한 3700여 개의 화석을 분석했다.

그리고 퇴적물이 쌓여있는 해저를 직접 탐사하면서 비교 분석을 통해 이 플랑크톤 화석이 산업혁명이 이어진 지난 170년 동안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빨리 축적되고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연구를 이끈 브레멘 대학의 해양 고생물학자인 루카스 용커스(Lukas Jonkers) 교수는 ‘부유성 유공층’ 잔해를 축적하고 있는 침전물 중심부를 덮고 있는 상층을 ‘진흙 실린더(cylinders of mud)’에 비유했다.

끈적끈적한 진흙을 빨아들이고 있는 원통들과 유사하다는 것인데 그 정도로 지난 170년 동안 많은 양의 ‘부유성 유공층’ 잔해가 축적됐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용커스 교수는 23일 ‘스미스소니언’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진 지난 170년 동안 많은 양의 ‘부유성 유공층’이 사라졌으며, 그 사체들이 가라앉아 지금의 해저 층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축적된 플랑크톤 잔해를 시기별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리고 1978년부터 2013년까지 35년간 ‘부유성 유공층’의 잔해가 크게 늘어났는데 10여 종의 플랑크톤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플랑크톤 생태계의 이런 소멸 현상이 해수 온도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았다. 지난 35년간 급속한 해수 온도 상승이 플랑크톤 생태계에 심각한 멸종 현상을 가져왔다는 것.

용커스 교수는 “데이터의 비교 분석 결과 해수 온도 상승과 플랑크톤 잔해의 축적 규모 간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수온 상승이 바다 생태계의 기초가 되는 플랑크톤 생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다른 과학자들이 해수 온도 상승과 해저 퇴적물 축적 간의 상관관계를 지목해온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지난 2013년 미국 럿거스 대학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해안의 해수온도와 퇴적층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를 이끈 로젠탈(Yair Rosenthal) 교수는 “지난 1950년 이후 해수 온도 상승 속도가 지난 1만년과 비교해 15배 빨라진데 따라 퇴적층 상승률이 61cm로 지난 세기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해저 퇴적층 상승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브레멘 대학의 연구 결과는 해저 퇴적층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는 원인이 ‘부유성 유공층’을 비롯한 플랑크톤 소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플랑크톤의 소멸은 바다 생태계에 있어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바다 생물 생태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바다와 함께 살고 있는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상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의견달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