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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의학
권예슬 리포터
2025-05-27

나쁜 습관의 영향은 만 36세부터 나타난다 핀란드 연구진, “흡연, 과음, 운동 부족의 영향은 30대 중반 이후 뚜렷하게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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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젊음은 없다. 나쁜 습관에도 끄떡없는 시기는 30대 중반이면 끝이 난다. 하루빨리 습관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다. ⒸGetty Images

▲ 영원한 젊음은 없다. 나쁜 습관에도 끄떡없는 시기는 30대 중반이면 끝이 난다. 하루빨리 습관을 바로잡아야 하는 이유다. ⒸGetty Images

며칠 밤을 새워도 끄떡없는 시기가 지나면 하루를 밤새우면 이틀은 죽는 나이가 온다. 흡연을 해도, 술을 잔뜩 마셔도, 운동을 안 해도 건강한 삶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난다. 핀란드 연구진은 흡연, 과음, 운동 부족 등 나쁜 습관이 30대 중반 이후부터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4월 24일 국제학술지 ‘의학 연보(Annals of Medicine)’에 발표했다. 

 

1959년생의 정신·신체 건강 추적조사

흡연과 음주, 신체 활동은 여러 질병, 기능 장애 및 조기 사망의 위험 요소다. 단 하나의 나쁜 습관은 조기 사망과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지만 다른 나쁜 습관과 병행하면 안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또한 나쁜 습관의 영향은 축적된다. 가령, 20대부터 흡연한 사람이 60대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보다 건강 위험이 더 높다.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기존 연구는 많다. 다만 이전 연구들은 중년기 이후의 건강을 조사하기 위해 20년 정도 추적 관찰한 연구가 대부분이었다. 핀란드 위배스퀼래대 연구진은 조금 더 젊은 청년 때부터 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 관점에서 조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쁜 습관이 주로 30세 이전에 시작되는 만큼 성인 초기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 1959년생 참가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장기 추적 조사한 연구의 흐름도 ⒸAnnals of Medicine

▲ 1959년생 참가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장기 추적 조사한 연구의 흐름도 ⒸAnnals of Medicine

연구진은 핀란드 위배스퀼래 지역에서 1959년 태어난 32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강 장기 추적 연구 조사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만 27세, 36세, 42세, 50세, 61세에 설문조사와 건강검진을 통해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를 평가받았다. 위배스퀼래대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분석해 참가자 개개인의 습관이 정신 및 신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나이별로 평가했다.

정신 건강은 우울감과 심리 상태에 관한 설문을 통해 평가했다. 신체 건강은 혈압, 허리둘레, 혈당, 콜레스테롤 및 기타 혈중 지방 수치를 종합해 대사 위험 점수를 산출했다. 참가자들이 각 시기에 진행한 설문에는 지난 1년간의 건강에 대해 스스로 평가한 자가 건강 상태 평가도 포함됐다.

흡연 습관의 경우 흡연과 비흡연(금연 포함)으로 구분했다. 과음은 여성의 경우 연간 7,000g 이상, 남성은 연간 10,000g 이상의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를 과음으로 정했다. 그리고 주 1회 미만 운동을 수행한 경우를 운동 부족으로 정의했다.

 

우리 몸은 30대 중반에 ‘꺾인다’

▲ 각 연령 모두에서 나쁜 습관을 많이 할수록 자가 평가 건강 상태가 나빴다(A). 또한, 흡연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흡연 위험이 누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Annals of Medicine

▲ 각 연령 모두에서 나쁜 습관을 많이 할수록 자가 평가 건강 상태가 나빴다(A). 또한, 흡연의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흡연 위험이 누적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Annals of Medicine

분석 결과, 흡연·과음·운동 부족 등 세 가지 나쁜 습관을 모두 가진 사람은 나쁜 습관이 전혀 없는 사람에 비해 정신적·신체적 건강이 나빴다. 나쁜 습관이 없는 사람에 우울 증상은 0.1점, 대사 위험 점수는 0.53점 높았다. 심리적 웰빙은 0.1점, 자가 평가 건강 상태는 0.45점 낮았다. 

나쁜 습관을 장기간 지속한 경우, 이 차이가 더 커졌다. 우울 증상은 0.38점, 대사 위험은 1.49점, 심리적 웰빙은 0.14점, 자가 건강 평가는 0.45점 차이가 났다. 특히 운동 부족은 신체 건강 악화와 흡연은 정신 건강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며 과도한 음주는 정신과 신체 건강을 모두 악화시켰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영향이 참가자들이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부터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의 제1저자인 티아 케칼라이넨 박사는 “심장 질환과 암 등 비감염성 질환은 전 세계 사망 원인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한다”며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이러한 질병 발병 위험을 낮추고 조기 사망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습관을 바로 잡기 늦은 때란 없다. 중년에 변화시킨 습관도 노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Getty Images

▲ 습관을 바로 잡기 늦은 때란 없다. 중년에 변화시킨 습관도 노년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Getty Images

이어 “흡연, 과음, 신체 활동 부족 등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가능한 빠른 시기에 바로잡는 것이 장기적인 정신·신체 건강 저하를 막는 데 중요하다”며 “중년에 습관을 바꾸는 것도 노년기의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습관을 바로 잡는 데 늦은 시기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나쁜 습관이 건강 악화를 유발했는지 혹은 건강 악화로 인해 나쁜 습관이 생겼는지를 단정하기 어렵다. 다만 연구진은 이 관계가 상호작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가령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술을 많이 마시고, 이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갈등이 생기면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식이다.

또 이번 연구는 1950년대 후반에 태어난 핀란드 및 서구 국가의 사람들에게는 적용할 수 있지만 문화와 사회가 달라졌기 때문에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완전히 동일하게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5-05-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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